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는 다할 때가 없으나
시간은 다할 때가 있으니
하루를 보내면 하루가 줄어든다.
부귀는 정해진 분수가 있으나
배움은 정해진 분수가 없으니
하나를 구하면 하나가 얻어진다.
天地無窮期, 光陰則有窮期, 去一日, 便少一日.
천지무궁기, 광음즉유궁기, 거일일, 편소일일.
富貴有定數, 學問則無定數, 求一分, 便得一分.
부귀유정수, 학문즉무정수, 구일분, 편득일분.
<圍爐夜話위로야화>
- 궁기[窮期] 끝나는 시기. 끝나는 때. 참고로, 당(唐)나라의 한유(韓愈)가 조카 성로(成老)의 죽음을 애도하여 지은 제문 제십이랑문(祭十二郞文)에 “육신은 날로 더욱 쇠약해지고 지기는 날로 쇠미해지니 곧 너의 뒤를 따라 죽지 않겠느냐. 죽은 뒤에도 지각이 있다면 얼마나 헤어져 지내겠느냐? 죽은 뒤에 지각이 없다면 슬퍼할 시간은 얼마 되지 않고 슬퍼하지 않을 날이 무궁할 것이다.[毛血日益衰, 志氣日益微, 幾何不從汝而死也. 死而有知, 其幾何離? 其無知, 悲不幾時 而不悲者無窮期矣.]”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광음[光陰] 햇빛과 그늘 또는 낮과 밤이라는 뜻으로 시간이나 세월을 이르는 말. 흘러가는 시간(時間), 세월(歲月), 때. 가는 세월. 광(光)은 해[日], 음(陰)은 달[月]을 가리켜 해와 달이 번갈아 뜨고 지니 시간이 흘러 세월이라는 뜻이 된다. 참고로, 이백(李白)의 시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에 “천지는 만물의 여관이요, 광음은 백대의 과객이라.[夫天地者萬物之逆旅, 光陰者百代之過客.]”라고 하였고, 송(宋)나라 유자환(劉子寰)의 시 옥루춘(玉樓春)에 “부들꽃은 쉽게 지고 갈대꽃은 일찍 지고, 객지의 광음은 마치 새처럼 날아가네.[蒲花易晩蘆花早, 客裏光陰如過鳥.]”라고 하였고, 소식(蘇軾)의 시 수세(守歲)에 “다해 가는 한 해를 알고자 할진댄, 골짜기 들어가는 뱀과 같아라. 긴 비늘 반이 이미 들어가 없으니, 가는 뜻을 그 누가 막을 수 있으랴.[欲知垂盡歲, 有似赴壑蛇. 脩鱗半已沒, 去意誰能遮.]”라고 하였고, 주희(朱熹)의 시 우성(偶成)에 “소년은 늙기 쉽고 학업은 이루기 어렵나니, 한 치의 시간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리. 못가 봄풀의 꿈을 채 깨기도 전에, 뜰 앞의 오동잎에 벌써 가을 소리가 들리네.[少年易老學難成, 一寸光陰不可輕. 未覺池塘春草夢, 階前梧葉已秋聲.]”라고 한 데서 보인다.
- 학문[學問] 지식을 배워서 익힘. 또는 그 지식. 일정한 이론을 바탕으로 전문적으로 체계화된 지식. 보고 들은 바가 많아 일의 선후나 사물의 본질을 분별하는 능력. 일정한 분야에서 어떤 이론을 토대로 하여 체계화한 지식의 영역.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워서 익히는 일. 또는 사물을 탐구하여 이론적으로 체계화된 지식을 세우는 일. 참고로, 중용장구(中庸章句) 제20장에 공자가 이르기를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물으며, 신중히 생각하고, 밝게 분변하며, 돈독히 실행하여야 한다.[博學之, 審問之, 愼思之, 明辯之, 篤行之.]”라고 하였다.
- 정수[定數] 일정하게 정해진 수효. 일정한 수효(數爻)나 수량(數量). 정해진 운수(運輸).
- 분수[分數] 자기의 신분이나 처지에 알맞은 한도. 사물을 잘 분별하고 헤아리는 슬기.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일정한 한계. 얼마에 상당한 정도(程度).
- 분수[分數] 분수(分數)는 군대의 조직과 편제(編制)를 말한다. 근사록(近思錄) 권9 치법(治法)에 “한신이, 거느리는 군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말한 것도 단지 분수에 밝았기 때문이다.[韓信將兵 多多益辦 只是分數明]”라는 정이천(程伊川)의 말이 실려 있다. 사기(史記) 권92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에 한 고조(漢高祖) 유방(劉邦)이 천하를 평정한 다음 한신(韓信)과 장재(將才)를 논하면서 “짐과 같은 자는 얼마의 병력을 통솔할 수 있는가?”라고 물으니, 한신은 “폐하는 10만을 통솔하는 데 지나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하자, 고조가 “당신은 어떠한가?”라고 물으니 “신은 많을수록 더욱 좋습니다.[多多益善]”라고 대답하였는데, 이에 대해 정이천이 말한 것이다. <二程遺書 卷7> 분(分)은 계급의 구분이고, 수(數)는 대오의 많고 적은 숫자이니, 분수가 밝으면 상하가 계급에 따라 서로 소속되어 통솔하는 기강이 문란하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은 다다익판(多多益辦)이라고도 한다.
【譯文】 壽有盡時天無盡, 富貴有定學無定.
天地永遠存在, 無窮無盡, 然而人的生命卻很有限, 只要逝去一天, 生命就短少一天. 人的榮華富貴乃命運注定, 然而學問知識則不是如此, 只要用功一分, 知識便增長一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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