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말을 듣는 방법은
가만히 살피는 것이 먼저이니
무조건 믿지 않으려 드는 마음과
무조건 믿으려고만 드는 마음은
그 잘못되기로는 둘이 똑 같다.
聽言之道徐審爲先,
청언지도서심위선,
執不信之心與執必信之心, 其失一也.
집불신지심여집필신지심, 기실일야.
<呻吟語신음어 : 應務응무>
- 청언[聽言] 말을 들음.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함. 남의 의견을 들음. 논어(論語) 공야장(公冶長)에 공자가 제자인 재여(宰予)의 낮잠 자는 모습을 보고 “내가 처음에는 남에 대하여 그의 말을 듣고 그의 행실을 믿었으나, 이제 나는 남에 대하여 그의 말을 듣고 다시 그의 행실을 살펴보게 되었다.[始吾於人也, 聽其言而信其行, 今吾於人也, 聽其言而觀其行.]”라고 하였다.
- 청언지도[聽言之道] 간언을 듣는 법. 남의 말을 듣는 방법. 참고로, 역대명신주의(歴代名臣奏議) 권201 청언(聽言)에 보이는 당(唐)나라 때 명신(名臣) 육지(陸贄)가 임금에게 올린 주의(奏議)에 “폐하께서는 응당 그 말한 바를 살피되 삼가지 않아서는 안 되고, 그 더부는 바를 믿되 진실하지 않아서는 안 됩니다. 지극히 미미한 바다 새도 오히려 진정과 거짓을 아니, 신령함을 간직한 부류는 정말이지 반드시 속이기 어렵습니다.[陛下可審其所言而不可不慎, 信其所與而不可不誠. 海禽至微, 猶識情僞, 含靈之類, 固必難誣.]”라고 하였고, 한비자(韓非子) 제8편 양권(揚權)에 “신하의 말을 듣는 방법은 술에 만취한 것처럼 한가하고 느긋이 하는 것이다. 입술이여, 치아여! 내가 먼저 입을 열지 말지어다. 치아여, 입술이여! 더욱 흐리멍덩한 체할지어다. 저들이 스스로 분석하면 나는 그것을 통해서 알게 되며, 옳다 그르다 하여 논란이 몰려오더라도 군주는 굳이 화해시키지 않는다. 마음을 비우고 고요한 상태로 작위를 하지 않는 것이 도의 참모습이고, 여러 가지를 섞어 사물을 비교하는 것은 일의 형상이다. 셋으로 나누어 사물을 비교하고 다섯으로 나누어 허수에 합치시켜서 근간이 되는 법술(法術)을 바꾸지 않으면, 거동에 실수가 없을 것이다. 모든 행동을 한가하고 느긋이 하여 억지로 작위가 없이 자연스럽게 변동해야 한다. 군주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면 사단이 많아지고, 어떤 사람을 미워하면 원망을 낳는다. 그러므로 좋아함도 미워함도 다 버려서, 마음을 비워 도가 깃드는 집으로 삼아야 한다.[聽言之道, 溶若甚醉. 脣乎齒乎, 吾不爲始乎 ; 齒乎脣乎, 愈惛惛乎. 彼自離之, 吾因以知之 ; 是非輻湊, 上不與構. 虛靜無爲, 道之情也 ; 參伍比物, 事之形也. 參之以比物, 伍之以合虛. 根幹不革, 則動泄不失矣. 動之溶之, 無爲而改之. 喜之, 則多事 ; 惡之, 則生怨. 故去喜去惡, 虛心以爲道舍.]”라고 하였다.
- 서심[徐審] 천천히 살피다. 자세히 살피다. 가만히 살펴 자세히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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