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낮에 남을 속이면
고요한 밤 부끄러움 피할 길 없고
젊어서 뜻을 잃어버리면
헛되이 늙어서 비참함만 남게 된다.
白日欺人, 難逃淸夜之愧報.
백일기인, 난도청야지괴보.
紅顔失志, 空貽皓首之悲傷.
홍안실지, 공이호수지비상.
<菜根譚채근담/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修身수신>
<醉古堂劍掃취고당검소/小窓幽記소창유기 : 醒성>
※ 취고당검소(醉古堂劍掃 / 小窓幽記소창유기)에는 “낮에 남을 속이면 밤에 얼굴 붉어지는 부끄러움을 피할 수 없고, 젊어서 뜻을 잃으면 늙어서 공연히 슬픔만 남게 된다.[白日欺人, 難逃清夜之愧赧 ; 紅顔失志, 空遺皓首之悲傷.]”라고 되어 있다.
- 백일[白日] 밝은 태양. 백주(白晝). 대낮. 구름이 끼지 아니한 밝은 해. 구름이 끼지 않은 맑은 날의 밝게 빛나는 해. 환하게 밝은 낮. 대낮. 시간. 세월. 현세(現世). 군왕(群王). 군주(君主). 참고로, 백거이(白居易)의 시 호가행(浩歌行)에 “세월을 묶어둘 긴 끈이 없고, 젊은 날 머물게 할 단약도 없네.[既無長繩繫白日, 又無大藥駐朱顔.]”라고 한 데서 보이고, 두보(杜甫)의 시 한별(恨別)에 “고향 집 생각하며 달 아래 거닐다 맑은 밤에 서 있고, 아우를 그리워하며 구름 보다가 한낮에 조노라.[思家步月淸宵立, 憶弟看雲白日眠.]”라고 한 데서 보이고, 주자(朱子)의 시 재거감흥(齋居感興)에 “금솥에 용과 범이 서려 있더니, 삼 년 만에 신선의 단약을 고았어라. 한 숟갈 입에 떠서 넣으니, 대낮에 날개 돋혀 하늘로 올랐도다.[金鼎蟠龍虎, 三年養神丹. 刀圭一入口, 白日生羽翰.]”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기인[欺人] 사람을 속임. 남을 속임. 참고로, 당(唐)나라의 시인 설능(薛能)의 시 춘일사부우회(春日使府寓懷)에 “청춘은 나를 등지고 당당히 가 버리고, 백발은 사람을 속여 자주자주 나는구나.[靑春背我堂堂去 白髮欺人故故生]”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난도[難逃] 벗어나기 어렵다. 피할 수 없다.
- 청야[淸夜/清夜] 맑게 갠 밤. 조용한 밤. 고요한 밤. 적막한 밤. 고즈넉한 밤. 참고로, 조식(曺植)의 시 공연(公宴)에 “청명한 밤에 서원에서 노니노라니, 달리는 수레가 서로 따르는구나.[淸夜遊西園, 飛蓋相追隨.]”라고 한 데서 보인다. 또, 소옹(邵雍)의 청야음(淸夜吟)에 “달은 하늘 한가운데 이르고, 바람은 물 위에 살살 부누나. 이러한 맑고 깨끗한 의미를, 아마도 아는 사람이 적으리.[月到天心處, 風來水面時. 一般淸意味, 料得少人知.]”라고 하였다.
- 괴보[愧報] 부끄러운 과보(果報).
- 괴난[愧赧]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짐. 무안해서 얼굴을 붉힘. 얼굴이 붉어지도록 부끄러움.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다.
- 홍안[紅顔] 젊고 혈색이 좋은 얼굴. 한창 때. 젊은 여인의 아름다운 얼굴. 붉은 얼굴이라는 뜻으로 젊어서 혈색(血色)이 좋은 얼굴을 이르는 말이다.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 청명(淸明)에 “꽃을 탐하는 저 고운 새는 즐겁기만 한데, 죽마 타던 어린 시절로 나는 되돌아갈 수 없어라.[繡羽衝花他自得, 紅顔騎竹我無緣.]”라고 한 데서 보이고, 두보(杜甫)의 시 옥대관(玉臺觀)에 “홍안에 날개 돋아 하늘에 오르는 신선이야 어찌 또 바라리요, 흰머리의 어부나 나무꾼으로 늙어 감이 마땅하리라.[更肯紅顔生羽翼, 便應黃髮老漁樵.]”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실지[失志] 뜻을 잃음. 마음이 나갈 방향(方向)을 잃음. 낙담(落膽)함. 일이 바라는 대로 되지 않거나 기대에 어긋나서 마음이 상함.
- 공이[空貽] 부질없이 남기다. 부질없이 끼치다. 공연히 끼치다.
- 공유[空遺] 부질없이 끼치다. 부질없이 남기다. 공연히 남기다.
- 호수[皓首] 백발(白髮). 흰 머리라는 뜻으로, 노인(老人)을 이르는 말이다. 참고로, 한(漢)나라 때 이릉(李陵)이 소무(蘇武)와 작별할 때 준 ‘여소무시 3수(與蘇武詩三首)’에 “부디 힘써서 밝은 덕을 숭상하여, 백발까지 변치 않기로 기약하세.[努力崇明德, 皓首以爲期.]”라고 한 데서 보인다. 명덕(明德)은 영덕(令德)과 같은 말로 곧 미덕이다.
- 비상[悲傷] 마음이 슬프고 쓰라림. 슬퍼하고 마음 아파함. 마음이 슬프고 아픔. 슬퍼서 마음이 상하다. 참고로, 소식(蘇軾)의 조주한문공묘비(潮州韓文公廟碑)에 “균천에 인재가 없어 상제가 슬퍼하니, 노래 읊으며 하계에서 불러오도록 무양을 보내 왔네.[鈞天無人帝悲傷, 謳吟下招遣巫陽.]”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日不欺人. 少不喪志.
白天欺負他人, 難以逃脫淸靜夜晚的鬼怪報複 ; 少年喪失志向, 徒然遺留白發年老的悲痛憂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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