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萬籥] 만(萬)은 간무(干舞) 즉 방패를 들고 추는 춤으로 무무(武舞)이며, 약(籥)은 약무(籥舞) 즉 피리를 불며 태묘에서 추는 춤으로 문무(文舞)이다. 참고로, 시경(詩經) 패풍(邶風) 간혜(簡兮)에 “훤칠하게 허우대 큰 이가 궁전 뜰에서 만무(萬舞)를 추도다. 왼손에는 피리를 잡고, 오른손에는 꿩 깃을 쥐었네. 그 얼굴 물들인 양 붉거늘, 공께서 한잔 술을 내리시네.[碩人俁俁, 公庭萬舞. 有力如虎, 執轡如組. 左手執籥, 右手秉翟. 赫如渥赭, 公言錫爵.]”라고 한 데서 보이고, 예기(禮記) 단궁 하(檀弓下)에 “중수가 수 땅에서 죽었는데 임오일에도 역 제사를 지냈다. 다만 만무만 추게 하고 약무는 추게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공자는 ‘그렇게 하는 것은 예가 아니다. 경이 졸하면 역 제사는 지내지 않는 것이다.’라고 하였다.[仲遂卒于垂, 壬午猶繹. 萬入去籥, 仲尼曰: 非禮也, 卿卒不繹.]”라고 한 데서 보인다.
만어[蠻語] 남만의 말. 오랑캐의 말. 진(晉) 나라 학융(郝隆)이 남만(南蠻)에 가서 참군(參軍) 벼슬을 했는데 남만어로 시를 지었다 한다. 고금사문유취(古今事文類聚) 별집(別集) 권6에 “학륭이 환공의 남만 참군이 되었는데, 3월 3일 모임에서 시를 지어 말하기를 ‘추우가 맑은 연못에서 뛴다.[娵隅躍淸池]’라고 하였다. 환공이 추우가 무엇인지 묻자, 학륭이 대답하기를 ‘남쪽 오랑캐들이 물고기를 추우라 합니다.’라고 하였다.[郝隆爲桓公南蠻參軍, 三月三日會, 作詩云, 娵隅躍淸池. 桓問娵隅是何物. 答曰, 蠻名魚爲娵隅.]”라는 내용이 보이고, 세설신어(世說新語) 배조(排調)에 “학륭(郝隆)이 환공(桓公)의 남만참군(南蠻參軍)이 되어, 3월 3일의 모임에서 시를 짓게 되었는데, 시를 짓지 못하는 자는 벌주 3되를 마시게 되어 있었다. 학륭은 시를 짓지 못하여 이에 걸려들었는데 벌주를 마시고 나자, 문득 그는 붓을 들고 ‘추우(娵隅)가 맑은 못에 뛰어 노네.[娵隅躍淸池]’라고 한 구절을 지었다. 환공이 이를 보고 ‘추우(娵隅)라는 것이 어떤 물건인가?’라고 물으니, 학륭이 대답하기를 ‘남만(南蠻)의 말로 물고기를 추우(娵隅)라고 합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환공이 다시 묻기를 ‘시를 짓는데 어찌 만어(蠻語)를 사용하는가?’라고 하니, 학륭이 대답하기를 ‘천리 먼 곳에 그대의 공무를 수행키 위해, 제가 남만참군이 되었는데, 어찌 남만의 말을 쓰지 못한단 말입니까!’라고 하였다.[郝隆爲桓公南蠻參軍, 三月三日會, 作詩, 不能者罰酒三升. 隆初以不能受罰, 旣飮, 攬筆便作一句云: 娵隅躍淸池. 桓問:「娵隅是何物?」 答曰: 蠻名魚爲娵隅. 桓公曰: 作詩何爲作蠻語? 隆曰: 千里投公, 始得一蠻府參軍;那得不作蠻語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만어사[萬魚寺] 만어사(萬魚寺)는 자씨산(慈氏山)이라고도 하는 만어산 중턱에 있는 고찰이다. 삼국유사(三國遺事) 어산불영(魚山佛影)에 사찰에 대한 연기설(緣起說)과 전설이 실려 있다.
만억급자[萬億及秭] 양이 무척 많음을 표현하는 말이다. 억(億)은 만(萬)의 만(萬), 자(秭)는 억(億)의 억(億)이라 한다. 시경(詩經) 주송(周頌) 풍년(豐年)에 “풍년에 기장이 많으며 벼가 많아, 또한 높은 곳집이, 만과 억과 자(秭)이거늘, 술을 만들고 단술을 만들어, 조비(祖妣)에게 나아가 올려서, 온갖 예를 모두 구비하니.[豐年多黍多稌, 亦有高廩, 萬億及秭. 爲酒爲醴, 烝畀祖妣, 以洽百禮.]”라고 하였고, 재삼(載芟)에 “수확하기를 많이 하고 많이 하니, 꽉 찬 그 노적이, 만이며 억이며 자이거늘, 술을 만들고 단술을 만들어, 조비에게 나아가 올려서, 온갖 예를 두루 하도다.[載穫濟濟, 有實其積, 萬億及秭. 爲酒爲醴, 烝畀祖妣, 以洽百禮.]”라고 한 데서 보인다.
만언봉사[萬言封事] 봉사(封事)는 상서(上書)나 봉장(奉狀)이 누설될까 두려워하여 주머니에 넣어 봉해서 바치는 것이다. 조선전기의 문신이자 학자인 율곡(栗谷) 이이(李珥)가 1574년에 왕에게 올린 상소문아 율곡전서(栗谷全書) 총 44권 중 권 5에 수록되어 있는데, 일명 갑술만언봉사(甲戌萬言封事) 또는 만언소(萬言疎)라고도 불린다. 갑술년에 올린 만언에 이르는 상소라는 뜻인데, 실제로는 1만 2,000자가 넘는다. 거기에 “정자가 일찍이 말하기를 ‘나라를 위해 천명이 영원하기를 하늘에 빌 수 있으며, 몸체를 길러 장생에 이를 수 있고, 배워서 성인에 이를 수 있다. 사람의 힘으로 천지조화를 이겨낼 수 있다. 이 세 가지 일은 분명 사람의 힘으로 조화를 이겨낼 수 있지만, 사람들이 스스로 안 하는 것뿐이다.[程子嘗曰:“爲國而至於祈天永命, 養形而至於長生, 學而至於聖人, 此三事, 分明人力可以勝造化, 自是人不爲耳.”]”라고 하였다.
만언서[萬言書] 제왕(帝王)에게 올리는 장편(長篇)의 건의문(建議文)을 이른다. 참고로, 왕안석(王安石)이 올린 상황제만언서(上皇帝萬言書)가 있고, 소식(蘇軾)의 상신종황제서(上神宗皇帝書)가 있다. 동파(東坡) 소식(蘇軾)이 송나라 신종황제에게 올린 상신종황제서(上神宗皇帝書)는 신하들이 자신의 정치적 소견 등을 상주하는 장문의 상소문이다. 소식은 당시 구법당(舊法黨)에 속한 관료로서 왕안석(王安石)의 신법당(新法黨)과 첨예하게 대립하였는데, 이 글에서 신법당의 급진적 개혁 세력과 그 정책을 강력히 비판했다가 항주 통판(杭州通判)으로 좌천되었다.
만언수[萬言手] 만언(萬言)의 솜씨. 매일 만언의 긴 문장을 지을 수 있는 솜씨라는 뜻으로, 재기(才氣)가 넘치고 문사(文思)가 민첩함을 뜻한다. 당(唐)나라 이백(李白)의 여한형주서(與韓荊州書)에 “군후께서는 문장을 저술함이 신명과 같고, 덕행은 천지를 감동시키며, 필법은 조화에 참여할 만하고, 학문은 하늘과 인간의 이치를 궁구하였으니, 바라건대 마음을 열고 안색을 펴서 절하지 않고 읍만 했다 하여 거절하지 말고, 만일 반드시 성대한 연회로 접대하고 마음껏 청담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면, 청컨대 하루에 만언의 글을 짓도록 시험한다 하더라도 말안장에 기대어 기다릴 수 있을 것입니다.[君侯制作侔神明, 德行動天地, 筆參造化, 學究天人, 幸願開張心顔, 不以長揖見拒, 必若接之以高宴, 縱之以淸談, 請日試萬言, 倚馬可待.]”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古文眞寶 後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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