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과 안개 속에서 자신의 참모습을 보아야
몸뚱이가 속박이 됨을 비로소 깨닫게 되고
새 울음소리 속에서도 본성의 소리를 들어야
감정과 인식이 흉기임을 비로소 알게 된다.
雲煙影裏見眞身, 始悟形骸爲桎梏.
운연영리현진신, 시오형해위질곡.
禽鳥聲中聞自性, 方知情識是戈矛.
금조성중문자성, 방지정식시과모.
※ 금조(禽鳥)가 뇌정(雷霆)으로 된 데도 있다.
<菜根譚채근담/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修身수신>
<醉古堂劍掃취고당검소/小窓幽記소창유기 : 醒성>
- 운연[雲煙/雲烟] 구름과 안개. 구름과 연기를 아울러 이르는 말. 구름처럼 낀 연기. 연무. 운무. 구름이나 연기가 지나가는 것처럼 조금도 기억에 두지 않고 보아 넘김. 운치(韻致)가 있는 필적(筆跡)의 형용(形容). 자유자재로 휘두른 붓의 자취. 참고로, 당(唐)나라 두보(杜甫)의 시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에 “장욱은 석 잔 술에 초성으로 전해지는데, 왕공의 앞에서도 모자 벗어 이마를 드러내고, 종이에 붓 대고 휘두르면 구름 연기 같았네.[張旭三杯草聖傳, 脫帽露頂王公前, 揮毫落紙如雲煙.]”라고 하였다.
- 운연기[雲煙氣] 필세(筆勢)의 자연스러움. 운연(雲煙)의 기운이란 구름이나 연기가 자유자재로 유동하는 것을 말하는데, 붓을 자유자재로 휘둘러서 매우 생동감 있게 써낸 초서(草書)를 비유한 말이다. 두보(杜甫)의 시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에 초성(草聖)으로 전해지는 장욱(張旭)의 글씨에 대하 “장욱은 석 잔 술에 초성으로 전해지는데, 왕공의 앞에서도 모자 벗어 이마를 드러내고, 종이에 붓 대고 휘두르면 구름 연기 같았네.[張旭三杯草聖傳, 脫帽露頂王公前, 揮毫落紙如雲煙.]”라고 하였다. 참고로, 초서(草書)를 노래한 이백(李白)의 시 초서가행(草書歌行)에 “때때로 용과 뱀이 달아나는 것만 보인다.[時時只見龍蛇走]”라고 표현한 구절이 나온다.
- 진신[眞身] 부처의 진실(眞實)한 몸. 부처의 법신(法身). 진리의 몸이라는 뜻으로 형상을 가지고 있는 응신(應身)이나 화신(化身)에 대하여 보신(報身)과 법신(法身)을 아울러 이르는 말. 깨달음을 구하여 중생을 교화하려는 사람. 위로 보리(菩提)를 구(救)하고 아래로 중생(衆生)을 제도(濟度)하는 대승불교(大乘佛敎)의 이상적 수행자상(修行者像).
- 형해[形骸] 사람의 몸과 몸을 이룬 뼈. 중심이 되는 부분. 사람의 몸뚱이. 사람의 형체(形體). 생명이 없는 육체. 어떤 구조물의 뼈대를 이루는 부분. 어떤 형체의 흔적이나 자취. 내용이 없는 뼈대라는 뜻으로, 형식뿐이고 가치나 의의가 없는 것을 이르는 말. 장자(莊子) 천지(天地)에 “그대가 그대의 마음을 잊고 몸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만 도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오.[汝方將忘汝神氣, 墮汝形骸, 而庶幾乎.]”라고 하였고, 진서(晉書) 권49 혜강열전(嵇康列傳)에 혜강(嵇康)에 대한 평가 가운데 “풍채가 있었으나 육체를 토목처럼 여겨, 스스로 잘 보이게 꾸미지 않았다.[有風儀而土木形骸, 不自藻飾.]”라고 하였고, 동진(東晉) 왕희지(王羲之)의 난정서(蘭亭序)에 “사람이 서로 더불며 세상을 살아감에 혹은 자신의 회포에서 취하여 한 방 안에서 서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혹은 마음에 의탁한 바를 따라 형체의 밖에 방랑하기도 한다.[夫人之相與俯仰一世, 或取諸懷抱, 悟言一室之內, 或因寄所託, 放浪形骸之外.]”라고 하였다.
- 질곡[桎梏] 속박(束縛). 옛 형구인 차꼬와 수갑을 아울러 이르는 말. 질(桎)은 발에 채우는 족쇄이고 곡(梏)은 손에 채우는 수갑이다. 몹시 속박(束縛)하여 자유를 가질 수 없는 고통의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주역(周易) 몽괘(蒙卦) 초6(初六)에 “사람을 형벌하여 몽매한 질곡을 벗겨줌이 이롭다.[利用刑人 用說桎梏]”라는 내용이 보인다. 항쇄(項鎖). 족쇄(足鎖). 맹자(孟子) 진심 상(盡心上)에 “모든 것이 천명 아닌 게 없으나, 순하게 정명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명을 아는 자는 담장 아래에 서지 않는다. 도리를 다하고 죽는 자는 정명이고, 질곡으로 죽는 자는 정명이 아니다.[莫非命也, 順受其正. 是故知命者不立乎巖牆之下. 盡其道而死者正命也, 桎梏死者非正命也.]”라고 보이는데, 주자(朱子)의 집주(集註)에 “질곡은 죄인을 구속하는 것이다. 죄를 범하여 죽는 것은 위험한 담장 아래에 서 있다가 압사하는 것과 같으니, 모두 인간이 취한 것이요 하늘이 한 것이 아님을 말씀한 것이다.[桎梏所以拘罪人者. 言犯罪而死, 與立巖墻之下者同, 皆人所取, 非天所爲也.]”라고 하였다.
- 금조[禽鳥] 새. 날짐승의 총칭(總稱). 날아다니는 짐승. 참고로, 송(宋)나라 소옹(邵雍)이 손님과 함께 산보(散步)하다가, 낙양(洛陽)의 천진교(天眞橋) 위에서 두견새 우는 소리를 듣고는 몹시 좋지 않은 기색을 지었으므로 손님이 그 까닭을 물으니 “예전에는 낙양에 두견새가 없었는데 지금 비로소 날아온 것은 이유가 있다. 앞으로 2년 이내에 임금이 남쪽 인사들을 많이 등용하여 오로지 변경(變更)만을 힘쓸 터이니, 천하가 이로부터 일이 많아질 것이다.”라고 하자, 손님이 또 “두견새 소리를 듣고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는가?”라고 물으니, “천하가 다스려지려 할 때는 지기(地氣)가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가고, 천하가 어지러워지려 할 때는 지기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법인데, 새는 날짐승으로 그 기(氣)를 가장 먼저 받기 때문이다.[天下將治, 地氣自北而南, 將亂, 自南而北. 禽鳥飛類得氣之先者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뇌정[雷霆/雷霆] 벽력. 벼락. 천둥. 세찬 천둥소리. 격렬한 천둥. 천둥과 같이 크고 맹렬한 것. 번개가 친 다음에 하늘에 크게 울리는 소리. 대기 중의 방전 현상(放電現象)으로 생긴다. 천둥과 벽력으로 임금의 추상같은 위엄을 의미하기도 한다. 형벌. 참고로, 주역(周易) 계사전 상(繫辭傳上)에 “뇌정으로 고동(鼓動)하고, 풍우로 적셔 주고, 일월이 운행하고, 한서(寒暑)가 교차하는 과정에서, 건(乾)의 도(道)는 남성을 만들어 내고, 곤(坤)의 도는 여성을 만들어 낸다.[鼓之以雷霆, 潤之以風雨, 日月運行, 一寒一暑, 乾道成男, 坤道成女.]”라고 한 데서 보이고, 진(晉) 나라 때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인 유령(劉伶)의 주덕송(酒德訟)에 “멍하니 취해 있기도 하고, 어슴푸레 깨어 있기도 하여, 조용히 들어도 천둥소리가 들리지 않고, 눈여겨보아도 태산의 형체가 보이지 않는다.[兀然而醉, 恍爾而醒, 靜聽不聞雷霆之聲, 熟視不見泰山之形.]”고 한 데서 보이고, 한서(漢書) 권51 가산전(賈山傳)의 가산(賈山)이 효문제(孝文帝)에게 치란(治亂)의 도에 대해 진언(進言)한 지언(至言)이라는 글에 “벼락이 치는 곳에 꺾이지 않는 것이 없고 1만 균이 누르는 곳에 부서지지 않는 것이 없는데, 지금 임금의 위엄은 벼락 정도일 뿐만이 아니고 위세의 무거움은 1만 균 정도일 뿐만이 아닙니다.[雷霆之所擊, 無不摧折者, 萬鈞之所壓, 無不糜滅者. 今人主之威, 非特雷霆也, 勢重非特萬鈞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자성[自性] 본체. 고정된 실체. 만유의 본질. 모든 법(法)이 갖추고 있는 변하지 않는 본성. 본래부터 갖추고 있는 불성(佛性). 자성본불(自性本佛)의 준말. 본래 구유(具有)하고 있는 진성(眞性). 만유제법(萬有諸法)이 각자 갖추고 있는 불변불멸(不變不滅)의 본성.
- 방지[方知] 비로소 ~알다. 바야흐로 ~알다.
- 정식[情識] 감정과 인식(認識). 감정으로 의식하는 것. 감정과 지식을 아울러 이르는 말. 알음알이. 분별심(分別心).
- 과모[戈矛] 창(槍) 종류의 통칭. 예전에, 긴 나무 자루 끝에 날이 선 뾰족한 쇠붙이를 박아서 던지거나 찌르는 데 쓰는 무기를 이르던 말이다. 과수(戈殳). 모극(矛戟). 참고로, 시경(詩經) 진풍(秦風) 무의(無衣)에 “어찌 옷이 없다 해서, 그대와 솜옷을 같이 입으리오. 왕이 군사를 일으키면, 우리들 창과 모를 손질하여, 그대와 함께 원수를 치리.[豈曰無衣, 與子同袍? 王于興師, 修我戈矛, 與子同仇.]”라고 하였다.
【譯文】 人生在世, 到頭來一切如雲煙般消逝, 就會悟出肉身·情欲不過是禁錮人的枷鎖 ; 而追隨美妙的大自然, 聆聽大自然和諧的樂音, 才知情欲是傷人的利器. // 在雲影煙霧飄渺中領悟到了真正的自己, 始知肉身原是拘束人的東西. 在鳥鳴聲中領悟到了自己的本性, 才知感情和識見原是攻擊人的戈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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