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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이 질박을 귀히 여기지 마라 <呻吟語신음어 : 應務응무>


쓸데없는 질박을 군자는 귀히 여기지 않으니

비록 잔재주와 임기응변을 일삼아선 안 되지만

덕스러운 지혜와 기술적 지식이 없어서도 안 된다.


無用之樸,  君子不貴.
무용지박,  군자불귀.
雖不事機械變詐,  至於德慧術知,  亦不可無.
수불사기계변사,  지어덕혜술지,  역불가무.

<呻吟語신음어 : 應務응무>


  • 순박[淳朴/淳樸]  순량하고 소박함.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순수하며 인정이 두터움. 소박하고 순진하다. 성실하고 꾸밈이 없다. 순박(醇樸).
  • 질박[質樸]  겉으로 꾸미거나 공교(工巧)로움이 없음. 별스럽게 꾸민 데가 없이 수수하고 사치스럽지 아니함. 자연 그대로 인위가 가미되지 않은 것. 소박. 순박함.
  • 불사[不事]  종사하지 않다. 일삼지 않다. 힘쓰지 않다.
  • 기계[機械]  구속. 속박. 기(機)는 올가미, 우리. 계(械)는 형틀, 수갑, 차꼬, 칼, 병장기, 무기. 금(金)나라 채송년(蔡松年)의 시 경신윤월종사환자영상대신월독작(庚申閏月從師還自潁上對新月獨酌)에 “자기 스스로 세속 일에 얽매여, 순순히 구속을 받아들이네.[自要塵網中, 低眉受機械.]”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기계[機械]  본체에 어긋나게 일을 쉽게 하거나 욕구를 유발하는 기틀. 도구(道具)를 짜 맞추어 이에 동력(動力)을 응용함으로써 일정한 운동을 전하여 작업을 행하게 하는 물건. 역학(力學) 기계(機械), 전기(電氣) 기계(機械), 열 기관(機關) 따위가 있음. 자기(自己)의 생각이나 감정(感情)이 없이 기계(機械)처럼 움직이는 사람. 장자(莊子) 천지(天地)에 “공자(孔子)의 제자 자공(子貢)이 초(楚)나라를 유람하고 진(晉)나라로 가면서 한수(漢水)의 남쪽을 지나다가 한 노인을 만났다. 그 노인은 밭이랑에 물을 주기 위해 한창 우물을 깊이 파 놓고 물동이를 안고 우물로 들어가 물을 퍼내 오곤 하였는데, 그 일이 몹시 힘들어 보이므로 자공이 그 노인에게 용두레를 사용하여 물을 퍼내면 힘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많은 물을 퍼낼 수 있다고 일러 주었다. 그 노인이 처음에는 성을 벌컥 냈다가 이내 웃으면서 말하기를 ‘내가 우리 스승에게서 들으니, 기계가 있으면 반드시 꾀를 부리는 일이 있게 되고, 꾀를 부리는 일이 있으면 반드시 교사하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고 하였다.[吾聞之吾師 有機械者必有機事 有機事者必有機心]’고 했다.”라고 하였다.
  • 변사[變詐]  변덕스럽고 속임수를 씀. 거짓말로 속이다. 이리저리 배반하여 속이는 것. 요변스럽게 요랬다조랬다 함. 변덕스럽고 요사스럽게 이랬다저랬다 하는 일. 병세(病勢)가 졸지에 이리저리 달라 짐. 병세(病勢)가 갑자기 달라지는 일.
  • 기계변사[機械變詐]  교활하고 변화무쌍하다. 간교하고 교활하다. 기변(機變). 맹자(孟子) 진심 상(盡心上)에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사람에게 매우 중요하다. 임기응변으로 교묘한 짓을 잘하는 자는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쓸 곳이 없다.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 남과 같지 않다면 무엇이 남과 같은 것이 있겠는가?[恥之於人大矣. 爲機變之巧者, 無所用恥焉. 不恥不若人, 何若人有?]”라고 하였는데, 집주(集註)에 “기계변사(機械變詐)를 교묘하게 하는 자는 행하는 바의 일이 모두 사람들이 깊이 부끄러워하는 것인데도, 저쪽은 또 스스로 계책을 얻었다고 여긴다. 그러므로 그 부끄러운 마음을 쓸 곳이 없는 것이다.[爲機械變詐之巧者, 所爲之事皆人所深恥, 而彼方且自以爲得計, 故無所用其愧恥之心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기변[機變]  때에 따라 변(變)함. 그때그때의 처한 형편에 따라 알맞게 일을 처리함. 의리를 돌아보지 않고 모략과 사술로써 남을 해치는 일. 계책. 속임수. 임기응변(臨機應變). 기계변사(機械變詐).
  • 덕혜[德慧]  덕혜(德慧)는 총혜(聰慧)한 덕을 말한다. 덕의 지혜.
  • 술지[術知]  일을 교묘하게 잘 꾸미는 지혜. 기술의 지식.
  • 덕혜술지[德慧術知]  덕스러운 지혜와 뛰어난 기술. 덕스러운 지혜와 기술적인 재능. 덕의 지혜와 도술의 재지. 도덕적 지혜[德慧]와 기술적 지식[術知]. 참고로, 맹자(孟子) 진심 상(盡心上)에 “사람의 덕스러운 지혜와 기술적인 재능은 항상 위기 속에서 나온다. 오직 외로운 신하와 서얼의 자식은 마음가짐을 극도로 조심하고 환란을 깊이 걱정하기 때문에 사리에 통달하는 것이다.[人之有德慧術知者, 恒存乎疢疾. 獨孤臣孽子, 其操心也危, 其慮患也深, 故達.]”라고 하였는데, 그 주(註)에 의하면 사람에게 재환이 있으면 반드시 자기의 부족한 점을 보충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진질(疢疾)은 전염병인데 전하여 재환(災患)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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