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명함을 그르게 쓰는 것은
일생을 졸렬하게 사느니만 못하고
함부로 친구를 사귀는 것은
종일토록 독서를 하느니만 못하다.
誤用聰明, 何若一生守拙.
오용총명, 하약일생수졸.
濫交朋友, 不如終日讀書.
남교붕우, 불여종일독서.
<圍爐夜話위로야화>
- 오용[誤用] 잘못 사용함. 그릇되게 사용하다. 옳지 않은 데 쓰다.
- 총명[聰明] 영리하고 기억력이 좋으며 재주가 있음. 슬기롭고 도리(道理)에 밝음. 보거나 들은 것을 오래 기억하는 힘이 있음. 눈과 귀가 밝아지는 것. 눈과 귀가 예민(銳敏)함. 영리하다. 똑똑하다. 영민(靈敏)하다. 송(宋)나라 주희(朱熹)의 대학장구서(大學章句序)에 “만일에 총명과 지혜가 있어서 그 본성을 지극하게 하고 있는 자가 그 사이에서 나오면, 천(天)은 반드시 그를 명하여 억조창생의 임금으로 삼아서 백성을 다스려 교화하게 해서 그 본성을 회복하게 한다.[一有聰聰明睿智能盡其性者出于其間 則天必命之以为億兆之君師 使之治而教之 以復其性]”라고 하였고, 예기(禮記) 악기(樂記)에 “간사한 소리와 음란한 여색은 총명을 흐리게 한다.[姦聲亂色, 不留聰明.]”라고 했는데, 공영달(孔穎達)의 소(疏)에 “간사한 소리와 음란한 여색이 귀와 눈에 머물지 않게 하지 않으면 귀와 눈이 밝지 못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謂不使姦聲亂色留停於耳目, 令耳目不聰明也.]”라고 하였다.
- 하약[何若] 하여(何如). 어떠한가? 어떠하다. 어찌 같겠는가. 참고로, 맹자(孟子) 진심상(盡心上)에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사람에게 있어서는 매우 중대하다. 임기응변으로 교묘히 속이는 자는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쓸 일이 없다.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 남과 다르다면 남과 같은 것이 뭐가 있겠는가.[恥之於人大矣. 爲機變之巧者, 無所用恥焉. 不恥不若人, 何若人有.]”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수졸[守拙] 어리석음을 지킴. 자기 분수에 만족함. 어리석음을 지키고 본성(本性)을 고치지 않음. 사대부들이 관직에 나가지 않고 스스로 청빈함을 지키며 사는 것. 자신의 소박한 본성과 분수를 지켜 재주를 부리거나 명리(名利)를 다투지 않음. 세태에 융합하지 않고 우직(愚直)함을 지킴.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못난 본성을 고치지 않음. 어리석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우직한 태도를 고집하여 본성을 고치지 않음. 바둑에서 기력(棋力)을 나타내는 말. 겨우 자기의 집이나 지킬 정도라는 뜻으로 초단(初段)을 이르는 말. 참고로, 진(晉)나라 도연명(陶淵明: 도잠陶潛)의 귀원전거(歸園田居)에 “남쪽 들판에서 황폐한 밭 일구며 졸렬함을 지켜 전원으로 돌아왔다.[開荒南野際 守拙歸園田]”라고 하였다.
- 남교[濫交] 마구 사귀다. 함부로 교제하다.
- 붕우[朋友] 벗. 비슷한 또래로서 서로 친(親)하게 사귀는 사람. 마음이 서로 통하여 가깝게 사귀는 사람. 붕(朋)과 우(友)는 둘 다 벗을 의미하는 말이지만 붕(朋)은 뜻이 같은 사람 또는 같은 스승 밑에서 배운 사람[同門]을 의미하고, 우(友)는 붕(朋)과 같은 구체적인 의미가 약하다.
- 불여[不如] ~가 ~만 못하다. ~ 보다 ~하는 것이 더 낫다. ~하는 편이 낫다. ~하는 것만 못하다. 차라리 ~하는 게 낫다. 참고로, 맹자(孟子) 공손추 상(公孫丑上)에 “제나라 사람의 말에 이르기를 ‘비록 지혜가 있으나 세를 타는 것만 못하며, 비록 농기구가 있으나 때를 기다리는 것만 못하다.’고 하였으니, 지금 시대는 왕도를 구현하기가 쉽다.[齊人有言曰: 雖有智慧, 不如乘勢 ; 雖有鎡基, 不如待時. 今時則易然也.]”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謹守拙, 慎交友.
把聰明用錯了地方, 不如一輩子謹守愚拙, 至少不會出錯. 隨便交朋友, 倒不如整天閉門讀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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