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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고 받아들이기에 따라 모든 것이 의미가 된다[白雲山嶽皆文章 黃花鬆柏乃吾師]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그 밝고 고움을 깨닫고

흰 구름을 바라보며 그 자유로움을 깨달으며

산악을 바라보며 그 신령하고 기이함을 깨닫고

강과 바다를 바라보며 그 광대함을 깨닫는다면

고개를 숙였다 드는 사이에도 모두가 문장이 된다.

푸른 대나무를 대하여 그 마음 비움을 체득하고

노란 국화꽃을 대하여 그 늦은 절개를 체득하며

소나무와 잣나무를 대하여 그 본성을 체득하고

지초난초를 대하여 그 그윽한 향기를 체득한다면

돌아다니는 곳마다 모두가 스승이자 친구가 된다.


觀朱霞悟其明麗,  觀白雲悟其卷舒,
관주하오기명려,  관백운오기권서,
觀山嶽悟其靈奇,  觀河海悟其浩瀚,  則俯仰間皆文章也.
관산악오기영기,  관하해오기호한,  즉부앙간개문장야.
對綠竹得其虛心,  對黃華得其晚節,
대녹죽득기허심,  대황화득기만절,
對松柏得其本性,  對芝蘭得其幽芳,  則遊覽處皆師友也.
대송백득기본성,  대지란득기유방,  즉유람처개사우야.

<圍爐夜話위로야화>


  • 주하[朱霞]  붉은 노을.
  • 명려[明麗]  새뜻하고 아름다움. 맑고 아름답다. 맑고 곱다. 풍경이 명려하다.
  • 권서[卷舒]  말았다 폈다 함. 나아감과 물러남. 나아가고 물러남. 숨거나 드러냄. 권(卷)은 거두어 말아두는 것이고, 서(舒)는 펼치는 것으로 굴신(屈伸)과 같이 쓰이는데, 세상이 나쁘면 거두어 은둔하고 세상이 좋으면 나가서 도를 행하여 자연에 맡기는 행장(行藏)을 뜻하기도 한다. 즉, 세상에 도가 있으면 나가서 경륜을 펴고 그렇지 못하면 거두어 은둔함을 이른다. 또는, 선승(禪僧)이 학인(學人)을 지도할 때의 자유 자재함을 나타내는 말로, 권(卷)은 적극적으로 바싹 다그치는 것, 서(舒)는 느긋하게 내버려 두는 것을 이르기도 한다. 참고로, 당나라 한유(韓愈)의 견흥연구(遣興聯句)에 “거백옥과 영무자는 권서를 알았고, 공자와 안자는 행장을 알았다.[蘧甯知卷舒, 孔顔識行藏.]”라고 하였고, 소옹(邵雍)의 시 용문도중작(龍門道中作) 함련(頷聯)에 “진퇴는 내게 있으니 이미 정한 계획 있고, 용사는 시의를 따르니 일정한 명칭이 없네.[卷舒在我有成算, 用舍隨時無定名.]”라고 하였고, 한유(韓愈)의 시 부독서성남(符讀書城南)에 “시절은 가을이라 장맛비가 개고, 서늘한 기운이 교허에 들어오니, 등불을 점차 친할 수 있겠고, 서책을 펴서 읽을 만도 하리라.[時秋積雨霽 新涼入郊墟 燈火稍可親 簡編可卷舒]”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영기[靈奇]  신령하고 신통함. 신령스럽고 기이함.
  • 호한[浩瀚]  넓고 커서 질펀함. 책의 양이나 권수(卷數)가 한없이 많음. 물이 질펀하다 물이 넓다. 광대하다. 무수히 많다.
  • 부앙[俯仰]  고개를 숙임과 쳐듦. 아래를 굽어보고 위를 우러러봄. 엎드려 땅을 굽어보고 우러러 하늘을 쳐다봄. 고개를 숙이는 것과 머리를 드는 것. 행동거지. 깊이 생각에 잠기는 것. 남이 하는 대로 따라 하여 조금도 거역하지 아니함. 순식간. 일거일동. 임기응변하다. 면앙(俛仰). 기거동작(起居動作). 좌작진퇴(坐作進退). 참고로, 구양수(歐陽修)의 귀전록(歸田錄) 서문(序文)에서 “머뭇거리며 생각만 깊어져 오래도록 결정하지 못했다.[而乃裴回俯仰, 久之不决.]”라고 하였고, 한유(韓愈)의 시 악양루별두사직(岳陽樓別竇司直)에 “밤하늘 별들이 하늘의 강에서 반짝여, 하늘을 보다 땅을 보면 위아래가 헛갈리네.[星河盡涵泳, 俯仰迷下上.]”라고 하였고, 왕희지(王羲之)의 난정집(蘭亭集) 서(序)에서 “사람들은 서로 왕래하면서 짧은 일생을 살아가는데, 어떤 사람은 깨달은 바를 방 안에 벗과 함께 앉아 터놓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좋아하는 것에 자신의 뜻을 기탁하여 어떠한 구속도 받지 않고 내키는 대로 밖으로 돌아다닌다.[夫人之相與, 俯仰一世, 或取諸懷抱, 悟言一室之內; 或人寄所託, 放浪形骸之外.]”라고 하였고, 주희(朱熹)의 운곡기(雲谷記)에 “그 사이에서 아래로 굽어보고 위로 쳐다보노라면, 자기 몸이 멀리 높은 곳에 있다는 것도 깨닫지 못한 채, 단지 해와 달을 옆에 끼고 비와 바람을 임할 수 있을 따름이다.[俯仰其間 不自知其身之高地之逈 直可以旁日月而臨風雨也]”라고 하였고, 범준(范浚)의 심잠(心箴)에 “아득하고 아득한 하늘과 땅이여, 굽어보고 우러러봄에 끝이 없도다. 사람이 그 사이에 자그마하게 몸을 두었으니, 이 몸의 작음은 큰 창고의 낟알과 같도다.[茫茫堪輿, 俯仰無垠. 人於其間, 渺然有身, 是身之微, 太倉稊米.]”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문장[文章]  생각·느낌·사상(思想) 등을 글로 표현한 것. 구절을 모아서 한 문제를 논술한 글의 한 편. 문장가(文章家). 일반적으로 어, 구, 절과 함께 문법을 나타내는 언어 단위의 하나.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 우제(偶題)에 “문장은 천고토록 썩지 않을 사업, 잘 됐는지의 여부는 마음속으로 잘 안다오.[文章千古事 得失寸心知]”라고 하였다.
  • 문장[文章]  여러 가지 색깔이 뒤섞인 꽃무늬. 화려하고 아름다운 색채를 가리킨다. 고대에는 청(靑)과 적(赤)을 합한 것을 문(文)이라 했고, 백(白)과 적(赤)을 합한 것을 장(章)이라 했다. 文(문)은 紋(문)과 같다. 겉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운 무늬나 광채에서 나아가 위의(威儀) 또는 공업(功業) 등을 가리킨다.
  • 문장[文章]  학문의 정채(精彩). 내면에 학덕이 충실하게 쌓여 자연히 정채가 겉으로 드러남을 뜻한다. 맹자(孟子) 진심 상(盡心上)에 학문의 단계적 성취를 말하면서 “흐르는 물은 구덩이를 다 채우기 전에는 더 흘러가지 못하고, 군자가 도(道)에 뜻을 두었을 때는 문장(文章)을 이루지 않고서는 도달하지 못한다.[流水之爲物也 不盈科不行 君子之志於道也 不成章不達]”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 문장[文章]  한 나라의 문명을 형성한 예악(禮樂)과 제도. 단순히 문학 작품을 가리키기 보다는 예악을 비롯한 문물 전장 제도라든가 존비귀천을 구별하는데 쓰이는 거복정기(車服旌旗) 등 통치행위에 필요한 것들을 포괄하여 가리킨다.
  • 체득[體得]  몸소 체험하여 알게 됨. 뜻을 깊이 이해하여 실천으로써 본뜸. 뜻을 충분히 이해하여 실천으로써 본뜸. 몸소 경험을 통해 알아지거나 이해되다
  • 황화[黃華]  국화(菊花). 예기(禮記) 월령(月令)의 계추(季秋)에 “기러기가 뒤늦게 빈(賓)으로 오며, 참새가 큰물에 들어가 조개가 되며, 국화가 누른 꽃이 피며, 승냥이가 마침내 짐승으로 제사하고 짐승을 잡아먹는다.[鴻鴈來賓, 爵入大水爲蛤, 鞠有黃華, 豺乃祭獸戮禽.]”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만절[晩節]  늦게까지 변하지 않는 지조. 만년(晚年)의 절조(節操). 늦은 계절(季節). 늙은 시절(時節). 만년(晚年). 노년(老年). 어느 시대의 말엽. 말기. 마지막 시기. 만절(晚節). 서리를 이겨내고 피는 국화의 꿋꿋한 성질을 뜻하는데, 사람이 늙도록 지키는 고상한 절조라는 뜻도 포함하고 있다. 참고로, 논어(論語) 자한(子罕)에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듦을 안다.[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也.]”라고 하였다.
  • 송백[松柏]  묘지 주변에 심는 소나무와 측백나무로, 묘지를 가리킨다.
  • 송백[松柏]  껍질을 벗겨 솔잎에 꿴 잣. 여남은 개씩 실로 묶어서 접시에 높이 괴어 제사나 큰 잔치에 주로 쓴다.
  • 송백[​松柏]  소나무와 잣나무를 아울러 이르는 말. 둘 다 상록수로 절개가 굳은 것을 비유하는 데 쓰인다. 논어(論語) 자한(子罕)에 “한 해가 다하여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뒤에 시드는 것을 안다.[歲寒然後 知松柏之後彫也]”라는 공자(孔子)의 말이 나온다. 온갖 어려움에도 변치 않는 군자(君子)의 꿋꿋한 절조(節操)를 의미한다. 참고로, 시경(詩經) 소아(小雅) 천보(天保)에 “하늘이 그대를 보정하사, 성하지 않은 것이 없는지라, 산과 같고 언덕 같으며, 뫼와 같고 큰 언덕 같으며, 냇물이 한창 이르는 것과 같아서, 더하지 않은 것이 없도다. 달이 가득 찬 것 같고, 해가 돋은 것 같으며, 남산같이 장수하여 이지러지지도 무너지지도 않으며, 송백같이 무성하여 그대에게 모든 것이 길이 무성하리로다.[天保定爾 以莫不興 如山如阜 如岡如陵 如川之方至 以莫不增 如月之恒 如日之升 如南山之壽 不騫不崩 如松柏之茂 無不爾或承]”라고 하였다. 임금을 송축한 말이다.
  • 본성[本性]  사람이 본래 가지고 태어난 성질. 사물이나 현상에 본디부터 있는 고유한 특성.
  • 지란[芝蘭]  지란(芝蘭)은 두 향초(香草)인 백지(白芝)와 난초(蘭草)를 합칭한 것으로, 높고 훌륭하며 맑고 깨끗한 인품 또는 현사(賢士)의 처소나 훌륭한 친구를 비유할 때 주로 쓰는 말이다. 공자가어(孔子家語) 권4 육본(六本)에 “착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치 지초와 난초의 방에 들어간 것 같아서 오래되면 그 향기는 맡지 못하더라도 곧 동화되고, 불선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치 절인 어물 가게에 들어간 것 같아서 오래되면 그 냄새는 맡지 못하더라도 또한 동화하게 된다.[與善人居, 如入芝蘭之室, 久而不聞其香, 卽與之化矣, 與不善人居, 如入鮑魚之肆, 久而不聞其臭, 亦與之化矣.]”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 유방[幽芳]  그윽한 꽃향기. 드러나지 않게 풍겨 나오는 은근한 향기.
  • 유람[遊覽]  놀면서 봄. 두루 돌아다니며 구경함. 아름다운 경치나 이름난 장소를 돌아다니며 구경함.
  • 사우[師友]  스승과 벗을 아울러 이르는 말. 스승으로 삼을 만한 벗.

【譯文】 白雲山嶽皆文章,  黃花鬆柏乃吾師.
觀賞紅霞時, 領悟到它明亮而又燦爛的生命 ; 觀賞白雲時, 欣賞它卷舒自如的曼妙姿態 ; 觀賞山嶽時, 體認到空靈秀高拔的氣概 ; 觀看大海時, 領悟到它的廣大無際. 因此, 只要用心體會, 那么, 天地之間無處不是好文章. 面對綠竹時, 能學習到待人應虛心有禮 ; 面對菊花時, 能學習到處亂世應有高風亮節 ; 面對松柏時, 能學習到處逆境應有堅韌不拔的精神 ; 而在面對芷蘭香草時, 能學習到人的品格應芬芳幽遠, 那么在遊玩與觀賞之中, 沒有一個地方不值得我們學習, 處處皆是良師益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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