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고상한 척하기보다 시련을 견뎌내야 [水底撈月수저로월 火內栽蓮화내재련]


일이 뜻대로 되는 데서

땅이 어떠니 하늘이 어쩌니 떠들어봐야

모든 게 물속에서 달을 건져내는 짓이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에

얼음을 삼키고 눈을 씹는 시련을 견뎌야

비로소 불 속에 연꽃을 심어기를 수 있다.


得意處論地談天,  俱是水底撈月.
득의처논지담천,  구시수저노월.
拂意時呑冰嚙雪,  纔爲火內栽蓮.
불의시탄빙교설,  재위화내재련.

<菜根譚채근담/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修身수신>


  • 득의[得意]  일이 뜻대로 이루어져 만족해하거나 자랑스러워함. 바라던 일이 이루어져서 뽐냄. 뜻을 이루어 자랑함. 자기의 뜻대로 행동함. 뜻을 얻다.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어 가다. 마음에 들다. 의기양양하다. 참고로, 포조(鮑照)의 학고시(學古詩)에 “인생은 뜻을 얻는 것을 귀히 여기니, 군주를 모시고 아뢸 수 있기를 바라네.[人生貴得意, 懷願待君申.]”라고 하였고,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에 “어째서 어떤 때는 회합을 하였다고 하고 어떤 때는 정벌을 하였다고 하는가? 뜻대로 되면 회합에 이르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정벌을 행한다.[曷爲或言致會, 或言致伐? 得意致會, 不得意致伐.]”라고 한 데서 보이고, 맹교(孟郊)가 급제를 자축한 시인 등과후(登科後)에 “봄바람 속에 뜻을 얻어 말발굽도 부리나케, 하루에 장안의 꽃들을 모조리 구경했다네.[春風得意馬蹄疾 一日看盡長安花]”라고 한 데서 보인다. 득심(得心).
  • 구시[俱是]  모두 ~이다. 모두가 ~이다. 참고로, 송(宋)나라 왕십붕(王十朋)의 시 설중기매화여청지대로(雪中寄梅花與淸之大老)에 “녹암과 용혈의 친구를 나누어 주노니, 이게 다 예전에 온갖 꽃의 우두머리였다오.[分贈鹿巖龍穴友, 異時俱是百花魁.]”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수저노월[水底撈月]  물 밑에서 달은 건짐. 허황된 일을 비유하는 말이다. 수중노월(水中撈月).
  • 노월[撈月]  물에 비친 달을 건지다. 쓸데없는 일을 하는 것을 비유한다. 수저노월(水底捞月).
  • 불의[拂意]  뜻을 거역함. 마음에 들지 않다. 뜻대로 되지 않다. 내키지 않다. 마음에 거슬리다.
  • 탄빙[吞冰]  얼음을 삼킴. 음빙(飮氷). 참고로, 장자(莊子) 인간세(人間世)에 “저는 음식을 먹을 때는 거친 음식을 먹고 맛있는 것은 먹지 않으며 밥을 지을 때는 시원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불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지금 제가 아침에 명령을 받고 저녁에 얼음물을 마셔 대니 저는 몸속에 열이 있는 것 같습니다.[吾食也, 執粗而不臧, 爨無欲淸之人. 今吾朝受命而夕飮氷, 我其內熱與.]”라고 하였고, 당(唐)나라 백거이(白居易)의 시 삼년위자사(三年爲刺史)에 “3년 동안 자사로 있으면서, 맑은 얼음물을 마시고 쓰디쓴 소태를 씹었노라.[三年爲刺史, 飮氷復食蘗.]”라고 하였다.
  • 설설[齧雪]  눈을 씹어 먹음. 한서(漢書) 권54 이광소건전(李廣蘇建傳) 소무(蘇武)에 “선우가 더욱 소무를 굴복시키고 싶어서 소무를 큰 움집에 유폐하고 음식을 끊었다. 눈이 내리는 날씨에 소무는 눈과 양탄자의 털을 씹어 삼키며 며칠 동안을 죽지 않고 버텼다. 흉노는 신이 돕는다고 생각하여 이윽고 북해 가 인적이 없는 곳으로 옮겨 수양을 치게 했다.[單于愈益欲降之, 乃幽武置大窖中, 絶不飮食. 天雨雪, 武臥齧雪與旃毛幷咽之, 數日不死. 匈奴以爲神, 乃徙武北海上無人處, 使牧羝.]”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재위[纔爲/才爲]  겨우 ~이다. 겨우 ~할 수 있다. 비로소 ~ 할 수 있다.
  • 화내재련[火內栽蓮]  불속에 연을 심음. 하기 어려운 일 또는 아주 드믄 일을 비유한다. 유마경(維摩經) 불도품(佛道品)에 “불 속에서 연꽃이 나는 것은 참으로 드문 일이라 하겠거니와, 욕망 속에서 선(禪)을 행하는 것 또한 드물기가 이와 같다.[火中生蓮花, 是可謂稀有, 在欲而行禪, 稀有亦如是.]”라고 하였다. 번뇌 속의 중생이 해탈을 이룰 수 있다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화중생연화(火中生蓮花).

【譯文】 水底撈月,  火內栽蓮.
一個一得意就談天論地·自命不凡的人,  是很難事事都如意的,  終究免不了虛幻一場  ;  處於逆境, 吞冰飲雪,  雖失意而不沮喪,  頑強不屈,  這種品質才是真正可貴的.

Leave a Reply

Copyright (c) 2015 by 하늘구경 All rights reserved
error: <b>불펌 금지!</b>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