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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은 나에게 돌리고 남의 좋은 점을 칭찬하면 <呻吟語신음어 / 賢文현문>


두 사람이 서로 헐뜯으며

집안이 깨지지 않고서는 그치지 않을 때

그저 생각을 바꿔 한 마디만 잘못을 자신에게 돌리면

곧 끝없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두 사람이 서로 자신이 옳다고 여겨

다른 면을 보지 않고 입씨름이 그치지 않을 때

그저 따뜻한 말로 한 마디만 남의 좋은 점을 칭찬하면

곧 한없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兩人相非,  不破家不止,  只回頭任自家一句錯,  便是無邊受用.
양인상비,  불파가부지,  지회두임자가일구착,  편시무변수용.
兩人自是,  不反面稽唇不止,  只溫語稱人一句好,  便是無限歡欣.
양인자시,  불반면계순부지,  지온어칭인일구호,  편시무한환흔.

<呻吟語신음어 : 人情인정>


  • 회두[回頭]  생각을 돌림. 머리를 돌이킴. 생각을 고침. 머리를 돌린다는 뜻으로, 뱃머리를 돌려 진로를 바꿈을 이르는 말. 배교(背敎)하였다가 다시 돌아옴. 고개를 돌리다. 돌아오다. 뉘우치다. 회답하다. 춘앵전(春鶯囀)에서, 한 팔씩 들며 그 팔 쪽을 돌아다보는 사위. 참고로 백거이(白居易)의 시 남포별(南浦別)에 “볼 때마다 애간장 끊어지나니, 고개 돌리지 말고 잘 가시게나.[一看腸一斷, 好去莫回頭.]”라고 하였고, 두소릉시집(杜少陵詩集) 권10 두보(杜甫)의 시 만성(漫成)에 “고개를 들어 새를 구경하느라 정신을 팔다가, 고개 돌려 옆 사람에게 생뚱맞은 대답을 한다.[仰面貪看鳥 回頭錯應人]”라고 하였고, 불가(佛家)에 “고해는 끝이 없으나 머리만 돌리면 바로 거기가 언덕이다.[苦海無邊 回頭是岸]”라는 말이 있고, 심경부주(心經附註) 권2 군자낙득기도장(君子樂得其道章)에, 여여숙(呂與叔)이 말하기를 “어떤 조정의 관인이 오랫동안 백순(伯淳: 정호程顥)을 보지 못했다가 만나서 이르기를 ‘백순이 그렇게 총명하면서 어찌하여 수많은 날을 그냥 보내고 끝까지 머리를 돌려 조정으로 오지를 않는가?’라고 하자, 백순이 ‘그것은 고개를 돌렸다가 잘못될까 두려워서이다.’라고 하였다.[嘗有一朝士, 久不見伯淳, 謂曰, 以伯淳如此聰明, 因何許多時, 終不肯回頭來, 伯淳答云, 蓋恐回頭錯耳.]”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자가[自家]  자기(自己)의 집. 자기 자체(自體). 혹은 자신이 남을 가리켜 말하기도 하고 혹은 남이 나를 가리켜 말하기도 한다. 참고로, 근사록(近思錄) 권14 관성현(觀聖賢)에 “주무숙(周茂叔: 주돈이周敦頤)이 창 앞에 있는 풀을 제거하지 않기에 그 이유를 물었더니, 말하기를 ‘나의 의사와 같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周茂叔牕前草不除去, 問之, 云與自家意思一般.]”라고 한 데서 보이고, 근사록(近思錄) 권4 존양류(存養類)에 정자(程子)가 이르기를 “사람이 걸리는 404가지의 질병은 모두 자기에게 말미암는 것이 아니지만, 마음만은 반드시 자기에게 말미암도록 해야 한다.[人有四百四病, 皆不由自家, 則是心須敎由自家.]”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일구[一句]  한 마디의 말이나 글. 성구(成句), 문장(文章) 따위의 단락(段落)에서의 한 구(句). 한시(漢詩)에서, 오언(五言)ㆍ칠언절구(七言絕句) 따위에서의 한 구(句).
  • 무변[無邊]  끝없이 넓음. 끝이 닿은 데가 없음. 무변리(無邊利: 이자가 없음)의 준말. 주희(朱熹)의 육선생화상찬(六先生畵像讚)에서는 주돈이(周敦頤)를 가리켜 “맑은 바람 밝은 달빛은 가없고, 뜨락의 풀은 파랗게 어우러졌네.[風月無邊, 庭草交翠.]”라고 한 데서 보이고, 대방광불 신화엄경 합론(大方廣佛新華嚴經合論)에 “광대무변한 세계에서 보자면 자아와 외물이 털끝만큼도 떨어져 있지 않다.[無邊剎境, 自他不隔於毫端.]”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수용[受用]  받아 씀. 즐기고 음미함. 받아 지니고 활용함. 누리다, 이익을 얻다, 향유하다. 재화(財貨)를 받아 관청의 비용으로 쓰다. 쓰기에 편하다. 참고로, 성리대전(性理大全) 권54 학(學)12 독서법(讀書法)2에 “학자가 중용(中庸), 대학(大學), 논어(論語), 맹자(孟子) 등 사서에 대해 실제로 공부에 착수하여 구절마다 글자마다 침잠하며 자기의 일로 절실하게 여기면서 투철하게 터득해 나간다면, 일생 동안 받아써도 다 쓰지 못할 것이다.[學者於庸學論孟四書 果然下工夫 句句字字 涵泳切己 看得透徹 一生受用不盡]”라는 주희의 말이 나온다.
  • 자시[自是]  스스로 ~이라 여기다. 단지 ~이다. 자연 ~이다. 원래 ~이다. 자연히. 저절로. 이로부터. 단지. 지금부터. 이제부터. 당연히. 원래. 본래. 자기 의견만 옳게 여김.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함. 스스로 자기가 옳다고 여기다. 제멋대로 하다.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 고백행(古柏行)에 “바람에 넘어지지 않은 것은 신령의 보호 때문이고, 바르고 곧게 자란 것은 그렇게 생겨난 덕분이네.[扶持自是神明力, 正直原因造化功.]”라고 한 데서 보이고, 최도(崔塗)의 시 춘석(春夕)에 “뜻 다 펼치고 갈 때 되면 돌아가게 될 것인데, 고향 오호의 연무 풍경 다퉈 볼 이 누구일까.[自是不歸歸便得, 五湖烟景有誰爭.]”라고 한 데서 보이고, 사기(史記) 권124 유협열전(遊俠列傳)에, 사마천(司馬遷)이 유명한 협객들을 차례로 소개하고 나서 “이 뒤에도 협객이 된 자가 매우 많지만, 거만해서 여기에 끼워 줄 만한 자격이 없다.[自是之後, 爲俠者極衆, 敖而無足數者.]”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반면[反面]  반대쪽의 면. 이면(裏面). 안.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인 면. 일·문제 따위의 다른 일면. 자식이 밖에 나갔다가 돌아와서 부모를 뵙고 돌아왔음을 아뢰는 것. 뒤에 오는 말이 앞의 내용과 상반됨을 나타내는 말. 신하가 돌아와 임금을 만나보다. 조정에 돌아오다. 복명[復命)하다. 반필면(反必面)의 준말로, 밖에 나갈 때 반드시 부모에게 말씀드리고 돌아오면 반드시 부모를 찾아뵙는다는 뜻으로, 예기(禮記) 곡례 상(曲禮上)에 “자식 된 자는 나갈 때 반드시 고하고 돌아오면 반드시 찾아뵙는다.[爲人子者 出必告 反必面]”라고 하였다.
  • 반면교사[反面敎師]  사람이나 사물 따위의 부정적인 면에서 얻는 깨달음이나 가르침을 주는 대상을 이르는 말. 행동거지가 좋지 못한 사람을 보고 그와 같이 되지 않기 위한 본보기로 삼음을 이르는 말. 본이 되지 않는 남의 말이나 행동이 도리어 자신의 인격을 수양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경우를 이르는 말. 극히 나쁜 면만을 가르쳐 주는 선생이란 뜻으로, 중공(중국 공산당)시대 때 제국주의자, 반동파, 수정주의자를 가르키는 말이다. 참고로, 논어(論語) 술이(述而)에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더라도 그 가운데에는 내가 스승으로 삼을 만한 사람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니, 선한 자에 대해서는 그를 본받으면서 따를 것이요, 불선한 자에 대해서는 그를 경계로 삼아 고칠 것이다.[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라는 공자의 말이 나온다.
  • 계[稽] 조아리다. 이마가 땅에 닿을 만큼 절하다. 조사하다. 검사하다. 심사하다. 고찰하다. 고증하다. 입씨름하다. 다투다. 따지다. 머무르다. 지연하다. 끌다.
  • 계순[稽唇]  입씨름하다. 번순상계(反唇相稽).
  • 번순[反唇]  반순. 입술을 놀리다. 서로 미워함.
  • 번순상계[反唇相稽]  반순상계. 남의 지적이나 비판에 대해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따지고 들다. 비판을 수긍하지 않고 도리어 상대방과 말다툼하다. 거꾸로 상대방과 시시비비를 따지다. 참고로, 한서(漢書) 가의전(賈誼傳) 치안책(治安策)에 “진(秦)나라 사람들은 집안이 부유하고 아들이 장성하면 분가하여 내보내고, 집안이 가난한데 아들이 장성하면 데릴사위로 내보내고, 아버지에게는 괭이와 호미를 빌려 주면서, 생각에는 덕을 베푼다는 기색이 있으며, 어머니는 키질하고 비질을 하는데, 선 채로 나무라는 말을 하며, 그의 아들에게는 젖을 먹이면서, 시아버지와 함께 걸터앉았고, 고부간에 화합하지 않고 입술을 삐죽거리며 서로 잘잘못을 따졌습니다. 제 자식만을 위하고 이익만을 좋아하니 금수와 같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秦人家富子壯則出分, 家貧子壯則出贅. 借父耰鉏, 慮有德色 ; 母取箕嶹, 立而誶語. 抱哺其子, 與公併倨 ; 婦姑不相說, 則反脣而相稽. 其慈子耆利, 不同禽獸者亡幾耳.]”라고 한 데서 보이는데, 그 주(注)에 “反은 음(音)이 번(翻)이니, 번순(反脣)은 입을 놀리는 것이다. 상계(相稽)는 서로 더불어 잘잘못을 따짐을 이른다.[反, 音翻. 反脣, 調口也. 相稽, 謂相與計校也.]”라고 하였다.
  • 온어[溫語]  온화(溫和)한 말씨. 부드러운 말씨. 다정한 말로 위로하다
  • 환흔[歡欣]  기뻐하다.

  증광현문(增廣賢文)에는 “兩人自是, 不反目稽脣不止, 只溫語稱他人一句好, 便有無限歡欣 ; 兩人相非, 不破家亡身不止, 只回頭認自己一句錯, 便有無邊受用.”라고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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