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음에는 안목이 넓어야 하고
사람됨에는 주관이 확고해야만 한다.
看書須放開眼孔, 做人要立定腳跟.
간서수방개안공, 주인요입정각근.
<圍爐夜話위로야화>
- 간서[看書] 책을 보다. 책을 소리내지 않고 읽음. 책을 봄. 참고로, 한유(韓愈)의 단등경가(短燈檠歌)에 “밤이면 가는 글자를 써서 글을 짓느라, 두 눈은 눈곱 끼어 침침하고 머리털은 하얀데, 이때에도 등잔대 끌어다 책상 앞에 놓으니, 새벽까지 책 보자면 어찌 잠을 잘 수 있으랴.[夜書細字綴語言, 兩目眵昏頭雪白. 此時提携當案前, 看書到曉那能眠?]”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방개[放開] 크게 하다. 길게 하다. 넓히다. 펴다. 놓아 주다. 석방하다. 방면하다.
- 안공[眼孔] 눈알이 박혀 있는 구멍. 눈구멍. 시야(視野). 견식(見識). 견해.
- 안공대[眼孔大] 눈구멍이 크다는 뜻으로, 식견(識見)이 넓음을 비유(比喩)하는 말이다.
- 안공소[眼孔小] 눈구멍이 작다는 뜻으로, 식견(識見)이 좁음을 비유(比喩)하는 말이다.
- 주인[做人] 사람 됨됨이. 처세하다. 행동하다. 올바른 사람이 되다. 인간이 되다. 참고로 주자어류(朱子語類) 권7 학일(學一) 소학(小學)에 “후생초학들은 우선 소학을 보아야 하니, 이 책은 사람을 만드는 틀이기 때문이다.[後生初學且看小學之書, 那是做人底様子.]”라고 한 데서 보이고, 주자어류(朱子語類) 권101에, 양시(楊時)가 간신 채경(蔡京)의 부름에 나아가 벼슬했던 일에 대해 주희(朱熹)는 “구산은 사람됨이 구차스럽고 이때에는 녹을 위해 벼슬해야 할 형편이었으므로 터무니없이 나아간 것이다.[龜山做人苟且 是時未免祿仕 故胡亂就之]”라고 비난한 데서 보인다.
- 입정각근[立定脚跟] 똑바로 서다. 입장을 굳건히 하다. 한곳에 터를 잡고서 정착해 사는 것. 자신의 입장을 확고히 하고 흔들리지 않음. 소학집주(小學集註) 총론에서 주자(朱子)가 “옛사람들은 소학에서 스스로 말할 때부터 가르침이 있었다. 1세에는 1세의 공부가 있어, 20세에 이르면 성현의 자질을 이미 스스로 삼분을 갖고 있으니 대학은 광채만 낼 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 소학의 공부를 놓치고 지나쳐 버려 다시 돌아가 공부할 수 없으니, 다만 지금의 처지에 의거하여 곧바로 머물러 각근을 정하고 공부하여야 한다. 30세에 깨달았다면 곧 30세부터 각근을 정하고 공부를 하며 곧 나이 8, 9십 세에 깨달았다면 또한 마땅히 현재 처한 상황에서 공부해야 한다.[古人於小學 自能言便有敎 一歲有一歲工夫 到二十來歲 聖賢資質 已自有三分了 大學 只出治光彩 而今都蹉過了 不能更轉去做 只據而今地頭 便劄住立定脚跟做去 如三十歲覺悟 便從三十歲立定脚跟做去 便年八九十歲覺悟 亦當據現在劄住做去]”라고 하였다.
- 입정[立定] 똑바로 서다. 단단히 서다. 제자리 서. 마음을 세워 안정시킴. 굳건히 서서 자신의 분수를 지키다[立定脚跟, 安分守己.]. 참고로, 주역(周易) 곤괘(坤卦) 문언(文言)에 “군자가 경(敬)하여 안을 곧게 하고 의(義)하여 밖을 방정하게 하여 경과 의가 확립되면 덕이 외롭지 않다.[君子敬以直內, 義以方外, 敬義立而德不孤.]”라고 하였는데, 이에 대해 주희(朱熹)가 “경과 의는 한 가지 일일 뿐이다. 두 다리로 똑바로 서는 것은 경이고 걷는 것은 의이며, 눈을 감은 것은 경이고 눈을 뜨고 보는 것은 의이다.[敬義只是一事. 如兩脚立定是敬, 纔行是義, 合目是敬, 開眼見物便是義.]”라고 한 데서 보인다. <朱子語類 卷12 學6 持守> 또, 근사록(近思錄) 변이단(辨異端)에, 정이(程頤)가 말하기를 “석씨의 학설에 대하여 만일 그 설을 궁구하여 버리고 취하려 하다가는 그 설을 궁구하기 전에 이미 변화하여 불자가 되어 버릴 것이다.……그러므로 우선 그들의 행적상에서 성인과 부합하지 않은 것을 단절하는 것만 못하다. 그들의 말이 성인과 부합하는 곳은 우리 도에 본디 있는 것이고, 부합하지 않는 것은 진실로 취하지 않아야 할 것이니, 이와 같이 마음을 세워 정한다면 마음 정하기가 쉬워진다.[釋氏之說, 若欲窮其說而去取之, 則其說未能窮, 固已化而爲佛矣.……故不若且於迹上斷定不與聖人合. 其言有合處, 則吾道固已有, 有不合者, 固所不取. 如是立定, 却省易.]”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각근[脚根] 발뒤꿈치. 자신을 지탱할 수 있는 단단한 토대. 발꿈치. 발뒤축. 입장. 행적. 내막. 진상. 바탕. 물체의 하단(下端)이나 근방. 각근(脚跟)은 근각(跟脚)으로도 쓰며 발꿈치를 가리키는 것으로 기초, 기본, 근저를 뜻한다. 소학집주(小學集註) 총론에서 주자(朱子 : 주희朱熹)가 “옛사람들은 소학에서 스스로 말할 때부터 가르침이 있었다. 1세에는 1세의 공부가 있어, 20세에 이르면 성현의 자질을 이미 스스로 삼분을 갖고 있으니 대학은 광채만 낼 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 소학의 공부를 놓치고 지나쳐 버려 다시 돌아가 공부할 수 없으니, 다만 지금의 처지에 의거하여 곧바로 머물러 각근을 정하고 공부하여야 한다. 30세에 깨달았다면 곧 30세부터 각근을 정하고 공부를 하며 곧 나이 8, 9십 세에 깨달았다면 또한 마땅히 현재 처한 상황에서 공부해야 한다.[古人於小學 自能言便有敎 一歲有一歲工夫 到二十來歲 聖賢資質 已自有三分了 大學 只出治光彩 而今都蹉過了 不能更轉去做 只據而今地頭 便劄住立定脚跟做去 如三十歲覺悟 便從三十歲立定脚跟做去 便年八九十歲覺悟 亦當據現在劄住做去]”라고 하였다. 또, 주희(朱熹)의 회암집(晦菴集) 권55 답진초종(答陳超宗)에 “진실하게 공부를 하는 사람은 단지 이 한 생각 사이에 곧 착실하게 근저에서부터 해 나간다.[眞實做工夫底人, 只此一念之間, 便著實從脚跟下做將去.]”라고 하였다. 각근(腳根). 각근(脚根). 각근(腳跟).
【譯文】 放眼讀書, 立根做人.
看書必須要放開心胸, 才可能接受並判斷新的觀念. 做人要站穩自己的立場和把握住原則, 才是一個具有見地, 不隨波逐流的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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