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이 느닷없는 재난을 만나도
다시 일어날 결심을 할 수 있는 것은
경각심이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름난 사람이 점차 쇠락하여 감에도
다시 떨칠 기약을 하기 어려운 것은
타성이 대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常人突遭禍患, 可決其再興, 心動於警惕也.
상인돌조화환, 가결기재흥, 심동어경척야.
大家漸及消亡, 難期其復振, 勢成於因循也.
대가점급소망, 난기기부진, 세성어인순야.
<圍爐夜話위로야화>
- 상인[常人] 보통 사람. 일반 사람. 사족(士族)이 아닌 일반 사람. 상도(常道)만을 고수하는 사람. 상도(常道)를 잘 지켜서 변치 않는 사람. 참고로, 진(晉)나라 갈홍(葛洪)의 포박자(抱朴子) 내편 3권 극언(極言)에 “대약(大藥: 선약)을 얻지 못하고 다만 초목만을 복용하여도 보통 사람과는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대한(大限: 타고난 수명)을 연기시킬 수는 없다.[不得大藥, 但服草木, 可以差于常人, 不能延其大限也.]”라고 한 데서 보이고, 명(明)나라 방효유(方孝孺)의 문집인 손지재집(遜志齋集) 권23 면학시(勉學詩) 12수(首) 중 제8수에 “베와 비단은 문채가 나도 몸을 가릴 뿐이요, 조와 콩은 맛이 있어도 배를 채울 뿐인데, 보통 사람들은 이를 살피지 못하고서, 왕왕 다투어 기이한 것을 좋아하네.[布帛文被體, 粟菽味充飢. 常人未識察, 往往爭好奇.]”라고 한 데서 보이고, 두보(杜甫)의 시 애왕손(哀王孫)에 “고조의 자손은 모두 코가 높으니, 용종은 보통사람과 본래 다르다.[高帝子孫盡隆準, 龍種自與常人殊.]”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돌조[突遭] 뜻하지 않게 갑자기 만나다. 돌연(突然) 조우(遭遇)하다.
- 화환[禍患] 재앙(災殃)과 환난(患難). 불행한 변고와 근심.
- 심동[心動] 마음이 움직이거나 들썩거림. 마음이 움직임. 참고로, 육조대사법보단경(六祖大師法寶壇經) 행유품(行由品)에, 중국 선종(禪宗) 육조(六祖) 혜능(慧能)이 광주(廣州) 법성사(法性寺)에 이르렀을 때, 승려 두 사람이 깃발이 흔들리는 것에 대해 논쟁하면서, 한 사람은 바람이 움직인다고 하고 한 사람은 깃발이 움직인다고 하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는데, 혜능이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깃발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그대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不是風動, 不是旛動, 仁者心動.]”라고 하자 대중이 모두 경악했다는 고사에서 보이고, 옛말에 “마음이 고요하면 만병이 없어지고, 마음이 동요하면 만병이 생겨난다.[心靜萬病息, 心動萬病生.]”라고 하였고, 원대(元代) 의학가(醫學家) 라천익(羅天益)이 “마음이 어지러우면 백가지 병이 생기고, 마음이 안정되면 만병이 가라앉는다.[心亂則百病生, 心靜則萬病息.]”라고 한 데서 보이고, 송(宋)나라 이청조(李清照) 사(詞) 접련화(蝶戀花)에 “따스한 햇살 맑은 바람이 처음으로 추위를 깨뜨리니, 버들 눈과 매화 뺨, 벌써 춘심이 동하누나.[暖日晴風初破凍, 柳眼梅腮, 已覺春心動.]”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경려[警勵] 경계하고 격려하다. 경책하고 격려하다. 경계하고 면려하다. 경계하고 권면하다.
- 경척[警惕] 경계. 경계심. 경계하다. 경계심을 가지다. 경각심. 경계하고 두려워 함. 참고로, 주자어류(朱子語類) 권97 정자지서3(程子之書三)에 “담연히 순일하게 하는 것을 재(齋)라고 하고 엄숙히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것을 계(戒)라고 한다.[湛然純一之謂齋, 肅然警惕之謂戒.]”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대가[大家] 권위자. 전문분야에서 뛰어나 권위를 인정받는 사람. 규모가 큰 집. 대대로 부귀를 누리며 번창하는 집안. 대갓집. 명문(名門). 명가(名家). 부호(富豪). 일반적으로 경대부(卿大夫)의 집안이나 큰 작가를 이른다.
- 점급[漸及] 일정한 시기나 장소에 점점 이르러 미침. 윤기가 널리 미치다.
- 소망[消亡] 꺼져 없어짐. 없어지다. 소멸하다. 멸망하다. 조락하다. 쇠퇴하다. 참고로, 사기(史記) 권86 자객열전(刺客列傳)에, 전국 시대 말에 연(燕)나라 태자 단(丹)이 진(秦)나라에 원한을 갚기 위해 전광(田光)과 상의하였는데, 전광이 나이가 들어 그 일을 직접 도모하지 못하고 형가(荊軻)를 추천하며 말하기를 “지금 태자께서는 제가 한창일 때의 소문만 듣고 신의 정력이 이미 소진되었다는 사실은 알지 못합니다.[今太子聞光壯盛之時, 不知臣精已消亡矣.]”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대세[大勢] 일이 어찌할 수 없이 되어 가는 결정적 형세. 일이 진행되어 가는 결정적인 형세. 병이 위급한 상태. 큰 권세.
- 타성[惰性] 사람의 말이나 행동에 굳어진 습성. 오래되어 굳어진 좋지 않은 버릇. 오랫동안 변화나 새로움을 꾀하지 않아 나태하게 굳어진 습성. 물체가 외부의 힘을 받지 않는 한 정지 또는 등속도 운동의 상태를 지속하려고 하는 성질. 보통 질량이 클수록 물체의 관성이 크다.
- 인순[因循] 머뭇거리고 선뜻 내키지 않음. 내키지 않아 머뭇거림. 옛 습관이나 방법을 지키고 버리지 아니함. 분발하지 않고 무기력하게 날을 보냄. 낡은 인습을 버리지 않고 그대로 따름. 경솔하게. 마음대로. 제멋대로. 선뜻 내키지 않아 머뭇거리다. 답습(踏襲)하다. 구습(舊習)을 그대로 따르다. 지체하다. 꾸물거리다. 우물쭈물하다. 어물쩍거리다. 그럭저럭 지내다. 적당히 얼버무리다. 자연에 순응하다. 묵은 습관을 바꾸지 않고 지켜 따르는 것을 가리킨다. 사마광(司馬光)의 학사원시이청신등책문(學士院試李淸臣等策問)이란 글에 “범용한 사람들의 마음이란 익숙한 대로 하는 것을 좋아하고 새로 바꾸는 것을 싫어하여 완성된 좋은 것을 함께할 수는 있어도 고민의 시작을 함께하기는 어렵다.[庸人之情, 喜因循而憚改爲, 可與樂成, 難與慮始.]”라고 한 데서 보이고, 한유(韓愈)의 시 시상(示爽)에 “나는 늙어 사는 재미 엷어졌지만, 구습에 젖어 그대로 눌러앉아서. 얼굴 두껍게 백관 속에 보태졌으니, 그 자체가 어찌 잘못 아니겠는가.[吾老世味薄, 因循致留連. 强顔班行內, 何實非罪愆.]”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吃一塹長一智, 莫到江心補漏.
若是一個平常人, 突然遭受了災禍憂患的打擊, 一定可以再重整旗鼓, 因爲突來的災害使他產生警戒心與激勵心. 但是, 如果是一群人或是一個團體逐漸衰敗, 就很難指望會再重新振作起來, 因爲一些墨守成規的習性已經養成, 很難再改變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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