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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승할 것은 계승하고 개혁할 것을 개혁해야 <呻吟語신음어 : 治道치도>


정치를 하는 자는 시세를 따름이 중요하다.

일을 마땅히 이어가야 할 때에는

후세에 쓸데없는 일을 일으켜서는 안 되고

일을 마땅히 고쳐야만 할 때에는

후세에 못 막을 화근을 기르지 말아야 한다.


爲政者貴因時.
위정자귀인시.
事在當因,  不爲後人開無故之端.
사재당인,  불위후인개무고지단.
事在當革,  不爲後人長不救之禍.
사재당혁,  불위후인장불구지화.

<呻吟語신음어 : 治道치도>


  • 위정[爲政]  정치를 함. 정치(政治)를 행(行)함. 참고로, 논어(論語) 위정(爲政)에 “정치를 덕으로 하는 것은 비유하면 북극성이 자리를 잡고 있으면 여러 별들이 그에게로 향하는 것과 같다.[爲政以德, 譬如北辰居其所, 而衆星共之.]”라고 한 데서 보이고, 중용장구(中庸章句) 제20장 제4절에 “정사를 행하는 것은 사람에게 달려 있으니, 사람을 취하되 군주 자신으로써 하고, 자신을 닦되 도로써 하고, 도를 닦되 인으로써 해야 한다.[爲政在人, 取人以身, 修身以道, 修道以仁.]”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위정자[爲政者] 정치(政治)를 하는 사람. 정치를 행하는 사람.
  • 인시[因時]  시세(時勢)를 좇음. 때를 따름. 시세(時勢)에 맞추어 따름.
  • 시세[時勢]  현재의 물건값. 어느 일정한 때의 어떤 물건(物件)의 시장(市場) 가격(價格). 물건이나 사람의 가치, 쓸모, 인기 등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시세[時勢]  세상의 형편. 어떤 때의 형세(形勢). 맹자(孟子)의 제자 공손추(公孫丑)가 관중(管仲)과 안영(晏嬰)이 이룬 공업을 예로 들며, 맹자에게 그들을 본받아 제 선왕을 패자(覇者)로 만들어주길 권했다. 이에 맹자는 “제나라를 가지고 왕도정치를 하는 것은 손을 뒤집는 것처럼 쉽다.[以齊王由反手也]”라고 하였다. 공손추는 ‘문왕의 거룩한 덕으로도 왕도정치를 완성하지 못하고 무왕을 거쳐 주공에 이르러서야 덕화가 행해진 사실’을 예로 들며, 왕도정치가 그토록 쉽다면 그것을 완성하지 못한 문왕은 존경할 만한 성인이 못 되는 것이냐고 이의를 제기했다. 맹자는 “농기구가 있다 하더라도 때를 기다리는 것만 못하고, 지혜가 있다 하더라도 형세를 타는 것만 못하다.[雖有鎡基 不如待時 雖有知慧 不如乘勢]”라는 시세론을 펼치며, 때와 조건이 무르익었기 때문에 오히려 쉽다고 대답하였다. 이어 “오늘날 만승의 나라가 어진 정치를 행한다면 백성들이 거꾸로 매달린 것을 풀어준 것처럼 기뻐할 것이다. 그러므로 일은 옛사람의 반만 하고서 효과는 반드시 옛사람의 배가 되는 것은 오직 지금만이 그러할 것이다.[當今之時 萬乘之國 行仁政 民之悅之 猶解倒懸也 故事半古之人 功必倍之 惟此時爲然]”라고 하였다. <맹자孟子 공손추상公孫丑上>
  • 무고[無故]  아무런 까닭이 없음. 탈이 없이 잘 있음. 탈이나 걱정거리 없이 편안함. 참고로, 예기(禮記) 옥조(玉藻)에 “임금은 아무 까닭 없이 옥을 몸에서 떼어 놓지 않으며, 대부는 아무 까닭 없이 걸어 놓은 악기를 치우지 않으며, 선비는 아무 까닭 없이 금슬을 철거하지 않는다.[君無故玉不去身, 大夫無故不徹縣, 士無故不徹琴瑟.]”라고 하였고, 송원학안(宋元學案) 권15 이천학안(伊川學案)에, 중국 송(宋)나라 때 정이(程頤)가 어느 날 강(講)을 마치고 아직 물러나오지 않았을 때, 나이 어린 철종(哲宗)이 무심코 버드나무 가지를 꺾는 것을 보고 “바야흐로 봄이 되어 생명을 싹 틔우는 때에 아무 까닭 없이 꺾어서는 안 됩니다.[方春發生, 不可無故摧折.]”라고 진언하였다는 고사에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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