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 각고의 공을 들이지 않고서
헛된 생각으로 영화를 바란다면
어찌 이런 경우가 있겠으며
사람됨이 좋은 구석이란 없으면서
행복과 경사가 있기를 바란다면
그것이 어디로부터 오겠는가.
讀書不下苦功, 妄想顯榮, 豈有此理?
독서불하고공, 망상현영, 기유차리?
爲人全無好處, 欲邀福慶, 從何得來?
위인전무호처, 욕요복경, 종하득래?
<圍爐夜話위로야화>
- 독서[讀書] 책을 읽다. 공부하다. 책을 그 내용과 뜻을 헤아리거나 이해하면서 읽는 것. 심신을 수양하고 교양을 넓히기 위하여 책을 읽는 행위. 참고로, 수(隋)나라 왕통(王通)이 당시의 권신(權臣)인 양소(楊素)로부터 벼슬을 권유받았을 때 “나에게는 선인이 남겨 준 오두막이 있으니 풍우를 피하기에 족하고, 땅뙈기가 있으니 죽을 끓여 먹고 살기에 족하고, 글을 읽고 도를 얘기하니 스스로 즐기기에 족하다.[通有先人之敝廬 足以庇風雨 薄田足以供餰粥 讀書談道 足以自樂]”라고 하면서 사양했던 고사가 전한다. <御批歷代通鑑輯覽 卷47 龍門王通獻策不報>
- 불하[不下] 무엇보다 못하지 아니함. 덜하거나 못하지 않음. 모자라지 아니함. 줄잡아도 어떤 수효 이하는 되지 않음. 항복(降伏)하지 아니함. 밑돌지 않다. 누구 못지않다. ~할 수 없다. ~하지 않다.
- 고공[苦功] 각고(刻苦)의 노력. 최대한의 노력.
- 망상[妄想] 이치(理致)에 맞지 아니한 망령(妄靈)된 생각. 이치에 맞지 않는 허황된 생각을 함. 또는 그런 생각. 병적으로 생긴 잘못된 판단이나 확신. 근거가 없는 주관적인 신념. 사실의 경험이나 논리에 의하여 정정(訂正)되지 아니한 믿음으로, 몽상(夢想) 망상(妄想), 체계화(體系化) 망상(妄想), 피해망상(被害妄想), 과대망상(誇大妄想) 따위가 있다. 참고로, 당(唐)나라 선승(禪僧) 영가현각(永嘉玄覺)의 증도가(證道歌) 첫머리에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배울 것도 없어져서 아무 할 일 없이 한가한 도인은, 굳이 망상을 없애려 하지도 않고 진리를 찾으려 하지도 않는다는 것을.[君不見, 絶學無爲閑道人, 不除妄想不求眞.]”라고 한 데서 보인다.
- 현영[顯榮] 현달영요(顯達榮耀). 높은 지위(地位)에 올라 영화(榮華)로움. 높은 지위에 올라 귀하게 되다. 입신출세하여 부귀하게 되다. 참고로, 초사(楚辭) 구변(九辯)에 “입 다물고 말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일찍이 받은 은총 생각하면 그럴 수 없고. 강태공은 나이 구십에 귀하신 몸 되었지만, 나는 아직도 군신으로 좋은 때 얻지 못했네.[願銜枚而無言兮, 嘗被君之渥洽, 太公九十乃顯榮兮, 誠未遇其匹合.]”라고 하였다.
- 기유[豈有] 어찌 ~있으랴? 어찌 있겠는가. 어찌 있으리오. 어찌 ~할 필요가 있겠는가.
- 기유차리[豈有此理] 어찌 이런 이치가 있겠는가. 어찌 이럴 수가 있는가? 이치에 맞지 않는 이야기 또는 일에 대하여 불만을 나타내는 말임.
- 경우[境遇] 어떤 조건 아래에 놓인 그때의 상황이나 형편. 놓여 있는 조건이나 놓이게 되는 형편 또는 사정. 상황(狀況). 지경(地境). 사리나 도리. 어떤 일의 이치나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
- 호처[好處] 장점. 좋은 점. 이익. 이로운 점. 득. 도움. 호의. 은혜.
- 위인[爲人] 사람의 됨됨이. 사람의 품. 됨됨이로 본 그 사람. 참고로, 논어(論語) 학이(學而)에 “사람됨이 부모님 잘 모시고 형제간에 우애 돈독하며 공손하면서 윗사람 범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其爲人也孝弟, 而好犯上者, 鮮矣.]”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위인[爲人] 남을 위하다. 참고로, 논어(論語) 헌문(憲問)에 “공자께서 ‘옛날에 배우는 자들은 자신을 위한 학문을 하였는데, 지금 배우는 자들은 남을 위한 학문을 한다.’라고 하였다.[子曰: 古之學者爲己, 今之學者爲人.]”라고 하였는데, 정자(程子)의 주(注)에 “위기(爲己)는 도를 자기 몸에 얻으려고 하는 것이요, 위인(爲人)은 남에게 인정을 받고자 하는 것이다.[爲己, 欲得之於己也. 爲人, 欲見知於人也.]”라고 하고, 또 “옛날의 학자들은 자신을 위한 학문을 하여 끝내는 남을 이루어 주는 데에 이르렀고, 지금의 학자들은 남을 위한 학문을 하여 끝내는 자신을 상실하는 데에 이른다.[古之學者, 爲己, 其終至於成物. 今之學者, 爲人, 其終至於喪己.]”라고 하였다.
- 복경[福慶] 복된 일과 경사스러운 일을 아울러 이르는 말. 행운과 경사(慶事).
- 종하득래[從何得來] 어찌 얻을 수 있겠는가. 어디로 부터 얻겠는가.
- 종하[從何] 어디로부터.
- 득래[得來] 동작의 결과가 화자(話者) 쪽으로 접근해 올 수 있다는 뜻을 나타낸다. 경험 또는 습득이 충분하거나 습관상 익숙해져서 할 수 있다는 뜻을 나타낸다. 어조사(語助辭)이다. 참고로, 당(唐)나라 승려 관휴(貫休)의 글귀 중에 “병 하나 바리 하나로 늙어가고, 많은 물 많은 산을 지나 모처럼 찾아왔네.[一甁一鉢垂垂老, 萬水千山得得來.]”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讀書要下苦功, 爲人要爲人好.
讀書若沒有下功夫苦讀, 卻非分地想要顯達榮耀, 天下哪裏有這種道理呢? 做人對他人毫無一點好處, 卻妄想得到福分和喜事, 問題是沒有付出, 這些福分根本無處生起, 又能從哪裏得來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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