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르고 따뜻함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것이지만
평생을 배부르고 따뜻하게 지냄으로써
정신이 흐리멍덩하고 의지가 나태하다면
어찌 제대로 해낼 일이 있겠는가.
주림과 추위는 누구나 달가워하지 않는 것이지만
반드시 어느 정도의 굶주림과 추위를 겪어야
정신이 차려지고 몸이 굳건해져
비로소 일을 맡아 제대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飽暖人所共羨, 然使享一生飽暖, 而氣昏志惰, 豈足有爲.
포난인소공선, 연사향일생포난, 이기혼지타, 기족유위.
饑寒人所不甘, 然必帶幾分饑寒, 則神緊骨堅, 乃能任事.
기한인소불감, 연필대기분기한, 즉신긴골견, 내능임사.
<圍爐夜話위로야화>
- 포난[飽暖/飽煖] 배불리 먹고 따뜻이 입는 것. 생활이 넉넉하다. 의식(衣食)이 풍족하여 생활이 안락하다. ‘배부르게 먹고 따뜻하게 입는다.’는 뜻으로, 의식(衣食)이 넉넉하게 지냄을 이르는 말이다. 참고로, 왕우칭(王禹偁)의 시 10월20일작(十月二十日作)에 “배부르고 따뜻한 걸 모르고 지내다가, 황주 백성 사는 것 보고 부끄러웠네.[飽暖我不覺, 羞見黃州民.]”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공선[共羨] 모두가 부러워함.
- 기혼[氣昏] 정신(精神)이 아득하고 기력(氣力)이 흐리멍덩함. 정신이나 기력이 없어 몽롱하고 흐리멍덩하다. 참고로, 한유(韓愈)가 조주(潮州)로 귀양 가는 도중에 지은 시 제임롱사(題臨瀧寺)에 “조주에 이르지 않았어도 내가 말할 수 있나니, 해변의 장기(瘴氣) 자욱이 어려 물이 하늘에 부딪치리라.[潮陽未到吾能說, 海氣昏昏水拍天.]”라고 한 데서 보인다. 신기혼매(神氣昏昧).
- 지타[志惰] 뜻이 나태해지다. 의지가 약해지다. 지기태타(志氣怠惰).
- 기한[饑寒] 굶주림과 추위. 굶주리고 헐벗어 배고프고 추움. 참고로, 소식(蘇軾)은 두보(杜甫)에 대하여 말하기를 “고금에 시인이 하 많지만, 오직 두자미를 으뜸으로 일컬으니, 이것이 어찌 그가 굶주리고 추위에 떨며 정처 없이 유랑하면서도 밥 한 끼 먹을 때도 임금을 잊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古今詩人多矣, 而惟稱杜子美爲首, 豈非以其饑寒流落而一飯未嘗忘君也歟.]”라고 하였다.
- 불감[不甘] ~을 달가워하지 않다. 만족하지 않다. 원하지 않다. 참고로, 장자(莊子) 대종사(大宗師)에 “옛날의 진인(眞人)은 잠을 잘 때 꿈을 꾸지 않았고, 깨어 있을 때에는 걱정이 없었으며, 음식을 먹을 때에는 달게 여기지 않았고, 숨을 쉴 때는 깊고 깊었다.[古之眞人, 其寢不夢, 其覺無憂, 其食不甘, 其息深深.]”라고 하였고, 논어(論語) 양화(陽貨)에 “대저 군자가 상을 지낼 때는,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달지 않고 음악을 들어도 즐겁지 않고 일상생활도 편치 않다. 그러므로 하지 않는다.[夫君子之居喪, 食旨不甘, 聞樂不樂, 居處不安, 故不爲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기분[幾分] 좀. 약간. 얼마간. 다소. 어떠한 수효(數爻)나 분량(分量)이나 정도(程度)를 묻는 말이다.
- 신긴[神緊] 정신이 긴장되어 있다. 정신을 바짝 차리다. 정신두수(精神抖擻).
- 골견[骨堅] 뼈가 단단하다. 신체가 굳건하다. 골기견강(骨氣堅強).
- 임사[任事] 사무(事務)를 맡음. 일을 맡기다. 일을 시키다. 일을 맡다. 일을 맡다. 직무를 맡다. 재직하다. 어떠한 일. 무슨 일.
【譯文】 一生溫飽而氣昏志惰, 幾分饑寒則神緊骨堅.
人人都羨慕吃得飽, 穿得暖的生活, 可是, 就算一生都享盡物質飽暖的生活, 崦精神卻昏昧怠惰, 那又有什麼作爲呢? 忍受饑寒是人們最不願意的事, 但是, 饑寒卻能策勵人的志氣, 使精神抖擻, 骨氣堅強, 這樣才能承擔重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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