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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욕의 길을 막고 세속의 짐을 벗어야 [塞物欲路색물욕로 弛塵俗肩이진속견] <채근담>


물욕의 길을 막고 나서야

비로소 도의의 문을 열 수 있고

세속을 짐을 벗고 나서야

바야흐로 성현의 짐을 질 수 있다.


塞得物欲之路,  纔堪闢道義之門.
색득물욕지로,  재감벽도의지문.
弛得塵俗之肩,  方可挑聖賢之擔.
이득진속지견,  방가도성현지담.

<菜根譚채근담/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修身수신>


  • 물욕[物欲]  물질(物質)에 대한 욕망(欲望). 돈이나 물건을 갖고 싶어하는 마음. 돈이나 물건에 대한 욕심. 참고로 논어(論語) 자로(子路)에 나오는 공자의 말에 “강하고 굳세며 질박하고 어눌한 것이 인에 가깝다.[剛毅木訥, 近仁.]”라고 하였고, 이에 대한 양시(楊時)의 주석에서 “강하고 굳세면 물욕에 굽히지 않고, 질박하고 어눌하면 외물에 치달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인(仁)에 가까운 것이다.[剛毅則不屈於物欲, 木訥則不至於外馳. 故近仁.]”라고 하였다.
  • 도의[道義]  도덕(道德)과 정의(正義).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키고 행하여야 할 도덕(道德)이나 의리(義理). 참고로, 주자통서(周子通書) 사우 하(師友下) 제25에 “도의가 자신에게 있으면 존귀해진다. 사람이 태어나서는 몽매한 상태인데 장성해서도 스승이나 벗이 없으면 어리석은 채로 있게 된다. 도의란 스승이나 벗을 통해 자기 몸에 지니게 되어 존귀해질 수 있는 것이니, 그 의리가 소중하지 않으며 그 모임이 즐겁지 않은가.[道義者 身有之則貴且尊 人生而蒙 長無師友則愚 是道義由師友有之而得貴且尊 其義不亦重乎 其聚不亦樂乎]”라고 하였다.
  • 도의지문[道義之門]  주역(周易) 계사전 상(繫辭傳上)에, 공자(孔子)가 이르기를 “주역은 지극한 것이로다. 대체로 주역은 성인이 덕을 높이고 업을 넓히는 바이니, 지혜는 높이는 것이요, 예는 낮추는 것이라, 높이는 것은 하늘을 본뜬 것이요, 낮추는 것은 땅을 본뜬 것이다. 하늘과 땅이 위치를 베풀어놓음으로써 주역이 그 가운데 행해지는 것이니, 이루어진 본성을 잘 보존하는 것이 도의의 문이다.[易, 其至矣乎! 夫易, 聖人所以崇德而廣業也. 知崇禮卑, 崇效天, 卑法地. 天地設位, 而易行乎其中矣, 成性存存, 道義之門.]”라고 하였다.
  • 진속[塵俗]  지저분한 속(俗)된 인간 세상. 진세(塵世). 속세의 번잡함. 세속적인 것. 참고로, 두보(杜甫)의 병적(屛迹)에 “백발로 명아주 끌고 다니니, 맘과 자취 둘 다 깨끗해 기쁘구나.[杖藜從白首, 心迹喜雙淸.]”라는 구절이 있는데, 구조오(仇兆鰲)의 주(注)에서 “맘과 자취가 둘 다 깨끗함은 세속의 기가 없음을 이른다.[心迹雙淸, 言無塵俗氣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성현[聖賢]  성인(聖人)과 현인(賢人)을 아울러 이르는 말. 지혜로운 사람. 근사록(近思錄) 권1의 성무위장(誠無爲章)에서 “성대로 하고 편안히 하는 사람을 성인이라 이르고, 회복하고 지키는 사람을 현인이라 이른다.[性焉安焉之謂聖, 復焉執焉之謂賢.]”라고 하였다. 또, 근사록(近思錄) 존양류(存養類)에 “성현의 천 마디 만 마디 말씀은 다만 사람들이 이미 놓아 버린 마음을 가져다 단속하여, 돌이켜서 몸에 들어오게 하고자 할 뿐이니, 스스로 찾아 위로 가서 아래로 인간의 일을 배우고 위로 천리를 통달하게 된다.[聖賢千言萬語, 只是欲人將已放之心約之, 使反復入身來, 自能尋向上去, 下學而上達也.]”라고 하였다.
  • 성인[聖人]  덕과 지혜가 뛰어나고 사리(事理)에 정통하여 모든 사람이 길이 우러러 받들고 모든 사람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 사리에 통달(通達)하고 덕과 지혜(智慧)가 뛰어나 길이길이 우러러 받들어지고 만인(萬人)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을 일컫는 말. 참고로, 통서(通書)에 북송(北宋)의 주염계(周濂溪)가 말하기를 “성인은 하늘을 본받기를 바라고, 현인은 성인을 본받기를 바라고, 선비는 현인을 본받기를 바란다.[聖希天, 賢希聖, 士希賢.]”라고 하였고, 맹자(孟子) 진심 하(盡心下)에 “좋아할 만한 사람을 선인이라 이르고, 선을 자기 몸에 소유한 사람을 신인이라 이르고, 선을 충실히 한 사람을 미인이라 이르고, 충실하여 빛남이 있는 사람을 대인이라 이르고, 대인이면서 저절로 화한 사람을 성인이라 이르고, 성스러워 알 수 없는 사람을 신인이라 이른다.[可欲之謂善, 有諸己之謂信, 充實之謂美, 充實而有光輝之謂大, 大而化之之謂聖, 聖而不可知之之謂神.]”라고 하였다.
  • 현인[賢人]  현자(賢者). 어진사람. 덕행의 뛰어남이 성인(聖人)다음 가는 사람. 어질고 지혜롭기가 성인에 견줄 만큼 뛰어난 사람. 어질고 총명하여 성인의 다음 가는 사람. 불교에서 견도에 이르지는 않았으나 악에서 벗어난 사람을 일컫는 말. 참고로, 주역(周易) 계사전 상(繫辭傳上)에 “쉬우면 알기 쉽고 간략하면 따르기 쉬우며, 알기 쉬우면 친함이 있고 따르기 쉬우면 공(功)이 있으며, 친함이 있으면 오래할 수 있고 공(功)이 있으면 크게 할 수 있으며, 오래할 수 있으면 현인(賢人)의 덕(德)이요, 크게 할 수 있으면 현인(賢人)의 업(業)이다.[易則易知, 簡則易從, 易知則有親, 易從則有功, 有親則可久, 有功則可大, 可久則賢人之德, 可大則賢人之業.]”라고 하였고, 북송(北宋)의 주염계(周濂溪)가 통서(通書)에 이르기를 “성인은 하늘을 본받기를 바라고, 현인은 성인을 본받기를 바라고, 선비는 현인을 본받기를 바란다.[聖希天, 賢希聖, 士希賢.] 라고 하였다.

【譯文】 塞物欲路,  弛塵俗肩.
能夠堵塞得了奔馳物欲的身心路道,  才有可能打開道義的大門  ;  放得下塵緣俗情的掛礙,  才有可能挑得起聖賢濟世利人的擔子.
堵塞得了物質欲望的道路,  方才能夠開辟道德義理的大門  ;  背馳得了凡塵世俗的肩荷,  方才可以挑起聖人賢達的擔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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