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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길이 막힐지언정 아첨하지 않는 것은 <呻吟語신음어>


선한 사람이라고 반드시 복이 있는 것이 아니고

악한 사람이라고 반드시 화가 있는 것이 아님을

군자는 익히 알고 있지만

화를 입을지언정 악을 행하지 않고

충직한 사람은 앞길이 막히고

아첨하는 사람은 앞길이 트임을

군자는 익히 알고 있지만

앞이 막힐지언정 아첨하지 않는 것은

도리 상 마땅하다는 것을 알 뿐만이 아니라

그 마음에도 용납지 못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善者不必福,  惡者不必禍,  君子稔知之也,  寧禍而不肯爲惡.
선자불필복,  악자불필화,  군자임지지야,  영화이불긍위악.
忠直者窮,  諛佞者通,  君子稔知之也,  寧窮而不肯爲佞.
충직자궁,  유녕자통,  군자임지지야,  영궁이불긍위녕.
非但知理有當然,  亦其心有所不容已耳.
비단지이유당연,  역기심유소불용이이.

<呻吟語신음어 : 修身수신>


  • 불필[不必]  필요(必要)가 없음. ~하지 마라. ~할 필요가 없다. ~할 것까지는 없다. 반드시 ~한 것은 아니다. 참고로, 논어(論語) 헌문(憲問)에 “덕을 소유한 사람은 반드시 이에 합당한 말을 하게 마련이지만, 그럴듯한 말을 한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꼭 덕이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有德者, 必有言, 有言者, 不必有德.]”라는 공자의 말이 나온다.
  • 임지[稔知]  익히 알다. 자세히 잘 앎. 숙지(熟知)하다. 염지(稔知).
  • 불긍[不肯]  ~하려고 하지 않다. 기꺼이 ~하려고 하지 않다. 원하지 않다. 즐기어 하지 아니함. 요구(要求) 따위를 즐기어 듣지 아니함. 요구 따위를 받아들이지 않음. 즐겨 하고자 하지 않음. 참고로, 서경(書經) 대고(大誥)에 “아버지가 집을 지으려 하여 이미 설계까지 끝냈다 하더라도, 그 자손이 집터도 닦으려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집이 완성되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若考作室, 旣底法, 厥子乃不肯堂, 矧肯構?]”라고 한 데서 보이고, 정자(程子)가 맹자를 평하기를 “맹자는 우뚝한 태산의 기상이 있다.[孟子泰山巖巖之氣象也]”라고 하였고, 육구연(陸九淵)이 주희(朱熹)를 평가하기를 “주원회(朱元晦)는 기상이 태산 교악과 같다. 다만 한스러운 것은 스스로 자신의 견해를 옳다 여기며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이다.[朱元晦如泰山喬嶽 惟恨其自是己見 不肯聽人說話]”라고 하여 맹자와 주자의 기상을 태산에 비긴 데서 보인다. <近思錄 卷14 觀聖賢> <心經附註 心經後論>
  • 충직[忠直]  충성스럽고 곧음. 충성스럽고 정직함.
  • 유녕[諛佞]  남에게 아첨(阿諂)함. 남에게 영합하여 아첨함. 남에게 잘 보이려고 알랑거림.
  • 비단[非但]  비단 ~뿐만 아니라. ~뿐만 아니라. ‘아니다’ 따위의 부정(否定)하는 말 앞에 쓰여, ‘다만’, ‘오직’의 뜻을 나타내는 말.
  • 탄지[坦知]  뚜렷이 알다. 드러내 알리다. 명확히 알다.
  • 당연[當然]  이치로 보아 마땅하게 그렇게 되게. 일의 앞뒤 사정(事情)을 놓고 볼 때 마땅히 그러함. 또는 그런 일.
  • 불용[不容]  용서(容恕)하거나 용납(容納)할 수 없음. 용납하거나 용서하지 않음. 허용하지 않다. 참고로, 진서(晉書) 권74 환겸열전(桓謙列傳)에 큰 재능을 지닌 사람은 번번이 세속의 버림을 받게 된다는 뜻으로 “작은 물은 큰 배를 용납하지 못한다.[小水不容大舟]”라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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