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안일하게 살아서는 아니 되니
일정한 생업이 있어야
비로소 풀어진 마음을 잡을 수 있고
일상을 간소하게 생활함이 필요하니
사치의 단초를 막아야
곧바로 검소한 덕을 드러낼 수 있다.
人生不可安閑, 有恒業, 才足收放心.
인생불가안한, 유항업, 재족수방심.
日用必須簡省, 杜奢端, 即以昭儉德.
일용필수간성, 두사단, 즉이소검덕.
<圍爐夜話위로야화>
- 안한[安閒/安閑] 평안(平安)하고 한가(閑暇)로움. 마음이 편안하여 느긋함. 조용하고 한적하다. 편안하고 한가하다. 편안하고 조용하게 지내는 것을 가리킨다. 참고로, 소식(蘇軾)의 시 과광애사(過廣愛寺)에 “세상에 붙여 사니 몸은 꿈속 같은데, 편안하니 하루가 일 년 같구나.[寓世身如夢, 安閒日似年.]”라고 하였다. 이는 하루가 1년처럼 시간이 더디 갔다는 뜻이다. 안일(安逸).
- 안일[安逸] 편안하고 한가함. 쉽게 여김. 안일하다. 편하고 한가롭다.
- 불가[不可] ~할 수가 없다. ~해서는 안 된다.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옳지 않은 것. 어떤 일을 해서는 안 되는 상태에 있는 것. 성적(成績) 등급(等級)에서 가장 낮은 것.
- 항업[恒業/恆業] 일정한 직업(職業). 늘 일정하게 가지고 있는 직업. 일정한 벌이를 할 수 있는 생업을 말한다. 맹자(孟子) 양혜왕 상(梁惠王上)에 “일정한 생업이 없어도 언제나 선한 본심을 견지할 수 있는 것은 선비만이 가능한 일이다. 일반 백성의 경우는 일정한 생업이 없으면 선한 본심을 지킬 수 없게 된다. 이처럼 선한 본심이 없어지게 되면 방탕하고 편벽되고 간사하고 넘치게 행동하는 등 못할 짓이 없게 된다.[無恒産而有恒心者 惟士爲能 若民則無恒産 因無恒心 苟無恒心 放僻邪侈無不爲已]”라는 말이 나온다. 항업(恆業).
- 방심[放心] 마음을 놓다. 안심하다. 방일한 마음. 마음을 다잡지 아니하고 풀어 놓아 버림. 긴장이 풀려 마음을 다잡지 않고 놓아 버림. 안심하여 주의를 하지 않음. 모든 걱정을 떨쳐 버리고 마음을 편히 가짐. 염려하던 마음을 놓음. 마음을 놓아버리는 것. 주의집중을 하지 않고 마음을 흐트러뜨리는 것. 놓아 버린 선한 마음. 마음을 놓쳐 버렸다는 것은 외물(外物)에 유혹되어 선심(善心)을 잃게 됨을 말한다. 참고로, 맹자(孟子) 고자 상(告子上)에 “인(仁)은 사람의 마음이요, 의(義)는 사람의 길이다. 그 길을 버리고서 따르지 않으며, 그 마음을 놓치고서 찾을 줄을 모르니, 애달프다. 닭이나 개가 달아나면 사람들이 찾을 줄을 알면서도 마음이 달아나면 찾을 줄을 모른다. 학문의 길은 다른 것이 아니다. 달아난 그 마음을 찾는 것일 뿐이다.[仁 人心也 義 人路也 舍其路而弗由 放其心而不知求 哀哉 人有雞犬放則知求之 有放心而不知求 學問之道無他 求其放心而已矣]”라고 하였고, 또 “공자가 이르기를 ‘잡으면 보존되고 놓으면 잃게 되어, 드나듦이 정해진 때가 없으며, 그 정한 방향을 알 수 없는 것은 오직 마음을 두고 이른다.’라고 하셨다.[孔子曰: 操則存, 舍則亡, 出入無時, 莫知其鄕, 惟心之謂與.]”라고 하였다.
- 수방심[收放心] 놓아 버린 마음을 거둬들임. 풀어진 마음을 거두어들임. 잃어버린 마음을 거두어들임. 몸 밖으로 나가서 멋대로 돌아다니는 마음을 수렴해 거두어들임. 서경(書經) 필명(畢命)의 “비록 그 풀어진 마음을 거두었으나 막기가 어렵다.[雖收放心, 閑之惟艱.]”라는 말에서 유래하였다. 참고로, 맹자(孟子) 고자 상(告子上)에 “학문하는 방도는 다른 것이 없다. 그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것일 뿐이다.[學問之道無他 求其放心而已矣]”라고 하였고, 이정유서(二程遺書) 권1 단백부사설(端伯傅師說)에 “한지국이 이르기를 ‘도가에 삼주가 있으니, 마음이 머물면 기가 머물고, 기가 머물면 정신이 머문다. 이것이 이른바 셋을 보존하고 하나를 지킨다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백순 선생이 이르기를 ‘이 세 가지는 사람이 밥을 먹는 짧은 시간에도 떠나지 않는 자가 없으니, 그 요체는 다만 방심을 수습하는 데 있다.’고 하였다.[持國曰: 道家有三住, 心住則氣住, 氣住則神住, 此所謂存三守一. 伯淳先生曰: 此三者, 人終食之頃, 未有不離者, 其要只在收放心.]”라고 하였고, 소학집주(小學集註) 총론(總論)에서 진씨(陳氏)가 “정자는 주경하는 공부가 소학의 빠진 것을 보충할 수 있다고 하였으니, 주경하면 방심을 거두어 큰 근본을 세울 수 있다.[程子說主敬工夫, 可以補小學之闕 蓋主敬, 可以收放心而立大本.]”라고 하였다.
- 일용[日用] 날마다 씀. 물건을 날마다 씀. 또는 그런 물건. 그날그날의 씀씀이. 일용의. 생활비. 일용품(日用品). 일용(日用)은 날마다 쓴다는 뜻으로 일상생활을 의미한다. 참고로, 후한서(後漢書) 87권 서강전(西羌傳)에 “일용의 권의(權宜)를 꾀하여 경세(經世)의 원대한 방략을 망각하였다.[計日用之權宜, 忘經世之遠略.]”라고 하였고, 주역(周易) 계사전 상(繫辭傳上) 5장(章)에 “한 번 음하고 한 번 양함을 도라 이르니, 계속하여 함은 선이요, 갖추어 있음은 성이다. 어진 사람은 이를 보고 인이라 이르고 지혜로운 사람은 이를 보고 지라 이르며, 백성들은 날마다 쓰면서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군자의 도가 드문 것이다.[一陰一陽之謂道 繼之者善也 成之者性也 仁者見之 謂之仁 知者見之 謂之知 百姓日用而不知 故君子之道鮮矣]”라고 하였고, 주자가례(朱子家禮) 서문에 “그 근본은 집안에서 날마다 쓰는 떳떳한 체이니 진실로 하루도 수행하지 않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其本者 有家日用之常體 固不可以一日而不修]”라고 한 데서 보인다.
- 필수[必須] 꼭 필요(必要)로 함. 없어서는 아니 됨. 반드시. 참고로, 정관정요(貞觀政要)의 제1편 논군도(論君道) 1장에 “만일 천하를 안정시키려 하면 반드시 제 몸을 바르게 해야 한다.[若安天下, 必須先正其身.]”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간생[簡省] 일을 간소(簡素)하게 하는 것. 절약하다. 요약하다. 줄이다. 생략하다. 간단히 하다.
- 사단[奢端] 사치의 실마리. 사치의 단서. 사치의 조짐. 사치의 단초(端初).
- 단초[端初] 실마리. 일의 첫머리. 일이나 사건, 생각 등을 풀어 나갈 수 있는 계기.
- 발단[發端] 어떤 일이 처음으로 벌어짐. 또는 그 일이 처음으로 시작됨. 어떤 일의 계기가 됨. 또는 그 계기가 되는 일. 어떤 일의 첫머리.
- 검덕[儉德] 검소(儉素)한 행실(行實). 수수한 덕(德). 꾸밈이 없이 수수한 행실이나 마음가짐. 참고로, 주역(周易) 비괘(否卦) 상전(象傳)에 “천지가 사귀지 않음이 비(否)이니 군자가 이를 본받아 덕을 감추고 환난을 피해서 녹봉으로써 영화롭게 하지 말아야 한다.[天地不交否, 君子以儉德辟難, 不可榮以祿.]”라고 하였고, 상서(尙書) 태갑 상(太甲上)에 “검약의 덕을 삼가 실천하여 나라를 영원히 보전할 것을 생각하라.[愼乃儉德 惟懷永圖]”라고 하였고, 두보(杜甫)의 시 유감오수(遺憾五首) 중 세 번째 시에 “낙양으로 배와 수레가 줄지어 오니, 사방에서 거두어들인 공물과 부세라네. 창고엔 곡식 썩어 간다는 말 들리고, 사람마다 임금 행차 기다리네. 금성 탕지(金城湯池)의 견고함 믿지 말고, 새 정치 만들어 보세. 검약의 미덕 행할 뿐, 도적도 본래는 왕의 신하라네.[洛下舟車入, 天中貢賦均. 日聞紅粟腐, 寒待翠華春. 莫取金湯固, 長令宇宙新. 不過行儉德, 盜賊本王臣.]”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人生不可安閒, 日用必須簡省.
人活在世上是不可閑逸度日, 有了長久營生的事業, 才能夠將放失的本心收回. 平常花費必須簡單節省, 杜絕奢侈的習性, 正可以昭明節儉的美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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