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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는 생명을 아끼고, 성인은 잘못을 고쳐준다 <圍爐夜話위로야화>


군주는 죽여야 할 사람을 풀어주지 않고

아무 까닭이 없는데도 죽이지 아니하니

바로 만물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성인은 잘못 없는 사람을 책망하지 않고

오직 여러모로 잘못을 고치도록 이끄니

사람들이 마음을 되돌리기를 바라는 것이다.


王者不令人放生,  而無故卻不殺生,  則物命可惜也.
왕자불영인방생,  이무고각불살생,  즉물명가석야.
聖人不責人無過,  惟多方誘之改過,  庶人心可回也.
성인불책인무과,  유다방유지개과,  서인심가회야.

<圍爐夜話위로야화>


  • 왕자[王者]  군왕(君王). 군주(君主) 국가에서 나라를 다스리는 우두머리. 왕도(王道)로써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 어떤 분야에서 특히 뛰어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예기(禮記) 공자한거(孔子閑居)에 “하늘은 사사로이 덮음이 없고, 땅은 사사로이 실음이 없고, 해와 달은 사사로이 비춤이 없다. 임금은 이 세 가지 사사로움이 없는 것을 본받아 천하를 다스린다.[天無私覆, 地無私載, 日月無私照. 王者奉三無私 ,以臨天下.]”라고 하였고, 유종원(柳宗元)의 동엽봉제변(桐葉封弟辯)에 “왕자의 덕은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달려 있으니, 가령 온당하지 못하면 열 번 바꾸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凡王者之德, 在行之何若, 設未得其當, 雖十易之, 不爲病.]”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영인[令人]  사람으로 하여금 ~하게 하다. 좋은 사람. 착하고 어진 사람. 선인(善人). 노자(老子)에 “말 달리며 사냥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발광하게 한다.[馳騁畋獵, 令人心發狂.]”라고 하였고, “오색의 찬란한 빛은 사람의 시각을 흐리게 하고, 오음의 난잡한 음악 소리는 사람의 청각을 혼란스럽게 한다.[五色令人目盲, 五音令人耳聾.]”라고 한 데서 보이고, 소식(蘇軾)의 시 녹균헌(綠筠軒)에 “밥에 고기가 없을 수는 있지만, 거처함에 대나무가 없어선 안 되지. 고기가 없으면 사람을 여위게 하지만,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을 속되게 한다네.[可使食無肉, 不可居無竹. 無肉令人瘦, 無竹令人俗.]”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방생[放生]  사람에게 잡혀 죽게 된 짐승을 놓아서 살려 줌. 사람에게 잡힌 물고기나 새, 짐승 따위를 산이나 물에 놓아서 살려 주는 일. 불가(佛家)의 말로 잡힌 고기를 다시 놓아주는 일. 불교의 살생(殺生)을 금하는 계율에 따라 축생(畜生)의 도살(屠殺)을 금하고 장소를 정하여서 잡은 어류(魚類)를 다시 물에 놓아 주는 것. 불자들이 자비심을 실천하는 일환으로 물고기를 물에 놓아주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 무고[無故]  아무런 까닭이 없음. 탈이 없이 잘 있음. 탈이나 걱정거리 없이 편안함. 참고로, 예기(禮記) 옥조(玉藻)에 “임금은 아무 까닭 없이 옥을 몸에서 떼어 놓지 않으며, 대부는 아무 까닭 없이 걸어 놓은 악기를 치우지 않으며, 선비는 아무 까닭 없이 금슬을 철거하지 않는다.[君無故玉不去身, 大夫無故不徹縣, 士無故不徹琴瑟.]”라고 하였고, 주자대전(朱子大全) 권98 이천선생년보(伊川先生年譜)에, 송유(宋儒) 정이(程頤)가 강독을 끝내고 아직 물러나지 않았을 때 송 철종(宋哲宗)이 난간에서 함부로 버드나무 가지를 꺾자, 정이가 “한창 봄에 생명이 일어나는 때에 까닭 없이 가지를 꺾어서는 안 됩니다.[方春發生, 不可無故摧折.]”라고 하였다는 고사에서 보인다.
  • 살생[殺生]  사람이나 짐승 따위의 생명이 있는 것을 죽임. 십악(十惡)의 하나로 생물(生物)을 죽이는 일을 이른다.
  • 물명[物命]  사물의 생명. 만물의 생명.
  • 가석[可惜]  아깝다. 섭섭하다. 아쉽다. 아쉬워하다. 애석해 하다. 아까워하다. 유감스럽다. 참로고, 두보(杜甫)의 시 막상의행(莫相疑行)에 “사내로 태어나 이룬 것 없이 머리만 세고, 이빨까지 흔들거리니 참으로 애석하다.[男兒生無所成頭皓白, 牙齒欲落眞可惜.]”라고 한 데서 보이고, 삼국(三國) 시대 위(魏) 나라 양수(楊脩)가 “대저 닭갈비란 먹자니 먹을 것이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생각이 든다.[夫鷄肋, 食之則無所得, 棄之則如可惜.]”라고 한 데서 보인다. <後漢書 卷54 楊震列傳 玄孫脩>
  • 책인[責人]  남을 책망함. 남을 나무라다. 남을 질책하다. 참고로, 한유(韓愈)의 원훼(原毁)에 “옛날의 군자는 자기를 책망함은 중하여 주도하였고, 남에게 기대함은 경하여 간략하였다.……그러나 지금의 군자는 그렇지 않아서 남을 책망함은 세밀하고, 자기에게 기대함은 간략하다.[古之君子 其責己也重以周 其待人也輕以約……今之君子則不然 其責人也詳 其待己也廉]”라고 한 데서 보이고, 송(宋)나라 범순인(范純仁)이 자제를 경계하며 말하기를 “사람이 비록 지극히 어리석더라도 남을 책망하는 데에는 밝고, 비록 총명함이 있더라도 자신을 용서하는 데에는 어둡다. 너희가 다만 항상 남을 책망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꾸짖고 자신을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한다면 성현의 경지에 이르지 못함을 근심하지 않을 것이다.[人雖至愚, 責人則明. 雖有聰明, 恕己則昏. 爾曹, 但常以責人之心責己, 恕己之心恕人, 不患不到聖賢地位也.]”라고 한 데서 보이고, 대학장구(大學章句) 전 9장에 “자기 몸에 간직하고 있는 것이 서(恕)하지 못하고서 능히 남을 깨우치는 자는 있지 않다.[所藏乎身不恕, 而能喩諸人者, 未之有也.]”라는 구절이 보이는데, 주희(朱熹)의 주(註)에 “자기 몸에 선이 있은 뒤에 남의 선을 책할 수 있고, 자기 몸에 악이 없는 뒤에 남의 악을 바로잡을 수 있다. 이는 모두 자기를 미루어 남에게 미치는 것이니, 이른바 ‘서’라는 것이다.[有善於己, 然後可以責人之善;無惡於己, 然後可以正人之惡. 皆推己以及人, 所謂恕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무과[無過]  잘못이나 허물이 없음.
  • 다방[多方]  여러 가지. 여러 개. 많은 의미. 다방면. 갖은 방법. 다방면으로. 여러 방향(方向) 또는 방면(方面). 참고로, 장자(莊子) 천하(天下)에 “혜시의 학설은 다방면이어서 그 저서가 다섯 수레에 쌓을 정도이다.[惠施多方, 其書五車.]”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개과[改過]  잘못을 뉘우치고 고침. 잘못이나 허물을 뉘우쳐 고침. 참고로, 서경(書經) 상서(商書) 중훼지고(仲虺之誥)에 “왕께서는 음란한 음악과 아름다운 여색을 가까이하지 않고 진귀한 재화와 많은 이익을 만들어내지 않으시며, 덕에 힘쓴 이는 벼슬로 면려하고 공에 힘쓴 이는 상으로 면려하며, 남의 善을 따르되 자신의 선과 같이 여기고 허물을 고치는 데 주저하지 않으시어 능히 너그럽고 능히 인자하여 드러나서 백성들에게 믿음을 받으셨습니다.[惟王不邇聲色, 不殖貨利, 德懋懋官, 功懋懋賞, 用人惟己, 改過不吝, 克寬克仁, 彰信兆民.]”라고 한 데서 보이고, 주역(周易) 익괘(益卦) 상사(象辭)에 “바람과 우뢰가 익(益)이니, 군자는 이 점괘를 보고서 선을 보면 그쪽으로 옮겨 가고 허물이 있으면 고친다.[風雷益, 君子以, 見善則遷, 有過則改.]”라고 하였고, 근사록(近思錄) 권5에 주돈이(周敦頤)가 “군자는 성(誠)에 건건(乾乾)하여 쉬지 않으나, 반드시 분노를 참고 욕심을 막으며 선(善)으로 옮겨 가고 잘못을 고친 뒤에야 성(誠)에 이를 수 있다. 건(乾)의 쓰임은 이것이 가장 좋은 것이며, 손(損)과 익(益)이 큰 것은 이것보다 더한 것이 없는 것이니, 성인의 뜻이 깊다.[君子乾乾不息於誠, 然必懲忿窒慾, 遷善改過, 而後至. 乾之用, 其善是, 損益之大, 莫是過, 聖人之旨深哉!]”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서기[庶幾]  거의. 어느 한도에 가까운 정도로. 행여나. 혹시나. 요행히. 어쩌면. 아마도. 대체로. 바라건대. 바라다. 희망하다. 추측하다. 가깝다. 큰 차 없다. 비슷하다. 참고로, 논어(論語) 선진(先進)에, 공자(孔子)가 “안회(顔回)는 거의 도의 경지에 접근하였다. 그는 자주 쌀독이 비는데도 태연하였다.[回也其庶幾乎, 屢空.]”라고 말한 데서 보이고, 맹자(孟子) 공손추 하(公孫丑下)에 “내가 3일을 머물고 주 땅을 떠난 것은 내 마음에는 오히려 빠르게만 여겼다. 왕이 마음을 고치기를 바라니 왕이 만일 마음을 고쳐먹는다면 반드시 나를 돌아오게 할 것이었다.[予三宿而出晝, 於予心, 猶以爲速. 王庶幾改之, 王如改諸, 則必反予.]”라고 한 데서 보이고, 맹자(孟子) 양혜왕 하(梁惠王下)에, 제(齊)나라 왕이 자신은 선왕(先王)의 음악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세속의 음악을 좋아할 뿐이라고 하자, 맹자(孟子)가 “왕께서 음악을 아주 좋아하시면 제나라는 거의 다스려질 것입니다. 지금의 음악이 옛날의 음악과 같습니다.[王之好樂甚, 則齊其庶幾乎. 今之樂由古之樂也.]”라고 한 데서 보이고, 한유(韓愈)의 감추시(感秋詩)에 “거의 뉘우침과 허물을 버렸노니, 여기가 바로 그윽한 산골이지.[庶幾遺悔尤, 卽此是幽屛.]”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己之不欲勿施於人,  有過由改不失正道.
爲人君王的,  雖然不至於下令叫人多多放生,  但是也不會無緣無故地濫殺生靈,  因爲這樣至少可以教人愛惜性命.  聖人不會要求人一定不犯錯,  只是用各種方法,  引導眾人改正錯誤的行爲,  因爲如此,  才能使眾人的心由惡轉善,  由失道轉爲正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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