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명함이 밖으로 드러나게 해서는 안 되니
옛사람 중에는 면류관 솜 방울로 귀를 가리고
면류관 술을 늘어뜨려 눈을 가린 이가 있었고
농사짓기와 책 읽기를 함께 해도 무방하니
옛사람 중에는 밖에 나가서는 쟁기를 메고
들어와서는 경서를 펼쳐 공부한 사람이 있었다.
聰明勿使外散, 古人有纊以塞耳, 旒以蔽目者矣.
총명물사외산, 고인유광이색이, 유이폐목자의.
耕讀何妨兼營, 古人有出而負耒, 入而橫經者矣.
경독하방겸영, 고인유출이부뢰, 입이횡경자의.
<圍爐夜話위로야화>
- 총명[聰明] 영리하고 기억력이 좋으며 재주가 있음. 슬기롭고 도리(道理)에 밝음. 보거나 들은 것을 오래 기억하는 힘이 있음. 눈과 귀가 밝아지는 것. 눈과 귀가 예민(銳敏)함. 영리하다. 똑똑하다. 영민(靈敏)하다. 참고로, 송(宋)나라 주희(朱熹)의 대학장구서(大學章句序)에 “만일에 총명과 지혜가 있어서 그 본성을 지극하게 하고 있는 자가 그 사이에서 나오면, 천(天)은 반드시 그를 명하여 억조창생의 임금으로 삼아서 백성을 다스려 교화하게 해서 그 본성을 회복하게 한다.[一有聰聰明睿智能盡其性者出于其間 則天必命之以为億兆之君師 使之治而教之 以復其性]”라고 하였고, 예기(禮記) 악기(樂記)에 “간사한 소리와 음란한 여색은 총명을 흐리게 한다.[姦聲亂色, 不留聰明.]”라고 했는데, 공영달(孔穎達)의 소(疏)에 “간사한 소리와 음란한 여색이 귀와 눈에 머물지 않게 하지 않으면 귀와 눈이 밝지 못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謂不使姦聲亂色留停於耳目, 令耳目不聰明也.]”라고 하였고, 송사(宋史) 권314 범순인열전(范純仁列傳)에 “사람이 지극히 어리석어도 남을 책망하는 데는 밝고, 비록 총명함이 있어도 자기를 용서하는 데는 어둡다.[人雖至愚, 責人則明; 雖有聰明, 恕己則昏.]”라고 하였다.
- 물사[勿使] ~하지 않게 하다.
- 외산[外散] 밖으로 달아나다. 밖으로 흩어지다. 밖으로 발산(發散)하다. 밖으로 드러내다.
- 주광[黈纊/紸纊] 면류관(冕旒冠)에 매어 달아서 두 귀 옆에 늘어뜨린 노란 솜으로 만든 구형의 물건으로, 옛날 임금이 정사를 볼 때 참언(讒言)을 듣지 않고 불요불급(不要不急)한 말을 듣지 않기 위하여 이것으로 귀를 막았다고 함. 임금에게 함부로 아무 말이나 듣지 않도록 경계하는 의미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뜻으로, 임금의 귀로 비유하기도 함. 왕이 잘잘못을 함부로 듣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는 의미로 면류관에 달아 두 귀 양쪽으로 늘어뜨린 황면(黃綿)으로 만든 작은 솜방울을 이른다. 회남자(淮南子) 주술훈(主術訓)에 “그러므로 옛날 임금들이 면류관 앞에 유(旒)를 늘어뜨리는 것은 보는 것을 가리기 위한 것이며, 주광을 늘어뜨려 귀를 막는 것은 듣는 것을 가리기 위한 것이다.[故古之王者, 冕而前旒所以蔽明也, 黈纊塞耳所以掩聰.]”라는 내용이 보이고, 문선(文選) 장형(張衡)의 동경부(東京賦)에 “임금은 주광(黈纊)으로 귀를 막고, 수레 안에서 돌아보지 않는다.[夫君人者, 黈纊塞耳, 車中不內顧.]”라고 하였는데, 그 주(注)에 “주광은 노란 솜으로 천자(天子)가 그 노란 솜을 달걀만 하게 뭉쳐서 관(冠)의 양쪽에 달아 귀를 가리게 한다. 이는 함부로 급하지 않은 말을 듣지 않으려는 까닭이다.[黈纊, 言以黃綿大如丸, 懸冠兩邊, 當耳, 不欲妄聞不急之言也.]”라고 하였다. 전하여 임금을 지칭하거나 천청(天聽)으로 사용된다.
- 수류주광[垂旒紸纊] 수류(垂旒)는 면류관(冕旒冠) 전후에 드리운 구슬 줄이요, 주광(紸纊)은 갓 좌우에 달린 솜으로 만든 장식품. 수류는 사(邪)를 보지 않기 위함이요, 주광은 참언(讒言)을 듣지 않는다는 뜻으로 붙인 것인데, 너무 세미한 것까지 듣고 보면 임금의 덕에 손상이 오므로, 임금이 반드시 수류주광(垂旒紸纊)하여 총명(聽明)을 감추는 것은 곧 총명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 한다.
- 색이[塞耳] 귀를 막다. 귀마개. 참고로, 당(唐) 나라 장온고(張蘊古)의 대보잠(大寶箴)에 “혼혼(渾渾)하여 너무 흐리지도 말고 교교(皎皎)하여 너무 밝지도 말며, 문문(汶汶)하여 너무 어둡지도 말고 찰찰(察察)하여 너무 밝지도 말아서, 면류관에 드리운 구슬줄이 눈 앞을 가릴지라도 임금은 아직 채 드러나지 않은 조짐까지도 볼 수가 있어야 하며, 면류관에서 드리워진 노란 솜방울이 귀를 막을지라도 임금은 아직 소리가 되어 흘러나오지 않은 백성들의 목소리까지도 들을 수 있어야 한다.[勿渾渾而濁, 勿皎皎而淸, 勿汶汶而闇, 勿察察而明. 雖冕旒蔽目而視於未形, 雖黈纊塞耳而聽於無聲.]”라고 하였고, 회남자(淮南子) 주술훈(主術訓)에 “그러므로 옛날 임금들이 면류관 앞에 유(旒)를 늘어뜨리는 것은 보는 것을 가리기 위한 것이며, 주광을 늘어뜨려 귀를 막는 것은 듣는 것을 가리기 위한 것이다.[故古之王者, 冕而前旒所以蔽明也, 黈纊塞耳所以掩聰.]”라고 하였고, 갈관자(鶡冠子) 천칙(天則)에 “나뭇잎 하나가 눈을 가려도 태산을 보지 못하고, 두 알의 콩이 귀를 막으면 우레 소리를 듣지 못한다.[一葉蔽目, 不見泰山. 兩豆塞耳, 不聞雷霆.]”라고 하였고, 시경(詩經) 모구(旄丘)에 “위나라 대부들이여, 소매로 귀를 막고 있구나.[叔兮伯兮, 褎如充耳.]”라고 하였는데, 이에 대한 정현(鄭玄)의 전문(箋文)에서 “충이는 귀를 막는다는 뜻이니, 위나라 제신의 낯빛이 웃기만 하는 것이 마치 귀를 막은 것처럼 보였다.[充耳, 塞耳也, 言衛之諸臣顏色褎然, 如見塞耳.]”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면류[冕旒] 면류관(冕旒冠)에 드리운 줄. 면류관(冕旒冠)은 고대에 제왕, 제후 및 공경대부들이 의식용으로 썼던 관(冠)으로, 면(冕)은 직사각형의 판을 가리키고, 류(旒)는 관(冠)의 덮개[綖]에 앞뒤로 구슬을 꿰어 여러 줄로 늘어뜨린 것을 이른다. 천자(天子)는 12줄, 제후(諸侯)는 9줄, 상대부(上大夫)와 하대부(下大夫)는 각각 7줄과 5줄이었다. 류(旒)는 임금이 지나치게 밝혀 살피는 것을 막는다는 뜻을 지녔으며, 양 귓가에 늘인 주광(黈纊)은 누런색의 솜을 둥글게 뭉쳐 관의 양끝에 단 것으로, 요긴하지 않은 말까지 지나치게 듣는 것을 막는다는 뜻을 지녔다. 문선(文選)에 수록된 반욱(潘勖)의 책위공구석문(冊魏公九錫文)에 “이러한 때를 당함은 철류와 같다.[當此之時 若綴旒然]”라고 하였는데, 장선(張銑)의 주(注)에 “유(旒)는 관(冠) 위에 늘어놓는 구슬로서, 관에 매달아 놓은 것이다. 제실(帝室)의 위급함이 유가 매달린 것 같다는 뜻이다.[旒, 冠上垂珠, 而綴於冠者, 言帝室之危如旒之懸.]”라고 하였고, 회남자(淮南子) 주술훈(主術訓)에 “그러므로 옛날 임금들이 면류관 앞에 유(旒)를 늘어뜨리는 것은 보는 것을 가리기 위한 것이며, 주광을 늘어뜨려 귀를 막는 것은 듣는 것을 가리기 위한 것이다.[故古之王者, 冕而前旒所以蔽明也, 黈纊塞耳所以掩聰.]”라고 하였다.
- 면류폐목 주광색이[冕旒蔽目 黈纊塞耳] 면류(冕旒)는 면류관(冕旒冠)에 드리운 술로 관자(貫子)를 달았으며, 주광(黈纊)은 면류관의 귓가로 내려온 끈의 귀막이 솜인데, 옛날 제왕들이 자세히 보고 들어서 너무 밝게 살피고 따지지 말라는 뜻으로, 면류관의 끈으로 눈을 약간 가리고 귀막이 솜으로 귀를 약간 막음을 말한 것이다. 당(唐)나라 초기 문신(文臣)이었던 장온고(張蘊古)가 태종(太宗)에게 지어 올린 대보잠(大寶箴)에 “혼혼(渾渾)하여 너무 흐리지도 말고 교교(皎皎)하여 너무 밝지도 말며, 문문(汶汶)하여 너무 어둡지도 말고 찰찰(察察)하여 너무 밝지도 말아서 비록 면류관의 드리운 술이 눈을 가리나 형체가 나타나기 전에 살피고, 귀막이 솜이 귀를 가리나 소리가 없을 때에 들어야 한다.[勿渾渾而濁, 勿皎皎而淸, 勿汶汶而闇, 勿察察而明, 雖冕旒蔽目, 而視於未形, 雖黈纊塞耳, 而聽於無聲.]”라고 하였다.
- 폐목[蔽目] 눈을 가리다. 눈가리개. 주검을 마지막으로 손질하면서 눈을 막는 데 쓰던 옥(玉)으로 만든 물건. 참고로, 송사(宋史) 권327 왕안례열전(王安禮列傳)에 “지금 한 손가락으로 눈을 가리면 비록 태산과 화산이 앞에 있더라도 보지 못하니, 근습의 신하가 그 군주를 가리는 것이 어찌 이것과 다르겠는가.[今以一指蔽目, 雖泰, 華在前, 弗之見, 近習蔽其君, 何以異此?]”라고 하였고, 회남자(淮南子) 주술훈(主術訓)에 “그러므로 옛날 임금들이 면류관 앞에 유(旒)를 늘어뜨리는 것은 보는 것을 가리기 위한 것이며, 주광을 늘어뜨려 귀를 막는 것은 듣는 것을 가리기 위한 것이다.[故古之王者, 冕而前旒所以蔽明也, 黈纊塞耳所以掩聰.]”라고 하였고, 당(唐) 나라 장온고(張蘊古)의 대보잠(大寶箴)에 “혼혼(渾渾)하여 너무 흐리지도 말고 교교(皎皎)하여 너무 밝지도 말며, 문문(汶汶)하여 너무 어둡지도 말고 찰찰(察察)하여 너무 밝지도 말아서, 면류관에 드리운 구슬줄이 눈 앞을 가릴지라도 임금은 아직 채 드러나지 않은 조짐까지도 볼 수가 있어야 하며, 면류관에서 드리워진 노란 솜방울이 귀를 막을지라도 임금은 아직 소리가 되어 흘러나오지 않은 백성들의 목소리까지도 들을 수 있어야 한다.[勿渾渾而濁, 勿皎皎而淸, 勿汶汶而闇, 勿察察而明. 雖冕旒蔽目而視於未形, 雖黈纊塞耳而聽於無聲.]”라고 하였고, 갈관자(鶡冠子) 천칙(天則)에 “나뭇잎 하나가 눈을 가려도 태산을 보지 못하고, 두 알의 콩이 귀를 막으면 우레 소리를 듣지 못한다.[一葉蔽目, 不見泰山. 兩豆塞耳, 不聞雷霆.]”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경독[耕讀] 농사짓기와 글 읽기를 아울러 이르는 말. 농사를 지으면서 틈틈이 글을 읽음. 주경야독(晝耕夜讀). 참고로, 한유(韓愈)의 동생행(董生行)에, 당(唐)나라 은사인 동소남(董邵南)이 주경야독(晝耕夜讀)하며 부모에게 효도하고 처자식을 사랑하는 것을 읊어 “수주 속현에 안풍이 있으니, 당나라 정원 연간에 이 고을 사람 동소남이 그곳에 은거하여 의를 행하였다. … 아아, 동생(董生)이여! 아침에는 밖에 나가 밭을 갈고 밤에는 집에 돌아와 고인의 서책을 읽도다.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산에서 나무 하고 물에서 고기 잡아, 부엌에 들어가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고 당(堂)에 올라가 부모님께 안부를 물으니, 부모는 근심하지 않고 처자식은 원망하지 않도다.[壽州屬縣有安豊, 唐貞元年時, 縣人董生召南, 隱居行義於其中. … 嗟哉董生! 朝出耕, 夜歸讀古人書. 盡日不得息, 或山而樵, 或水而漁, 入廚具甘旨, 上堂問起居, 父母不慼慼, 妻子不咨咨.]”라고 하였다.
- 하방[何妨]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해도 무방하다. ~해도 괜찮다. 괜찮다. 지장이 없다.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다. 아무런 걸림이 되지 않는다.
- 겸영[兼營] 둘 이상의 사업을 겸하여 경영(經營)함. 주가 되는 일 외에 다른 일을 겸하여 경영함.
- 부뢰[負耒] 쟁기를 메다. 도잠(陶潛)의 시 경술세구월중어서전확조도[庚戌歲九月中於西田穫早稻]에 “새벽에 나가 다소 힘을 쏟고, 해 지면 쟁기 메고 돌아온다네. 산촌이라 이슬 서리 자욱하고, 날씨 또한 일찍 추워지니. 농가가 어찌 고생스럽지 않으리만, 이 수고로움 사양할 수 없네.[晨出肆微勤, 日入負耒還. 山中饒霜露, 風氣亦先寒. 田家豈不苦, 弗獲辭此難.]”라고 한 데서 보인다.
- 횡경[橫經] 경서(經書)를 펴서 듦. 경서를 휴대함. 선비가 책을 옆에 끼고 다니며 수업함. 독서 또는 강경(講經). 열심히 학문을 하다. 횡경(橫經)은 경적(經籍)을 가로로 죽 펴 놓은 것을 이르는 말로, 보통은 수업 또는 독서를 의미한다. 참고로, 한(漢) 나라 때 사람 고봉(高鳳)이 한 번은 아내가 밭에 가면서 보리를 마당에 널어놓고, 그에게 닭을 보라고 부탁하였는데, 마침 비가 와서 보리 멍석이 떠내려갔으나 그는 그런 줄도 모르고 장대만 들고 글을 읽었다는 횡경표맥(橫經漂麥)의 고사가 전한다.
【譯文】 聰明勿外散, 腦體要兼營.
聰明的人要懂得收斂, 古人曾有用棉花塞耳, 以帽飾遮眼來掩飾自己的聰明的舉動. 耕種和讀書可以兼顧, 古人曾有日出扛著農具去耕作, 日暮手執經書閱讀的行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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