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에 밝아 제 딴에는
계책을 잘 이룬다고 여기나
조상과 집안의 명성을 해치는 자는
반드시 이러한 사람이다.
소박하고 진실하며 온후하여
특별히 뛰어난 점은 아예 없지만
자손의 원기를 북돋워 주는 사람은
반드시 이러한 사람이다.
打算精明, 自謂得計, 然敗祖父之家聲者, 必此人也.
타산정명, 자위득계, 연패조부지가성자, 필차인야.
樸實渾厚, 初無甚奇, 然培子孫之元氣者, 必此人也.
박실혼후, 초무심기, 연배자손지원기자, 필차인야.
<圍爐夜話위로야화>
- 타산[打算] 정타세산(精打細算). 정밀하게 계획하다. 면밀하게 계산하다. 이해관계를 셈쳐 봄. 절산(折算). 이득과 손실을 헤아려 봄. 행동의 방향·방법 등에 관한 생각. 타산. 계획. 기도(企圖). 타산하다. 계획하다. 이용하려고 꾀하다. ~하려고 하다. ~할 작정이다.
- 정명[精明] 아주 깨끗하고 밝음. 밝다. 영리하다. 총명하고 재치가 있다. 자세히 관찰하다. 순결하고 총명하다. 머리가 잘 돌다. 총명하고 눈치가 빠르다. 일에 세심하고 똑똑하다. 정통하다. 교활하다. 참되어 거짓이 없는 마음을 말한다. 예기(禮記) 제통(祭統)에 “군자가 재계하는 것은 오로지 그 순수하고 밝고 맑은 덕을 다하기 위함이다.……재계란 순수하고 청명함의 지극함이다. 그렇게 한 연후에 신명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君子之齊也 專致其精明之德也……齊者 精明之至也 然後可以交於神明也]”라고 하였다.
- 정명[精明] 눈의 정기(精氣). 오장육부(五臟六腑)의 정기(精氣)가 눈으로 올라와 겉으로 표현(表現)되는 것이다.
- 타산정명[打算精明] 타산적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계산적으로 행동하는 것.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세운 계획이 매우 현명하고 신중하다.
- 자위[自謂] 스스로 ~라 하다. 스스로 ~라 이르다. 참고로, 도연명(陶淵明)의 여자엄등소(與子儼等疏)에 “오뉴월 중에 북창 아래에 누워 있다가 서늘한 바람이 잠깐 지나가기라도 하면, 스스로 희황 시대의 사람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北窓下臥, 遇涼風暫至, 自謂是羲皇上人.]”고 한 데서 보인다.
- 득계[得計] 계책(計策)이 온당하게 됨. 훌륭한 계책. 훌륭한 계책을 얻음. 좋은 꾀를 얻음. 또는 그 꾀. 계략이나 계획 등이 실현되다. 계략이나 계획 등이 이루어지다. 득책(得策).
- 자계[自計] 스스로 생각하다. 스스로 헤아리다. 스스로 헤아리고 자기 자신을 평가하다. 참고로, 후한서(後漢書) 공손찬전(公孫瓚傳)에 “자신의 계획이 실패할 것을 알고, 자매와 처자식을 모두 목 졸라 죽이고, 이후 스스로 불을 질러 타 죽었다.[自計必無全, 乃悉縊其姉妹妻子, 然後引火自焚.]”라고 한 데서 보이고, 송(宋)나라 육유(陸遊)의 시 농가탄(農家歎)에 “문 앞에서 누가 문을 열라 두드리나 했더니, 마을의 구실아치가 세금 거두는 소리네. 이 한 몸 관가官家의 마당에 끌려 들어가, 밤낮으로 갖은 매질을 다 당하네. 사람이 누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까마는, 스스로 헤아려 보아도 살길이 없네. 집에 돌아와 일일이 말하고 싶어도, 부모님의 마음을 상하게 할까 두렵기만 하네.[門前誰剝啄, 縣吏徵租聲. 一身入縣庭, 日夜窮笞搒. 人孰不憚死, 自計無由生. 還家欲具說, 恐傷父母情.]”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가성[家聲] 가문의 명성. 한 가정의 좋은 평판. 한집안의 명성이나 평판. 가문에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명예롭고 아름다운 명성을 가리킨다. 남사(南史) 임방전(任昉傳)에 “네 아들이 모두 공업을 이루지 못해 가문의 명예가 실추되었다.[四子并無術業, 墮其家聲]”라고 하였다.
- 박실[樸實] 소박하다. 검소하다. 정성스럽다. 성실하다. 꾸밈이 없다.
- 혼후[渾厚] 한시(漢詩)의 품격(品格)의 하나이다. 시정(詩情)과 시의(詩意)가 깊고 원대한 것을 말하며 깊은 덕과 중후한 인격을 갖춘 시인에게서 엿볼 수 있는 시의 품격이다. 고려 말의 시인으로는 둔촌(遁村) 이집(李集)의 시가 혼후한 품격의 대표적 작품이다.
- 혼후[渾厚] 화기(和氣) 있고 인정(人情)이 두터움. 사람됨이 크고 원만함. 화기와 인정이 충만한 것. 순박하고 성실하다. 순박하고 온후하다. 소박하고 무게 있다. 소리가 낮고 힘이 있다. 우렁차다. 시문이나 서화의 풍격이 소박하고 무게 있다. 웅혼(雄渾)하다.
- 초무[初無] 애초에 없다. 아예 없다. 처음부터 없다. 참고로, 주자어류(朱子語類) 권87 예(禮)4 곡례(曲禮)에 “거상 중에 독서해서는 안 된다는 글이 애초에 없다.[居喪, 初無不得讀書之文.]”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심기[甚奇] 매우 특이하다. 대단히 기이하다. 특별히 뛰어나다. 매우 뛰어나다.
- 연배[然培] 그리하여 ~을 북돋우다.
- 원기[元氣] 마음과 몸의 활동력. 본디 타고난 기운(氣運). 만물이 자라는 데 근본이 되는 정기(精氣). 만물(萬物)이 이루어지는 근본의 힘. 사람의 생명 활동을 유지하는 데서 근본으로 되는 기(氣). 기운과 정력. 원기(元氣)는 천지의 정기(精氣)로 만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도교(道敎)에서는 태양(太陽)과 태음(太陰)과 중화(中和)를 세 개의 원기라 일컫는다.
【譯文】 勿爲私己打算精明, 要培子孫樸實渾厚.
凡事都斤斤計較·毫不吃虧的人, 自以為很成功, 但是敗壞祖宗的良好名聲的, 必定是這種人. 誠實儉樸而又敦厚待人的人, 剛開始雖然不見他有什麼奇特的表現, 然而使子孫能夠有一種純厚之氣, 歷久不衰的, 就是這種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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