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비사정이 엇갈리는 경우를 당하여서는
조금도 휩쓸려서는 안 되니, 조금이라도 휩쓸리면
따르거나 거스를 공정한 판단력을 잃게 된다.
이해득실이 함께하는 경우를 당하여서는
지나치게 분명해서는 안 되니, 지나치게 분명하면
추구하거나 회피하려는 사사로운 마음이 일게 된다.
當是非邪正之交, 不可少遷就, 少遷就則失從違之正.
당시비사정지교, 불가소천취, 소천취즉실종위지정.
値利害得失之會, 不可太分明, 太分明則起趨避之私.
치이해득실지회, 불가태분명, 태분명즉기추피지사.
<菜根譚채근담/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應酬응수>
<醉古堂劍掃취고당검소/小窓幽記소창유기 : 法법>
※ 취고당검소와 소창유기에는 ‘是非邪正之交, 少遷就則失從違之正 ; 利害得失之會, 太分明則起趨避之嫌.’라고 되어 있다.
- 시비[是非] 시(是)와 비(非). 잘잘못. 옳으니 그르니 하는 말다툼. 옳음과 그름. 옳고 그름을 따지는 말다툼. 이러니저러니 좋지 않게 트집을 잡아서 말함. 시(是)는 예전 모습 그대로라는 뜻이고, 비(非)는 달라진 모습을 말하기도 한다. 포폄(褒貶). 비난하다. 비평하다. 논평(評論)하다.
- 사정[邪正] 그릇됨과 올바름을 아울러 이르는 말.
- 교착[交錯] 서로 뒤섞여서 얼크러짐. 여러 가지의 것이 이리저리 뒤섞여 엇갈림. 참고로, 두보(杜甫)의 희위언위쌍송도가(戲韋偃爲雙松圖歌)에 “두 그루 소나무 이끼 덮인 껍질은 처참히 갈라졌고, 굽은 쇠가 뒤엉키듯 높은 가지는 서려 있네.[兩株慘裂苔蘚皮, 屈鐵交錯廻高枝.]”라고 한 데서 보이고, 사기(史記) 골계열전(滑稽列傳)에 “날이 저물어 술자리가 끝나면 술 단지를 한군데로 모아 놓고 자리를 좁혀 남녀가 한자리에 앉고 신발이 뒤섞이고 술잔과 그릇이 어지럽게 흩어지고 마루와 불이 꺼집니다.[日暮酒闌, 合尊促坐, 男女同席, 履舃交錯, 杯盤狼藉, 堂上燭滅.]”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천취[遷就] 일이나 날짜 등을 오래 끌어 미루어 감. 시일이 지체됨. 시간을 끌며 이룸. 억지로 맞추는 일. 견강부회(牽强附會)하여 억지로 맞추기에 힘씀. 망설임. 지체함. 자신의 주장을 접고 다른 사람에게 영합하다. 옮겨가다. 벗어나다. 빗나가다. 끌려가다. 끌리다. 얽매이다. 무원칙적으로 타협하다. 융화하다. 양보하다. 영합하다. 시일을 끌다. 미루다. 천연(遷延).
- 종위[從違] 복종(服從)과 위배(違背). 따르는 것과 어기는 것. 따르는 것과 따르지 않음. 복종과 배반. 찬부(贊否). 용서(容恕)함과 용서(容恕)하지 않음. 다른 사람의 견해를 그대로 따르거나 거부함.
- 회합[會合] 모여 합함. 또는 그런 모임. 어떤 목적을 위하여 여러 사람이 한곳에 모임. 또는 그 모임. 참고로, 조식(曹植)의 칠애시(七哀詩)에 “부침이 각자 형세가 다르니, 어느 때 만나 함께할 수 있을까. 원하노니 서남풍이 되어, 길이 그대의 품에 들고 싶어라.[浮沈各異勢 會合何時諧 願爲西南風 長逝入君懷]”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추피[趨避] 빠른 걸음으로 피하다. 빨리 피하다. 참고로, 원대(元代)의 희곡작가(戲曲作家) 비당신(費唐臣)의 폄황주(貶黃州)에 “지금 세상의 정리가 이와 같으니 추위와 더위를 피하는 것 역시 시절의 추세라고 할 수가 있다.[如今世情皆如此, 炎凉趨避, 亦時勢之自然.]”라고 한 데서 보인다. 붙좇거나 피하다.
【譯文】 是非分明, 得失避私.
正當正確錯誤邪惡正直的交錯, 不可缺少曲意將就, 缺少曲意將就就喪失依從或違背的公正 ; 正值利益損害得到失去的會合, 不可過於分辨明白, 過於分辨明白就產生進趨或退避的私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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