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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는 화의 근본이고, 욕망은 의지를 흩뜨리는 매개다 [名爲禍本 欲爲志媒] <채근담>


종과 북은 몸이 비어

소리를 듣기 위해 두들김을 부르고

미록은 본성을 잃어 사육을 당하며 구속된다.

이에 명성은 화를 불러들이는 근본이고

욕망은 의지를 흩트리는 매개임을 알 수 있다.

공부하는 사람은 이를 쓸어 없애는데 힘써야만 한다.


鐘鼓體虛,  爲聲聞而招擊撞. 麋鹿性逸,  因豢養而受羈縻.
종고체허,  위성문이초격당. 미록성일,  인환양이수기미.
可見名爲招禍之本,  欲乃散志之媒.  學者不可不力爲掃除也.
가견명위초화지본,  욕내산지지매.  학자불가불역위소제야.

<菜根譚채근담/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修身수신>


  • 종고[鐘鼓]  종과 북. 쇠북과 북. 음악. 종고(鍾鼓). 종고(鐘皷). 鐘과 鍾은 통용하고, 皷와 鼓도 통용한다. 부부 사이가 화목한 것. 부귀한 것. 고대에 때를 알려주던 것. 번화함과 즐거움을 상징한다. 사찰(寺刹)에서 사용하는 법기(法器). 사찰(寺刹)에서 예불(禮佛)을 올릴 때 쓰는 법구(法具). 즉 요령이나 범종, 목탁 등을 가리킨다. 옛날에는 종을 울리고 북을 쳐서 군대를 지휘했기 때문에 군대를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 참고로, 시경(詩經) 주남(周南) 관저(關雎)에 “들쭉날쭉한 마름 나물을 좌우로 취하여 가리도다. 요조한 숙녀를 거문고와 비파로 친애하도다. 들쭉날쭉한 마름 나물을 좌우로 삶아 올리도다. 요조한 숙녀를 종과 북으로 즐겁게 하도다.[參差荇菜, 左右采之. 窈窕淑女, 琴瑟友之. 參差荇菜, 左右芼之. 窈窕淑女, 鍾鼓樂之.]”라고 하였고, 당(唐)나라 한유(韓愈)의 시 봉화복야배상공감은언지(奉和僕射裴相公感恩言志)에 “동산 숲 속에서 쾌하게 노니는 일을 끝까지 추구하고, 종 치고 북을 치며 청명한 시대를 한껏 즐겼다.[林園窮勝事 鍾鼓樂淸時]”라고 하였고, 두보(杜甫)의 시 원중만청회서곽모사(院中晚晴懷西郭茅舍)에 “누대가 다시 저녁 풍경을 머금고 있으니, 종과 북으로 날씨 개임을 알릴 필요 없구나.[復有樓臺銜暮景, 不勞鐘鼓報新晴.]”라고 하였고, 시경(詩經) 소아(小雅) 동궁에 “시위 느슨한 붉은 활을 고이 받아 간직했더니, 나에게 훌륭한 손이 있어 중심으로 좋아하는지라, 종과 북을 벌여 놓고 하루아침에 내려 주노라.[彤弓弨兮 受言櫜之 我有嘉賓 中心好之 鐘鼓旣設 一朝醻之]”라고 하였고, 이백(李白)의 시 장진주(將進酒)에 “종이나 북이나 맛있는 음식이나 옥 같은 것도 귀한 것은 아니니, 이대로 오래 취해 깨어나지 말았으면.[鐘鼓饌玉何足貴, 但願長醉不願醒.]”라고 하였고, 주자어류(朱子語類) 권104 자론위학공부(自論爲學工夫)에, 주자(朱子)가 주부(主簿)로 부임했던 동안현(同安縣)에서 “밤에 종소리를 들었는데 하나의 종소리가 끊어지기도 전에 이 마음이 벌써 다른 곳으로 치달리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 일을 계기로 자신을 경책하고 반성하여 학문은 모름지기 전심치지(專心致志)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嘗記少年時在同安, 夜聞鍾鼓聲, 聽其一聲未絶, 而此心已自走作. 因此警懼, 乃知爲學須是專心致志.]”고 한 고사에서 보인다.
  • 성문[聲聞]  평판이 높아서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이름. 세상에 널리 퍼져 평판(評判) 높은 이름.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 전하여 들리는 말. 여러 사람의 입을 거쳐 들리는 세상에 떠도는 소식. 성(聲)은 명성이나 칭찬, 문(聞)은 잘한다는 소문. 소문(所聞). 명성(名聲). 성망(聲望). 평판. 소식. 참고로, 맹자(孟子) 이루 하(離婁下)에 “명성이 실정보다 지나침을 군자는 부끄러워한다.[聲聞過情, 君子恥之.]”라고 한 데서 보이고, 시경(詩經) 소아(小雅) 학명(鶴鳴)에 “학이 깊은 구덩이에서 맑은 울음 쏟아내니, 그 소리가 하늘에까지 사무치도다.[鶴鳴于九皐, 聲聞于天.]”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격당[擊撞]  고타(叩打). 때리다. 두드리다. 치다. 참고로, 당(唐)나라 한유(韓愈)의 시 병중증장십팔(病中贈張十八)에 “문장을 가지고 혼자서 즐기나니, 날마다 울리는 금석의 악기 소리.[文章自娛戱, 金石日擊撞.]”라고 한 데서 보이고, 서경(書經) 군석(君奭)에 “아, 그대여 크게 이것을 살펴볼지어다. 우리가 천명을 받은 것은 끝없이 아름다운 것이지만 또한 큰 어려움이기도 하다. 그대에게 마음을 너그럽게 할 것을 고하니 우리는 뒷사람들이 미혹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嗚呼 君肆其監于玆 我受命 無疆惟休 亦大惟艱 告君乃猷裕 我不以後人迷]”라고 하였는데, 집전(集傳)에 “대신의 지위는 온갖 책망이 모이니 진감(震撼)하고 격당(擊撞)함을 진정시켜야 하고 맵고 달고 건조하고 습함은 조화하여야 한다.[大臣之位 百責所萃 震撼擊撞 欲其鎭定 辛甘燥濕 欲其調齊]”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미록[麋鹿]  고라니와 사슴. 사불상(四不像). 수축(獸畜)의 하나. 사슴의 암컷. 비천(卑賤)한 것 또는 촌스러운 행동의 비유. 천한 사람이라는 자기의 겸칭. 자신을 야인(野人)으로 자처하는 겸사. 참고로, 사기(史記) 권118 회남형산열전(淮南衡山列傳)에, 춘추 시대 오왕(吳王) 부차(夫差)가 미인 서시(西施)를 위해 고소대(姑蘇臺)를 세우고는 날마다 이곳에서 노닐며 정사를 돌보지 않았다. 이에 오자서(伍子胥)가 간절히 간했는데도 듣지 않자, 오자서가 “이제 곧 고소대에 사슴이 노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今見麋鹿遊姑蘇之臺.]”라고 경고했는데,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월(越)나라에 망했다고 한 데서 보이고, 소식(蘇軾)의 시 어잠영조동년야옹정(於潛令刁同年野翁亭)에 “산옹은 산을 나가지 않고 계옹은 늘 계곡에만 있으니, 야옹이 시내와 산 사이를 왕래하면서 위로는 미록을 벗하고 아래로는 갈매기를 벗하는 것만 못하네.[山翁不出山, 溪翁長在溪, 不如野翁來往溪山間, 上友麋鹿下鳧鷖.]”라고 하였고, 두보(杜甫)의 시 제장씨은거(題張氏隱居)에 “탐하지 않으니 밤엔 금은 기운 알아보고, 해치지 않으니 아침엔 미록의 노닒을 본다.[不貪夜識金銀氣, 遠害朝看麋鹿遊.]”고 한 데서 보이고, 소식(蘇軾)의 전적벽부(前赤壁賦)에 “강가에서 고기 잡고 나무하며 물고기 새우와 짝하고 고라니 사슴과 벗한다.[漁樵於江渚之上, 侶魚鰕而友麋鹿.]”라고 하였고, 소식의 차운공문중추관견증(次韻孔文仲推官見贈)에 “나는 본디 사슴의 성질을 지녔고, 진정 수레 끄는 말의 자질은 아니라네.[我本麋鹿性, 諒非伏轅姿.]”라고 하였고, 맹교(孟郊)의 시 은사(隱士)에 “호랑이와 표범은 길로 나서기를 싫어하고, 사슴들은 제 몸을 숨길 줄 안다.[虎豹忌當道, 麋鹿知藏身.]”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사불상[四不像]  사슴과에 속하는 동물로 머리는 말, 발굽은 소, 몸은 당나귀, 뿔은 사슴과 비슷하지만 이들 네 가지가 모두 같지 않다고 하여 생긴 호칭이다. 어깨높이는 1미터 가량으로 사슴 중에서는 편이다.
  • 환양[豢養]  가축 기르듯 기름. 길러 양육함. 사육하다. 기르다. 보호하다. 비호하다. 감싸 주다. 치다. 가축을 기른다는 뜻으로 양육하고 부양해 준다는 말이다. 매수(買收)하여 이용함을 비유하는 말로도 쓰인다. 육양(育養).
  • 기미[羈縻]  굴레를 씌우고 얽맨다. 굴레[羈]와 고삐[縻]라는 뜻으로, 속박(束縛)하거나 견제(牽制)함을 비유적(比喩的)으로 이르는 말이다. 기미는 원래 중국의 이적(夷狄)에 대한 외교 정책으로, 관계를 끊지도 않고 친근하게 하지도 않아서 반발하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얽어매어두는 정도의 친선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외환을 막는 방책이다. 한서(漢書) 권25 교사지(郊祀志)에 “천자는 오히려 기미(羈縻)를 해 두고 끊어 버리지 않고, 진짜를 만나기를 기대하였다.[天子猶羈縻不絶. 幾遇其眞.]”라고 하였고, 그에 대한 안사고주(顏師古注)에 “기미(羈縻)는 이어매어서 연결한다는 뜻이다. 기(羈)는 말의 굴레요, 미(縻)는 소의 가슴걸이이다.[羈縻, 繫聯之意. 馬絡頭曰羈也. 牛靷曰縻]”라고 하였고, 한서(漢書) 흉노전 하(匈奴傳下)에 “의를 사모하여 물품을 바치면 예의와 겸양으로 맞이하고 기미로 회유하여 관계를 끊지 않는다.[其慕義而貢獻, 則接之以禮讓, 羈靡不絕.]”라고 보이고, 전한(前漢) 사마상여(司馬相如)의 난촉부로(難蜀父老)에 “대개 천자가 이적을 다루는 것은 그 이치가 기미의 방책을 써서 관계를 끊지 않는 것일 뿐이다.[蓋天子之牧夷狄也 其義羈縻勿絶而已]”라고 하였다.
  • 학자[學者]  학문(學問)에 능통한 사람이나 연구하는 사람. 경학(經學), 예학(禮學)에 능란한 사람.
  • 소제[掃除]  청소. 먼지나 더러운 것 따위를 떨고 쓸고 닦아서 깨끗하게 함. 먼지나 때 따위의 더러운 것을 말끔히 닦고 쓸어서 깨끗하게 함. 참고로, 후한서(後漢書) 권66 진번열전(陳蕃列傳)에, 후한(後漢) 진번(陳蕃)이 어렸을 적에 설근(薛勤)이 “아동은 어찌하여 소제를 하고서 빈객을 맞지 않는가?”라고 묻자, 진번이 “대장부가 세상에 처하여 응당 천하를 소제해야지, 어찌 하나의 집을 일삼겠습니까.[大丈夫處世當掃除天下, 安事一室乎.]”라고 대답하니, 설근이 세상을 맑게 할 뜻을 품은 것을 알고는 매우 기이하게 여겼다는 기록이 나온다.

【譯文】 名爲禍本,  欲爲志媒.
鍾和鼓形體空虛,  爲了聲音的傳布就招致敲擊捶打  ;  麋與鹿性情安逸,  因爲豢牢馴養就承受羈絆系縻.  可以見得名聲是招致災禍的本源,  欲望是渙散心志的媒介.  做學問的人不可以不盡力而爲打掃淸除它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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