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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대해서는 후회하되 남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마라[悔我不悔人회아불회인] <呻吟語신음어>


아주 지혜로운 사람은 후회하지 않으니

일이 있기 전에 미리 자세히 살피기 때문이요

아주 어리석은 사람도 후회하지 않으니

일을 있은 뒤에도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직 군자만이 후회를 많이 하나

사람의 일은 후회하되 천명은 후회하지 않으며

자신에 대해 후회하되 남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는다.

나 자신에 대해 후회할 것이 없다면

그것이 천명이든 사람의 일이든 그저 받아들일 뿐이다.


上智不悔,  詳於事先也.  下愚不悔,  迷於事後也.
상지불회,  상어사선야.  하우불회,  미어사후야.
惟君子多悔.  雖然,  悔人事,  不悔天命,  悔我不悔人.
유군자다회.  수연,  회인사,  불회천명,  회아불회인.
我無可悔,  則天也·人也,  聽之矣.
아무가회,  즉천야·인야,  청지의.

<呻吟語신음어 : 應務응무>


  • 상지[上智]  상지(上知). 가장 지혜로운 사람. 자질이 가장 우수한 최고 수준의 사람. 보통의 사람보다 지혜(智慧)가 뛰어난 사람. 가장 뛰어난 지혜. 큰 깨달음. 천재.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사람. 태어날 때부터 자질이 우수하고 총명한 사람. 하우(下愚)의 반대 개념으로 쓰인다. 상등(上等)의 지혜를 가진 자[上知]라는 뜻으로 곧 성인(聖人)의 경지를 말한다. 이와 관련하여 논어(論語) 계씨(季氏) 제9장에서는 사람의 앎의 등급을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자[生而知之者], 배워서 아는 자[學而知之者], 통하지 않아서 배우는 자[困而學之者], 통하지 않는데도 배우지 않는 자[困而不學者]의 네 가지로 분류하였는데,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자는 상등이 되고, 통하지 않는데도 배우지 않는 자는 하등이 된다. 또, 논어(論語) 양화(陽貨)에 공자가 이르기를 “본성은 서로 가까우나 습관에 의해 멀어진다.[性相近也, 習相遠也.]”라고 하였고, “오직 지극히 지혜로운 자와 지극히 어리석은 자만은 변화시킬 수 없다.[唯上知與下愚, 不移]”라고 하였다. 상지(上知)는 이미 선(善)의 극치에 이르렀으므로 더 변화할 수 없고, 하우는 선을 믿지 않고[自暴] 선을 행하지 않으므로[自棄] 변화해 갈 수 없다는 말이다. 참고로, 왕진(王縉)의 동경대경애사대증선사비(東京大敬愛寺大證禪師碑)에 “몸이 크게 지혜로우면 처신이 자유롭고, 마음이 크게 지혜로우면 성인의 경지를 노닐 수 있다.[夫上智之身, 曲隨世界; 上智之心, 密游聖境.]”라고 하였고, 포박자(抱朴子) 안빈(安貧)에 “상지(上智)는 얻기 어려운 재물을 귀하게 여기지 않으니, 요순 시대에는 금옥(金玉)을 내버렸다.[上智不貴難得之財, 故唐虞捐金而抵璧.]”라고 한 데서 보인다.
  • 하우[下愚]  천치. 아주 어리석고 못남. 가장 어리석은 사람. 변화시킬 수 없는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 논어(論語) 양화(陽貨)에 공자(孔子)가 “오직 지극히 지혜로운 자와 지극히 어리석은 자는 변화시킬 수 없다.[唯上知與下愚不移.]”라고 하였는데, 상지(上知)는 이미 선(善)의 극치에 이르렀으므로 더 변화할 수 없고, 하우는 선을 믿지 않고[自暴] 선을 행하지 않으므로[自棄] 변화해 갈 수 없다는 말이다. 하우(下愚)는 스스로를 해치는 자[自暴者]와 스스로를 버리는 자[自棄者] 두 종류가 있다. 맹자(孟子) 이루 상(離婁上)에 “스스로 해치는 자는 더불어 말할 수 없고 스스로 버리는 자는 더불어 훌륭한 일을 할 수 없으니, 말할 때에 예의를 비방하는 것을 ‘자포(自暴)’라 하고, 내 몸은 인에 거하고 의를 따를 수 없다고 하는 것을 ‘자기(自棄)’라 이른다.[自暴者, 不可與有言也, 自棄者, 不可與有爲也, 言非禮義, 謂之自暴也, 吾身不能居仁由義, 謂之自棄也.]”라고 하였다. 참고로, 진(晉) 나라 왕연(王衍)이 일찍이 어린 아들을 잃고 슬픔을 감당치 못하자, 산간(山簡)이 조문을 가서 “어린애 죽은 것을 어찌 이토록 슬퍼하는가.”라 하니, 왕연이 말하기를 “성인은 정을 잊고, 하우는 정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니, 정을 한쪽으로 모으는 것은 바로 우리들에게 있다.[聖人忘情, 下愚不及情, 正之所鍾, 正在我輩.]”라고 하였다.
  • 군자[君子]  교양과 덕망을 아울러 갖춘 사람. 유학에서 제시하는 이상적인 인간상. 학식이 높고 행실이 어진 사람. 학식과 덕망이 높은 사람. 높은 관직에 있는 사람. 마음이 착하고 무던한 사람. 원래 봉건사회에서 다음 왕이 될 태자(太子)를 의미하는 말이었으나 후대로 내려오면서 일반적으로 학식과 덕망을 갖춘 학자나 현인을 의미하게 되었다. 군자는 도덕을 겸비한 지배권의 사람이고, 그와 반대로 소인(小人)은 사회신분이나 도덕적 측면이 저급한 사람이다. 참고로, 국어(國語) 노어(魯語) 상편(上篇)는 “군자는 다스리기에 힘쓰고 소인은 노동에 힘쓴다.(君子務治, 小人務力.)”라는 조귀(曹劌)의 말이 기록되어 있다.
  • 수연[雖然]  그렇지만, 그렇다지만, 비록 ~라 하더라도. 비록 ~라고는 하지만. 비록 ~일지라도 설령 ~일지라도.
  • 인사[人事]  인간사(人間事).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 사람의 일. 사람이 하는 일. 사람들 사이에 지켜야 할 일. 만나거나 헤어질 때에 예를 갖추는 일. 또는 그러한 말이나 행동. 처음 만나는 사람끼리 서로 이름을 주고받으며 자기를 소개하는 일. 인간 사회의 사정. 개인의 의식(意識), 신분, 능력 따위에 관한 일. 개인의 일신상에 관한 일. 입은 은혜를 갚거나 치하(致賀)할 일 따위에 대하여 예의를 차림. 나라 안에서 일어나는 역모(逆謀)나 반란(叛亂) 등의 변화. 관리나 직원의 임용, 해임, 평가 따위와 관계되는 행정적인 일. 직원의 임용이나 해임, 평가 등과 관계되는 행정적인 일. 교유(交遊). 참고로, 후한서(後漢書) 가규전(賈逵傳)에서 “이 사람은 바깥에서 남들과 교유[人事]가 없습니다.”라 하였고, 진서(晉書) 왕장문전(王長文傳)에서 “문을 닫아걸고 스스로를 지키며, 남들과 교유[人事]하지 않았다.”라 하였다. 또, 한서(漢書) 두흠전(杜欽傳)에 “변화와 감응은 부류에 따라 반응하니 인사가 아래에서 잘못되면 달라진 천상이 위에서 드러난다.[變感以類相應, 人事失於下, 變象見於上.]”라고 하였다.
  • 천명[天命]  하늘의 명령(命令). 하늘의 뜻. 타고난 운명. 타고난 수명(壽命). 자연의 법칙. 참고로 맹자(孟子) 만장 상(萬章上)에 “사람이 그렇게 하려 하지 않는데도 그렇게 되는 것은 하늘이요, 그렇게 되도록 한 것이 없는데도 그런 결과가 온 것은 명이다.[莫之爲而爲者, 天也. 莫之致而至者, 命也.]”라고 하였고, 논어(論語) 계씨(季氏)에 “군자는 세 가지 두려워하는 것이 있으니, 천명을 두려워하고, 대인을 두려워하며, 성인의 말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소인은 천명을 알지 못하여 두려워하지 않는다. 대인을 함부로 대하여 성인의 말씀을 업신여긴다.[君子有三畏. 畏天命, 畏大人, 畏聖人之言. 小人不知天命而不畏也, 狎大人, 侮聖人之言.]”라고 하였고, 논어(論語) 위정(爲政)에 “나는 열다섯 살에 학문(學問)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에 자립(自立)하였고, 마흔 살에 사리(事理)에 의혹(疑惑)하지 않았고, 쉰 살에 천명(天命)을 알았고, 예순 살에 귀로 들으면 그대로 이해되었고 일흔 살에 마음에 하고자 하는 바를 좇아도 법도(法度)에 넘지 않았다.[吾十有五而志于學,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라고 하였고, 중용(中庸) 제1장에 “하늘이 명(命)한 것을 성(性)이라 이르고, 성(性)을 따름을 도(道)라 이르고, 도(道)를 품절(品節)해놓은 것을 교(敎)라 이른다.[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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