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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서의 즐거움도 있어야 하고, 경제적 재능도 있어야 한다 <圍爐夜話위로야화>


과거공명에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도

꼭 금서의 즐거움이 있는 것은 아니고

성명의 학문을 강론하는 사람이라도

경제에 대한 바탕이 없어서는 안 된다.


存科名之心者,  未必有琴書之樂.
존과명지심자,  미필유금서지락.
講性命之學者,  不可無經濟之才.
강성명지학자,  불가무경제지재.

<圍爐夜話위로야화>


  • 과명[科名]  과거급제(科擧及第). 과거에 급제하는 영예[科舉功名]. 과거에 급제한 인물들의 이름. 각 과(科)의 이름. 동식물 분류 계통인 과(科)의 학명(學名).
  • 미필[未必]  반드시 ~한 것은 아니다. 꼭 ~하다고 할 수 없다. 必은 부사로서 ‘꼭 ~할 것이다’ 또는 ‘반드시 ~하려 한다’는 결연한 의지나 확정을 나타낼 때 쓰이고, 未必은 ‘꼭 ~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하는 것은 아니다’는 의미로 부분 부정을 나타낸다. 참고로, 문자(文子) 부언(符言)에서 “군자가 좋은 일을 할 수 있지만 반드시 그 복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참아내지 못하지만 반드시 화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君子能爲善, 不能必得其福; 不忍於爲非, 而未必免於禍.]”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금서[琴書]  거문고와 책. 거문고 타기와 글 읽기를 아울러 이르는 말. 거문고와 서책을 즐기며 지내는 전원의 흥취. 거문고와 책으로 옛날 선비의 소일거리이자 필수품이었다. 도잠(陶潛)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친척들과의 정담을 즐거워하고, 거문고와 서책을 즐기면서 시름을 푼다.[悅親戚之情話, 樂琴書以消憂.]”라고 하였다.
  • 금서지락[琴書之樂]  금서(琴書)를 즐기는 낙. 거문고와 서책을 즐기며 보내는 전원의 즐거움. 금서(琴書)는 거문고를 타고 글을 읽는 것으로, 전원생활의 고상한 흥취를 의미한다.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친척들과의 정담을 즐거워하고, 거문고와 서책을 즐기며 시름을 달랜다.[悅親戚之情話, 樂琴書以消憂.]”라고 하였다. <古文眞寶後集 卷1 歸去來辭>
  • 성명[性命]  타고난 성질과 운명.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본성. 인성(人性)과 천명(天命). 목숨이나 생명. 살아 있기 위한 바탕이 되는 힘. 만물이 하늘로부터 받아서 각각 고유(固有)하는 성질. 천성(天性)과 천명(天命)을 합해 설명하는 유학 이론. 성(性)은 사람이 태어날 때 하늘로부터 받은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 등 오성(五性)이고, 명(命)은 하늘이 사람에게 부여한 금(金), 목(木), 수(水), 화(火), 토(土) 등 오행(五行)을 말한다. 주역(周易) 건괘(乾卦) 단사(彖辭)에 “하늘의 도가 변화함에 따라 만물은 각각 자신의 성명을 바르게 한다.[乾道變化, 各正性命.]”라고 하였는데, 주희(朱熹)가 본의(本義)에서 “만물이 받은 것을 성이라 하고, 하늘이 부여한 것을 명이라 한다.[物所受爲性, 天所賦爲命.]”라고 해설하였다. 참고로, 장자(莊子) 변무(騈拇)에 “어질지 않은 사람은 생명의 정수를 내팽개치고서 부귀를 탐한다.[不仁之人 決性命之情 而饕貴富]”라고 하였고, 장자(莊子) 선성(繕性)에 “높은 벼슬이 내 몸에 있다 하더라도 타고난 성명이 아니요, 외물이 우연히 와서 기생하는 것일 뿐이다. 기생하는 경우에는 오는 것을 막을 수도 없고 가는 것을 붙들 수도 없다.[軒冕在身, 非性命也, 物之儻來寄者也. 寄之, 其來不可圉, 其去不可止.]”라고 하였고, 한서(漢書) 권97하 외척전하(外戚傳下)에 “조고의 유덕을 이어받음이여! 어쩌면 그리도 성명이 맑고 신령한지.[承祖考之遺德兮 何性命之淑靈]”라고 하였고, 유종원(柳宗元)의 유고황질부(愈膏肓疾賦)에 춘추 시대 진(晉)나라 경공(景公)이 “하늘이 부여한 생명이 저처럼 따스함과 차가움이 있음을 안다면, 단명한다 해도 슬퍼할 일이 아니고, 장수한다 해도 기뻐할 일이 아니다.[固知天賦性命如彼暄寒 短不足悲 脩不足歡]”라고 말한 데서 보인다.
  • 성명지학[性命之學]  성리학을 가리킨다. 염락성명지학(濂洛性命之學)이라고도 한다. 송대(宋代) 염계(濂溪)와 낙양(洛陽)에 살던 성리학자들, 곧 주돈이(周敦頤)・소옹(邵雍)・사마광(司馬光)・정호(程顥)・정이(程頤)・장재(張載) 같은 학자들의 성리학설을 가리킨다.
  • 경제[經濟]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함. 나라를 경영하고 세상을 구제함. 나라를 다스리고 세상을 건지는 역량. 세상을 다스려 백성들을 어려움에서 구해내는 것. 경국제민(經國濟民), 경세제민(經世濟民). 참고로, 매요신(梅堯臣)의 시 변거(汴渠)에 “나는 실로 산과 들녘을 쏘다니던 사람이라,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구하는 것을 알지 못하네.[我實山野人, 不識經濟宜.]”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경제[經濟]  사람이 생활을 함에 있어서 필요로 하는 재화나 용역을 생산, 분배, 소비하는 모든 활동. 인류가 재화(財貨)를 획득하여 그 욕망을 충족시키는 활동. 최소의 노력을 동원하여 최대의 수확을 얻음. 절약(節約). 경제 현상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학문. 돈이나 시간, 노력을 적게 들이는 일.

【譯文】不求空讀而要務實.
存著追求功名利祿之心的人,  無法享受到琴棋書畫的樂趣  ;  講求生命形而上境界的學者,  不能沒有經世濟民的才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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