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이 설령 빈한하더라도
공부하는 자손은 남겨두어야 하고
사람이 비록 부귀하더라도
농사의 수고로움을 잊어서는 안 된다.
家縱貧寒, 也須留讀書種子.
가종빈한, 야수류독서종자.
人雖富貴, 不可忘稼穡艱辛.
인수부귀, 불가망가색간신.
<圍爐夜話위로야화>
- 종사[縱使] 가령. 설령~하더라도. 설사 ~하더라도. 비록 ~일지라도. 마음대로 하게 하다. 내버려두다. 가만두다. 참고로, 안지추(顔之推)의 안씨가훈(顔氏家訓) 양생(養生)에 “설사 신선이 된다 하더라도 마침내는 죽게 된다.[縱使得仙, 終當有死.]”라고 하였고, 두보(杜甫)의 시 희위6절구(戱爲六絶句) 기3(其三)에 “설사 노조린 왕발 등 초당사걸이 필묵을 잡더라도, 한위(漢魏) 시인들이 풍소(風騷)에 가까웠던 것만은 못하네.[縱使盧王操翰墨, 劣於漢魏近風騷.]”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빈한[貧寒] 가난하고 쓸쓸함.
- 야수[也須] 또한 필요하다. 또한 요구된다. 반드시 ~해야만 한다.
- 독서[讀書] 책을 읽음. 책을 그 내용과 뜻을 헤아리거나 이해하면서 읽는 것. 심신을 수양하고 교양을 넓히기 위하여 책을 읽는 행위. 참고로, 수(隋)나라 왕통(王通)이 당시의 권신(權臣)인 양소(楊素)로부터 벼슬을 권유받았을 때 “나에게는 선인이 남겨 준 오두막이 있으니 풍우를 피하기에 족하고, 땅뙈기가 있으니 죽을 끓여 먹고 살기에 족하고, 글을 읽고 도를 얘기하니 스스로 즐기기에 족하다.[通有先人之敝廬 足以庇風雨 薄田足以供餰粥 讀書談道 足以自樂]”라고 하면서 사양했던 고사가 전한다. <御批歷代通鑑輯覽 卷47 龍門王通獻策不報>
- 종자[種子] 성숙된 식물(植物)에서 나온 씨 또는 씨앗. 동물의 혈통이나 품종. 또는 그로부터 번식된 새끼. 사람의 혈통을 비속하게 낮잡아 이르는 말. 또는 혈통이 나쁘다는 뜻으로 사람을 욕하여 이르는 말. 진언종에서 불, 보살 등의 인물이나 수(水), 화(火) 등의 사물을 표상하는 범자(梵字). 아라야식에 저장되어 인식 작용을 일으키는 원동력.
- 독서종자[讀書種子] 독서의 씨앗. 책을 읽어 학문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로, 남송(南宋)의 학자인 나대경(羅大經)이 지은 학림옥로(鶴林玉露)에 “한(漢)나라의 두 분 헌왕(獻王)이 모두 책을 좋아하였으니, 나라가 전해진 것이 모두 가장 오래 되었다. 사대부 집안에 독서종자를 끊어지게 할 수 있겠는가.[漢二獻皆好書,而其傳國皆最遠. 士大夫家, 可使讀書種子衰息乎?]”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헌왕은 전한(前漢)의 하간헌왕(河間獻王)과 후한(後漢)의 동평헌왕(東平獻王)을 이른다. 또, 송(宋)나라 문학자 산곡(山谷) 황정견(黃庭堅)의 산곡집(山谷集) 별집(別集) 권6 계독서(戒讀書)에 “네 계층[士農工商]의 사람은 모두 대대로 가업을 계승하니, 사대부 계층의 자제는 충신(忠信) 효우(孝友)에 대하여 알아야 된다. 그리하여 사대부는 독서종자(讀書種子)가 끊이지 않도록 하여 재기(才氣)가 있는 사람이 나오면 세상에 명성을 드러낼 것이다.[四民皆當世業, 士大夫家子弟, 能知忠信孝友, 斯可矣. 然不可令讀書種子斷絶, 有才氣者出, 便當名世矣.]”라고 하였다. 사대부(士大夫) 집안은 마치 밭에 씨앗을 뿌리듯 대대로 끊이지 않고 학문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 역색[力穡] 힘써 농사를 지움. 거두는 것에 힘씀. 농사에 힘쓰다.
- 가색[稼穡] 농사(農事). 벼나 보리, 밀 따위의 주식이 되는 곡물을 재배하는 농업을 이르던 말. 가색(稼穡)은 심고 수확하는 것으로 농사짓는 것을 뜻한다. 稼(가)는 곡식을 심는 것을, 穡(색)은 곡식을 거두는 것을 이른다. 즉 농사, 주로 곡식농사를 뜻한다. 참고로, 서경(書經) 홍범(洪範)에 “오행(五行)의 성질은 물은 짜고 아래로 내려가며, 불은 불타고 위로 올라가며, 나무는 곧기도 하고 굽기도 하며, 쇠는 따르기도 하고 변하기도 하며, 흙은 농사지어 심고 거둔다.[水曰醎下 火曰炎上 木曰曲直 金曰從革 土爰稼穡]”라고 하였고, 상서(尙書) 주서(周書) 무일(無逸)에 “먼저 농사짓는 어려움을 안다.[先知稼穡之艱難]”고 하였고, 위공전(僞孔傳)에 “농사가 농부들의 어려움임을 무엇보다도 먼저 안다.[稼穡, 農夫之艱難事, 先知之.]”라고 하였고, 시경(詩經) 대아(大雅) 상유(桑柔)에 “저 모진 바람을 받고 선 듯이, 또한 몹시도 숨이 막히도다. 사람마다 나갈 마음은 있지만, 다들 난세라 안 된다 하고, 이 농사짓기를 좋아하여, 백성들과 농사지어 녹봉을 대신하노니, 농사짓는 것이 보배로우며, 녹봉 대신한 게 좋기만 하도다.[如彼遡風, 亦孔之僾. 民有肅心, 荓云不逮. 好是稼穡, 力民代食. 稼穡維寶, 代食維好.]”라고 하였다.
- 간신[艱辛] 힘들고 고생스러움. 어려움과 괴로움. 간난신고(艱難辛苦). 몹시 어렵고 괴로운 아주 심한 고생. 갖은 고초를 다 겪어, 몹시 고되고 괴로움을 이른다.
- 가색간신[稼穡艱辛] 녿사의 고생스러움. 가색(稼穡)은 농사(農事)를 이르고, 간신(艱辛)은 간난신고(艱難辛苦)로 힘들고 고생(苦生)스러움을 이른다. 참고로, 상서(尙書) 주서(周書) 무일(無逸)에 “먼저 농사짓는 어려움을 안다.[先知稼穡之艱難]”고 하였고, 위공전(僞孔傳)에 “농사가 농부들의 어려움임을 무엇보다도 먼저 안다.[稼穡, 農夫之艱難事, 先知之.]”라고 하였다.
- 가색간난[稼穡艱難] 가색은 곡식농사를 말하는 것으로, 농사짓기에 어려움을 이른다. 참고로, 상서(尙書) 주서(周書) 무일(無逸)에 “군자는 안일하지 않는 것을 처소로 삼는 것입니다. 먼저 농사일의 어려움을 알고 나서 안일하면 백성들의 의지하는 바를 알 것입니다.[君子所其無逸, 先知稼穡之艱難, 乃逸則知小人之依.]”고 하였고, 위공전(僞孔傳)에 “농사가 농부들의 어려움임을 무엇보다도 먼저 안다.[稼穡, 農夫之艱難事, 先知之.]”라고 하였다.
【譯文】 貧寒也須苦讀書, 富貴不可忘稼穡.
縱使家境貧窮睏乏, 也要讓子孫讀書 ; 雖然是個富貴人家, 也不可忘記耕種收穫的辛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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