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공부는 어려운 데서부터 학문은 괴로움 속에서 [功夫難處做 學問苦中得] <채근담>


공부를 어려운 곳에서부터 해 나가는 것은

마치 바람을 마주하고 노를 젓는 것과 같아

그야말로 한층 참된 정신이 되고

학문을 괴로움 속에서부터 얻어내는 것은

마치 모래를 헤쳐 금을 얻는 것과 같아

그야말로 하나의 진정한 소식이 된다.


功夫自難處做去者,  如逆風鼓棹,  纔是一段眞精神.
공부자난처주거자,  여역풍고도,  재시일단진정신.
學問自苦中得來者,  似披沙獲金,  纔是一個眞消息.
학문자고중득래자,  사피사획금,  재시일개진소식.

<菜根譚채근담/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修身수신>


  • 공부[功夫]  학문이나 기술을 닦는 일[工夫]. 투자한 시간. 조예. 재주. 솜씨. 노력. 실력. 무술. 능력. 참고로, 주희(朱熹)가 여조겸(呂祖謙)에게 답한 편지에 “공부는 중단되기 쉽고 의리는 궁구하기 어렵습니다.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으니 매우 두려워할 만합니다. 어이하겠습니까, 어이하겠습니까.[功夫易間斷, 義理難推尋, 而歲月如流, 甚可憂懼, 奈何奈何.]”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난처[難處]  처리(處理)하기 어려움. 처지(處地)가 딱함. 험준(險峻)한 곳. 함께하기 어렵다. 같이 있기 거북하다. 사귀기 어렵다. 참고로, 논어(論語) 태백(泰伯) 1장의 집주(集註)에 “그 마음은 바로 백이와 숙제가 무왕의 말고삐를 잡고 간하던 심정이었으나 일의 어려운 점은 그보다 더 심하였다.[其心, 卽夷齊扣馬之心, 而事之難處, 有甚焉者.]”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주거[做去]  실행(實行)하여 나감. 소학집주총론(小學集註總論)에서 주자(朱子)가 “옛사람들은 소학에서 스스로 말할 때부터 가르침이 있었다. 1세에는 1세의 공부가 있어, 20세에 이르면 성현의 자질을 이미 스스로 삼분을 갖고 있으니 대학은 광채만 낼 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 소학의 공부를 놓치고 지나쳐 버려 다시 돌아가 공부할 수 없으니, 다만 지금의 처지에 의거하여 곧바로 머물러 각근을 정하고 공부하여야 한다. 30세에 깨달았다면 곧 30세부터 각근을 정하고 공부를 하며 곧 나이 8, 9십 세에 깨달았다면 또한 마땅히 현재 처한 상황에서 공부해야 한다.[古人於小學, 自能言便有敎. 一歲有一歲工夫, 到二十來歲, 聖賢資質, 已自有三分了, 大學, 只出治光彩. 而今都蹉過了, 不能更轉去做, 只據而今地頭, 便劄住立定脚跟做去. 如三十歲覺悟, 便從三十歲立定脚跟做去, 便年八九十歲覺悟, 亦當據現在劄住做去.]”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역풍고도[逆風鼓棹]  바람을 거슬러 노를 저어나감.
  • 고도[鼓棹]  배의 노를 저음. 노를 젓다. 배를 몰다. 격도(擊棹).
  • 재시[才是/纔是]  이것이야 말로 ~ 이다. 정말로 ~ 이다. 모두. ~야 말로. 마땅히 ~함이 옳다. 이/가. ~야만.
  • 일단[一段]  한 계단. 한층. 계단 등의 한 층계. 장소를 몇 개로 구분할 때 어느 한 구역. 문장 등의 한 토막. 인쇄물의 한 단(段). 일조(一條). 일편(一片). 벼 한 묶음. 참고로, 당(唐)나라 때 효우 선생(孝友先生) 주인궤(朱仁軌)가 평소 자제(子弟)에게 경계한 말에 “종신토록 남에게 길을 양보해도 그 양보한 것이 100보가 되지 않고, 종신토록 밭두둑을 양보해도 잃는 것이 한 뙈기가 되지 않는다.[終身讓路, 不枉百步, 終身讓畔, 不失一段.]”라고 한 데서 보인다. 또, 두보(杜甫)의 입주행(入奏行)에 “두 시어는 천리마나 봉황의 새끼 같아서, 나이 삼십도 되기 전에 충의를 다 갖추어, 강직하기가 세상에 다시없으니, 마치 만 골짝에서 나온 번쩍이는 한 조각 맑은 얼음을 영풍관 한로관의 옥병에 넣어 둔 것 같구나.[竇侍御驥之子鳳之雛 年未三十忠義俱 骨鯁絶代無 炯如一段淸冰出萬壑 置在迎風寒露之玉壺]”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정신[精神]  육체나 물질에 대립되는 영혼이나 마음.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며 판단하는 능력. 또는 그런 작용. 마음의 자세나 태도. 사물의 근본적인 의의(意義)나 목적 또는 이념이나 사상. 사물에 접착하는 마음. 신사(神思). 성령(聖靈). 의식(意識). 근기(根氣). 기력(氣力). 참고로, 주자어류(朱子語類) 권8 학2(學二) 총론위학지방(總論爲學之方)에 주희(朱熹)가 이르기를 “양기가 발하는 곳에서는 무쇠나 바위도 뚫을 수가 있으니 정신이 하나로 모이면 무슨 일인들 이루지 못하겠는가.[陽氣發處, 金石亦透, 精神一到, 何事不成?]”라고 하였다.
  • 학문[學問]  지식을 배워서 익힘. 또는 그 지식. 일정한 이론을 바탕으로 전문적으로 체계화된 지식. 보고 들은 바가 많아 일의 선후나 사물의 본질을 분별하는 능력. 일정한 분야에서 어떤 이론을 토대로 하여 체계화한 지식의 영역.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워서 익히는 일. 또는 사물을 탐구하여 이론적으로 체계화된 지식을 세우는 일. 참고로, 중용장구(中庸章句) 제20장에 공자가 이르기를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물으며, 신중히 생각하고, 밝게 분변하며, 돈독히 실행하여야 한다.[博學之, 審問之, 愼思之, 明辯之, 篤行之.]”라고 하였다.
  • 피사획금[披沙獲金]  모래를 헤집고 금을 얻다. 많은 데에서 훌륭한 것을 고르다. 참고로, 남조(南朝) 양(梁)나라 종영(鍾嶸)의 시품(詩品) 권1에 “반악(潘岳)의 시는 비단을 펼쳐놓은 것처럼 찬란해서 좋지 않은 대목이 없고, 육기(陸機)의 글은 모래를 헤치고 금을 가려내는 것과 같아서 왕왕 보배가 보인다.[潘詩爛若舒錦, 無處不佳, 陸文如披沙簡金, 往往見寶.]”라고 하였다. 피사간금(披沙揀金). 피사간금(披沙簡金).
  • 일개[一個]  한 개. 하나. 하나의. 같은 것인. 명사 앞에서 가치나 성질을 나타냄.
  • 소식[消息]  천지의 시운(時運)이 바뀌어가는 형편. 천지의 시운이 끊임없이 돌고 돌아 자꾸 변화하고 순환하는 일. 사라질 것은 사라지고 생겨날 것은 생겨나게 하는 본래의 이치. 일월(日月)의 내왕(來往). 때의 변천(變遷). 영고(榮枯)와 성쇠(盛衰). 풍신(風信). 소장(消長). 사라졌다 살아남. 소식(消息)은 곧 천지조화의 자취에 의하여 만물이 사라지고 자라나고 하는 것을 말한다. 참고로, 주역(周易) 풍괘(豊卦) 단(彖)에 “해는 중천에 있으면 기울고 달은 차면 먹히니, 천지의 성쇠도 때에 따라 진퇴하는데 하물며 사람에 있어서이며 하물며 귀신에 있어서이랴.[日中則昃 月盈則食 天地盈虛 與時消息 而況於人乎 況於鬼神乎]”라고 하였고, 주역(周易) 박괘(剝卦) 단전(彖傳)에 “군자가 소식과 영허를 숭상하는 것이 천도이다.[君子尙消息盈虛, 天行也.]”라고 하였다. 이는 이치는 소쇠(消衰)하고 식장(息長)하고 영만(盈滿)하고 허손(虛損)하는데 군자는 이 이치에 순종하여 하늘을 섬긴다는 뜻이다. 또, 장자(莊子) 추수(秋水)에 “도는 소식영허하여 끝이 나면 시작이 있다.[消息盈虛 終則有始]”라고 하였는데, 음양의 기운과 계절의 순서가 순환한다는 말이다.
  • 소식[消息]  고려하다. 참작하다. 일의 형편 등을 어림쳐서 헤아림. 육조(六朝) 사람들의 관용어로 짐작(斟酌)과 통한다. 한(漢)・위(魏)・육조(六朝)시대 사람들이 사용한 소식(消息)은 모두가 짐작(斟酌)의 뜻으로 쓰였다.
  • 소식[消息]  사람의 안부나 일의 형세 따위를 알리는 말이나 글. 편지. 안부(安否) 상황(狀況) 또는 새로이 생기는 사실 등에 관한 기별(奇別)이나 알림. 참고로, 소식(蘇軾)의 시 종송[種松]에 “복령의 소식이 없으니, 머리털이 밤낮으로 허옇게 세누나.[茯苓無消息, 雙鬢日夜摧.]”라고 하였고, 두보(杜甫)의 시 송로육시어입조(送路六侍御入朝)에 “어려서부터 친하게 지내 온 사십 년 세월, 중간에는 소식이 둘 다 묘연하였지.[童稚情親四十年, 中間消息兩茫然.]”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功夫難處做,  學問苦中得.
功夫從困難的地方做起,  好比逆著風劃槳開船,  才算是真的充滿活力  ;  學問從艱苦的條件中得到,  好比淘去泥沙獲取黃金,  才算是真的奧妙所在.

Leave a Reply

Copyright (c) 2015 by 하늘구경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