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는 정성과 신의만을 마음에 두나
아녀자들도 모두 그를 신처럼 여겨 공경하니
그래서 군자는 결국에 군자가 되고 마는 것이다.
소인은 세상을 살아감에 온갖 술수를 다 부리나
마을사람들 모두 그를 귀신처럼 여겨 피하니
그래서 소인은 헛되이 소인이 되고 마는 것이다.
君子存心但憑忠信, 而婦孺皆敬之如神, 所以君子落得爲君子.
군자존심단빙충신, 이부유개경지여신, 소이군자낙득위군자.
小人處世盡設機關, 而鄕黨皆避之若鬼, 所以小人枉做了小人.
소인처세진설기관, 이향당개피지약귀, 소이소인왕주료소인.
<圍爐夜話위로야화>
- 존심[存心] 마음에 새겨 두고 잊지 아니함. 사람의 욕망 따위에 의해서 본심(本心)을 해치는 일이 없이 항상 그 본연의 상태를 지킴. 또는 그 일. 군자의 마음가짐. 맹자(孟子) 이루 하(離婁下)에 “군자가 보통 사람과 다른 점은 그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것 때문이다. 군자는 언제나 인의 도리를 마음에 간직하고 예법을 마음에 간직한다.[君子所以異於人者 以其存心也 君子以仁存心 以禮存心]”라는 말이 나온다.
- 단빙[但憑] 마음대로 하다. 자유에 맡기다. 다만 ~에 의거하다.
- 충신[忠信] 충성(忠誠)과 신의(信義). 충후하고 정직함. 임금이나 국가에 대해 바치는 진정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하고 올바른 마음과 믿음. 곧 충성(忠誠)과 신의(信義)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참고로, 주역(周易) 건괘(乾卦) 구삼(九三) 문언(文言)의 “군자는 덕을 진전시키고 업을 닦나니, 충신은 덕을 진전시키는 것이요, 말을 닦고 성실함을 세움은 업을 쌓는 것이다.[君子進德修業, 忠信所以進德也. 修辭立其誠, 所以居業也.]”라고 하였고, 열자(列子) 권8 설부(說符)에, 공자가 하량(河粱)을 구경하는데 폭포가 3천 장이고 소용돌이치는 급류가 90리나 되어 물고기도 유영(遊泳)하지 못하는데 어떤 장부가 무사히 지나왔다. 공자가 어떻게 들어가 어떻게 나왔는지 묻자, 그가 말하기를 “처음에 내가 들어갈 때 충과 신을 우선으로 하였고, 내가 나올 때도 계속하여 충과 신으로 하였다. 충성되고 신실한 마음으로 나의 몸을 물결 위에 맡기고, 감히 사심은 조금도 가지지 않는다. 내가 물 속에 잘 들어가고 나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始吾之入也, 先以忠信 ; 及吾之出也, 又從以忠信. 忠信錯吾軀於波流, 而吾不敢用私, 所以能入而復出者, 以此也.]”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 충신[忠信] 논어(論語) 위영공(衛靈公)에, 자장(子張)이 공자에게 뜻이 행해지는 것에 대해 묻자 공자가 대답하기를 “말이 충성스럽고 미더우며 행실이 돈독하고 공경스러우면 비록 오랑캐의 나라에서도 행해질 수 있을 것이다.[言忠信, 行篤敬, 雖蠻貊之邦, 行矣.]”라고 하였는데, 그에 대한 진씨(陳氏) 주석에 “충은 자신을 다하는 것이며, 신은 성실히 하는 것을 말한다.[盡己之謂忠 以實之謂信]”라고 하였다. 또, 대학장구(大學章句) 전 10장의 주석에 “자신을 드러내어 최선을 다하는 것을 충이라고 하고, 상대를 따라서 어김이 없는 것을 신이라고 한다.[發己自盡爲忠, 循物無違謂信.]”라고 하였는데, 신(信)은 실(實)과 통한다. 주자(朱子)가 충(忠)은 발기자진(發己自盡), 즉 자기의 내부에서 움직여 그 마음을 다하는 것이요, 신(信)은 순물무위(循物無違), 즉 사물의 이치와 도리에 따라서 위배(違背)되지 않는 것이라 하며, 충은 선의 근본이요, 신은 충의 움직임이라 하는 한편, 충과 신의 분리된 두 개념을 결합하여 충신(忠信)이라 하고, 자신의 마음을 다하여 사물의 이치와 도리에 위배되지 않는 것이라고도 정의(定義)하였다.
- 부유[婦孺] 부인과 아동. 부녀자와 어린이.
- 낙득[落得] 결국. 마침내. 좋지 못한 결과를 얻다. ~하는 지경에 이르다. 나쁜 결과가 되다. ~를 초래하다. ~가 되고 말다. 결과적으로 얻다. 처지에 놓이다. 마음이 편안해지다. 결과. 합계. 맨 나중 남은 것.
- 낙득[樂得] 기꺼이 ~하다. 즐거이 ~하다. ~하는 것이 마음에 꼭 맞다. 마침 ~할 것을 바라고 있다.
- 처세[處世] 사람들과 어울려 세상에서 살아가는 일. 세상사는 일. 이 세상에서 살아감.
- 기관[機關] 기심(機心). 계모(計謀). 계략. 덫. 함정. 계략이나 책략을 꾸미려고 하는 속생각. 권모술수. 남을 해치려는 교사스런 마음. 남을 해치기 위하여 계책을 꾸미고 활동하는 것. 사람이 순수한 마음을 갖지 않고 때에 따라 임기응변하여 자신의 명리(名利)만을 위하는 행위.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서 교묘하게 기교를 부리는 것. 세상일에 대해서 이리 해볼까 저리 해볼까 하면서 따져 보는 마음. 계기(契機)의 관문(關門). 가장 중요한 관견. 목적 달성의 계기. 주요한 부분. 장치(裝置). 기관(機關)이란 본래 기계 장치를 말하는 것이지만 그 장치가 매우 교묘하고, 또 기계를 활용하자면 교묘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뜻에서 의미가 확산되어, 계략이나 모략 등을 뜻하게 되었다. 참고로, 송나라 황정견(黃庭堅)이 7세 때 지었다는 목동(牧童)에 “소를 타고 멀리멀리서 앞마을 지나나니, 젓대 소리 바람에 비껴 언덕 저편에서 들려라. 다소의 장안에 명리를 좇는 사람들은, 기관을 다 쓰는 것이 그대만 못하여라.[騎牛遠遠過前村 吹笛風斜隔岸聞 多少長安名利客 機關用盡不如君]”라고 하였다. ‘기관을 다 쓴다’는 말은 원래는 세상의 명리를 얻기 위해 온갖 생각을 다 하는 것이다.
- 향당[鄕黨] 고대의 지방행정구역(地方行政區域) 단위이다. 주(周)나라 제도에 500집을 당(黨), 2500집을 향(鄕)이라 하였다.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방을 가리킨다. 대명률석의(大明律釋義) 권12 14장 “예기(禮記)에 1만 2500가(家)는 향(鄕)이고, 500가는 당(黨)이라 하였는데, 명대의 1현(縣) 1리(里) 또한 향당이라고 하였다.[古者 萬二千五百家爲鄕 五百家爲黨 今一縣一里亦曰鄕黨]”라고 하였다. 참고로, 논어(論語) 자로(子路)에, 자공(子貢)이 공자(孔子)에게 “어떠하여야 선비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何如斯可謂之士矣.]”라고 묻자, 공자가 “처신함에 있어 부끄러워할 줄을 알며, 사방에 사신으로 나가서는 군주의 명을 욕되게 하지 않으면 선비라 할 수 있다.[行己有恥, 使於四方, 不辱君命, 可謂士矣.]”라고 하였다. 자공이 다시 묻기를 “감히 그다음 가는 선비에 대하여 묻겠습니다.[敢問其次]”라고 하자, 공자가 “종족들로부터 효성스럽다는 칭찬을 받고 향당으로부터 공손하다는 칭찬을 받는 사람이다.[宗族稱孝焉, 鄕黨稱弟焉.]”라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주자(朱子)는 “이것은 근본은 확립되었으나 재주가 부족한 자이므로 그다음이 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향당(鄉黨).
- 향당[鄕黨] 고향. 동향(同鄕). 한 고향 사람. 향당(鄕黨)은 부모와 친족이 거주하는 고향지방이란 뜻이다. 흔히 자라난 고장을 말한다. 향리(鄕里)와 같은 말이다. 향(鄕)은 12,500가구의 마을이고, 당(黨)은 500가구 수준의 고을이다. 논어(論語) 향당(鄕黨)에 “공자(孔子)는 향당(鄕黨)에서는 공손하여 마치 말조차도 잘 못하는 사람 같았다.[孔子於鄕黨, 恂恂如也, 似不能言者.]”고 하였는데, 주(註)에 “향당(鄕黨)은 부형(父兄)과 종족(宗族)이 계신 곳이다.”라고 하였다. 또, 맹자(孟子) 공손추 하(公孫丑下)에 “천하에 달존이 세 가지가 있으니, 관작이 하나요, 연치가 하나요, 덕이 하나이다. 조정에는 관작만한 것이 없고, 향당에는 연치만한 것이 없으며, 세상을 돕고 백성을 기름에는 덕 만한 것이 없다.[天下有達尊三, 爵一齒一德一, 朝廷莫如爵, 鄕黨莫如齒, 輔世長民莫如德.]”라고 하였고, 일주서(逸周書) 관인(官人)에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충성심과 은혜로움을 보고, 고향이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성실성과 신뢰성을 본다.[君臣之間, 觀其忠惠; 鄕黨之間, 觀其誠信.]”라고 하였다.
- 왕주[枉做] 그릇되게 ~하다. 헛되이 ~하다. 쓸데없이 ~하다. 억울하게 ~되다. 그릇되게 ~되다.
【譯文】 君子重忠信, 小人徒心機.
君子做事, 但求盡心盡力, 忠誠信實, 婦人小孩都對他極爲尊重, 所以, 君子之爲君子並不枉然. 小人在社會上做事, 到處設計, 玩花樣, 使得人人都對他退避三舍, 心裏十分鄙棄他. 因此, 小人費盡了心機, 也得不到他人的敬重, 可說是白做了小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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