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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몸뚱이를 꿰뚫어 보고 나의 본성을 제대로 알면 [看破軀殼 認眞性命] <채근담>


나의 육체를 꿰뚫어 알고 보면

존재하는 모든 것이 공이거니

마음이 항상 텅 비게 되고

텅 비면 의리가 와 자리하게 된다.

나의 본성을 제대로 알게 되면

만 가지 이치가 모두 갖추어져

마음이 항상 가득 차게 되고

가득 차면 물욕이 들어오지 못한다.


軀殼的我要看得破,  則萬有皆空而其心常虛,  虛則義理來居.
구각적아요간득파,  즉만유개공이기심상허,  허즉의리래거.
性命的我要認得眞,  則萬理皆備而其心常實,  實則物欲不入.
성명적아요인득진,  즉만리개비이기심상실,  실즉물욕불입.

<菜根譚채근담/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修身수신>


  • 구각[軀殼]  몸의 껍질. 육신. 온몸의 형체 또는 몸뚱이의 윤곽을 정신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정신에 대한 신체를 가리키는 말. 불가에서는 육신을 보기를 한갓 껍질로 여기기 때문에 구각(軀殼)이라는 표현을 쓴다. 강자(腔子).
  • 간득[看得]  ~ (볼)할 수 있다. 보자 하니. 볼 수 있다. ‘得’은 동사 뒤에 붙어 그 동작이 거침없이 가능한 것을 나타낸다.
  • 득파[得破]  깨우치다. 명백하다. 철저하다.
  • 득파[得破]  묘지에서 가장 나중에 보이는 물을 이른다.
  • 간파[看破]  속내를 꿰뚫어 알아차림. 보아서 속을 확실히 알아냄. 사물의 진상을 확실히 알아 냄. 상대방의 이론을 완전히 깨뜨려 뒤엎음. 드러나지 않은 일이나 숨겨진 마음 따위를 눈치나 짐작으로 앎. 꿰뚫어보다. 알아차리다. 간파하다. 달관하다. 단념하다. 체념하다. 육유(陸游)의 시 파진자(破陣子)에 “속세의 허망함을 알아차리고는, 꿈속에 이룬 공명처럼 던져버렸네.[看破空花塵世 放輕昨夢浮名]”라고 하였다.
  • 간득파[看得破]  간파함을 얻음.
  • 만유[萬有]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
  • 의리[義理]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마땅히 지켜야 할 바른 도리. 사람으로서 행(行)해야 할 옳은 길. 신의를 지켜야 할 교제상의 도리. 남남끼리 혈족과 같은 관계를 맺는 일. 뜻의 조리. 이치와 뜻. 참로로 근사록(近思錄) 권5 극기(克己)에 “의리와 객기(客氣)가 항상 서로 승부를 다툰다. 따라서 그 두 가지가 줄어들고 늘어나는 비율(比律)의 다소를 살피기만 해도 군자와 소인을 분별할 수가 있다. 의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많아질수록 객기가 줄어들고 흩어지면서 점점 적어짐을 자연히 알 것이니, 객기가 소진(消盡)된 자가 바로 대현(大賢)인 것이다.[義理與客氣常相勝 只看消長分數多少 爲君子小人之別 義理所得漸多 則自然知得客氣消散得漸少 消盡者是大賢]”라는 명도(明道) 정호(程顥)의 말이 실려 있다. 정의(正義)와 진리(眞理).
  • 성명[性命]  타고난 성질과 운명.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본성. 인성(人性)과 천명(天命). 목숨이나 생명. 살아 있기 위한 바탕이 되는 힘. 만물이 하늘로부터 받아서 각각 고유(固有)하는 성질. 천성(天性)과 천명(天命)을 합해 설명하는 유학 이론. 성(性)은 사람이 태어날 때 하늘로부터 받은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 등 오성(五性)이고, 명(命)은 하늘이 사람에게 부여한 금(金), 목(木), 수(水), 화(火), 토(土) 등 오행(五行)을 말한다. 주역(周易) 건괘(乾卦) 단(彖)에 “하늘의 도가 변화함에 따라 만물은 각각 자신의 성명을 바르게 한다.[乾道變化, 各正性命.]”라고 하였는데, 주희(朱熹)가 본의(本義)에서 “만물이 받은 것을 성이라 하고, 하늘이 부여한 것을 명이라 한다.[物所受爲性, 天所賦爲命.]”라고 해설하였다. 참고로, 장자(莊子) 변무(騈拇)에 “어질지 않은 사람은 생명의 정수를 내팽개치고서 부귀를 탐한다.[不仁之人 決性命之情 而饕貴富]”라고 하였고, 장자(莊子) 선성(繕性)에 “높은 벼슬이 내 몸에 있다 하더라도 타고난 성명이 아니요, 외물이 우연히 와서 기생하는 것일 뿐이다. 기생하는 경우에는 오는 것을 막을 수도 없고 가는 것을 붙들 수도 없다.[軒冕在身, 非性命也, 物之儻來寄者也. 寄之, 其來不可圉, 其去不可止.]”라고 하였고, 한서(漢書) 권97하 외척전하(外戚傳下)에 “조고의 유덕을 이어받음이여! 어쩌면 그리도 성명이 맑고 신령한지.[承祖考之遺德兮 何性命之淑靈]”라고 하였고, 유종원(柳宗元)의 유고황질부(愈膏肓疾賦)에 춘추 시대 진(晉)나라 경공(景公)이 “하늘이 부여한 생명이 저처럼 따스함과 차가움이 있음을 안다면, 단명한다 해도 슬퍼할 일이 아니고, 장수한다 해도 기뻐할 일이 아니다.[固知天賦性命如彼暄寒 短不足悲 脩不足歡]”라고 말한 데서 보인다.
  • 인득[認得]  누군가를 잘 알다. 사람·길·글자 따위를 알다. 그 뜻을 인지하여 알아차리다. 논어(論語) 옹야(雍也) 28장의 집주에 “천지의 만물이 모두 자기와 일체임을 인식한다면 어느 것인들 이르지 못하겠는가.[以天地萬物爲一體, 莫非己也, 認得爲己, 何所不至.]”라고 하였다.
  • 인득진[認得眞]  진상을 인식하는 것. 진상을 깨달아 앎.
  • 득진[得眞]  사물이나 일의 진상을 알아냄. 아주 진경(眞境)에 이름. 참된 경지에 이름. 사물의 진상을 알아내다.
  • 만리[萬理]  만 가지 이치(理致). 온갖 이치.

【譯文】 看破軀殼,  認眞性命.
身軀皮殼的‘我’要看得透徹,  就會萬般所有全都空虛而他的心常恒虛無,  虛無則禮義倫理歸來寄居  ;  本性天命的‘我’要認得眞切,  就會萬般道理全都齊備而他的心常恒充實,  充實則物質欲望不得入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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