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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를 잘 꾸리는 사람과 일처리를 잘하는 사람 [善謀生與善處事] <圍爐夜話위로야화>


생계를 잘 꾸리는 사람은

가족들로 하여금 일정한 생업에 힘쓰게 할 뿐

반드시 집안을 부유하게 하려 들지는 않는다.

일처리를 잘하는 사람은

시비가부에 대하여 규정을 자세히 살펴 정할 뿐

반드시 자신에게 유리하게 하려 들지는 않는다.


善謀生者,  但令長幼內外,  勤修恒業,  而不必富其家.
선모생자,  단령장유내외,  근수항업,  이불필부기가.
善處事者,  但就是非可否,  審定章程,  而不必利於己.
선처사자,  단취시비가부,  심정장정,  이불필이어기.

<圍爐夜話위로야화>


  • 모생[謀生]  생계(生計)를 도모(圖謀)하다. 살아갈 방법을 찾다. 살 궁리를 하다. 살 길을 찾다. 참고로, 소식(蘇軾)의 시 백부송선인하제귀촉시운운(伯父送先人下第歸蜀詩云云)에 “만리 밖에 오는 날을 피하여, 초막 하나에 여전히 홀로 사니. 응당 웃으리 생계 영위 졸렬하여, 돌고 도는 게 마려와 같은 것을.[萬里卻來日, 一庵仍獨居. 應笑謀生拙, 團團如磨驢.]”이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생계[生計]  살아갈 방도나 형편. 살림을 살아 나갈 방도. 또는 현재 살림을 살아가고 있는 형편.
  • 도모[圖謀]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하여 대책과 방법을 세움. 앞으로 할 일을 이루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꾀함을 이른다.
  • 단령[但令]  다만 ~로 하여금.
  • 장유내외[長幼內外]  어른과 이이와 남편과 아내. 어른과 아이 그리고 부부. 온 가족.
  • 근수[勤修]  힘써 닦음. 학문이나 행실 따위를 부지런히 힘써 닦음. 부지런히 익히다.
  • 항업[恒業]  일정한 직업(職業). 늘 일정하게 가지고 있는 직업. 일정한 벌이를 할 수 있는 생업을 말한다. 맹자(孟子) 양혜왕 상(梁惠王上)에 “일정한 생업이 없어도 언제나 선한 본심을 견지할 수 있는 것은 선비만이 가능한 일이다. 일반 백성의 경우는 일정한 생업이 없으면 선한 본심을 지킬 수 없게 된다. 이처럼 선한 본심이 없어지게 되면 방탕하고 편벽되고 간사하고 넘치게 행동하는 등 못할 짓이 없게 된다.[無恒産而有恒心者 惟士爲能 若民則無恒産 因無恒心 苟無恒心 放僻邪侈無不爲已]”라는 말이 나온다. 항업(恆業).
  • 불필[不必]  필요(必要)가 없음. ~하지 마라. ~할 필요가 없다. ~할 것까지는 없다.
  • 처사[處事]  일을 처리(處理)함. 일하는 데에 몸을 처함. 일을 대함. 참고로,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문공(文公) 18년 기사에 “법도를 가지고 그 사람의 덕을 관찰하고, 그 덕을 가지고 일을 처리하게 하고, 그 일을 가지고 공을 헤아리고, 그 공을 가지고 백성의 세금으로 먹고살게 한다.[則以觀德 德以處事 事以度功 功以食民]”라는 말이 있다.
  • 단취[但就]  다만 ~에 의하면. 다만 ~에 대하여. 다만 ~에 관하여.
  • 시비가부[是非可否]  옳음과 그름. 찬성과 반대. 옳고 그름의 여부. 참고로, 소철(蘇轍)의 신사책(臣事策八)에 “천하(天下)에 오직 권력(權力)을 가진 자만이 사람을 부릴 수 있고, 이권(利權)을 가진 자만이 무리를 얻을 수 있다. 권력(權力)이란 것은 천하 사람들을 따르게 할 수도 있고 떠나가게 할 수도 있는 것이고, 이권(利權)이란 것은 천하 사람들을 분주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니, 시비(是非)와 가부(可否)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을 권력(權力)이라 이르고, 빈부(貧富)와 귀천(貴賤)을 마음대로 줄 수 있는 것을 이권(利權)이라 이른다.[天下惟有權者可以使人, 有利者可以得衆. 權者, 天下之所爲去就也 ; 利者, 天下之所爲奔走也. 能是非可否者之謂權, 能貧富貴賤者之謂利.]”라고 하였다.
  • 심정[審定]  자세히 조사하여 정함. 심사하여 결정하다. 살펴서 정하다. 심의(審議).
  • 장정[章程]  조목(條目)으로 나누어 정한 규정(規定). 법도(法度) 또는 규정(規定)의 개조서. 사무(事務) 집행(執行)의 세칙(細則). 방법. 방도(方途).
  • 이어기[利於己]  자신에게 이롭게 함. 논어집주(論語集註) 이인(里仁) 제12장 주희(朱熹)의 주(註)에 정이(程頤)의 설을 인용하여 “자신에게 이롭게 하고자 하면 반드시 남에게 해를 끼친다. 그러므로 원망이 많은 것이다.[欲利於己, 必害於人, 故多怨.]”라고 말한 내용이 보인다.

【譯文】 善謀生者,  不必富其家  ;  善處事者,  不必利於己.
長於維持生計的人,  並不是有什麼新奇的花招,  只是使家中年紀無論大小,  事情無分內外,  每個人都能就其本分,  有恒地將分內的事完成,  這樣做雖不一定能使家道大富,  卻能在穩定中成長.  長於辦理事務的人,  不一定有奇特的才能,  只是就事情如何才能完成,  在可行與不可行處加以判斷,  訂立一個辦理的規則和程式,  而且, 並不一定要對自己有利益才去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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