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마음을 잘 이끌어 깨우쳐주는 사람은
그가 이해하는 데서부터 점차 통하게 할 뿐이지
꽉 막히어 있는 것을 억지로 열어젖히려 들지 않고
습관과 풍속을 잘 교화시켜 바꾸는 사람은
바꾸기 쉬운 데서부터 점차 바꾸어 나갈 뿐이지
고치기 어려운 것을 억지로 바로잡으려 들지 않는다.
善啓迪人心者, 當因其所明而漸通之, 毋强開其所閉.
선계적인심자, 당인기소명이점통지, 무강개기소폐.
善移易風化者, 當因其所易而漸反之, 毋强矯其所難.
선이역풍화자, 당인기소이이점반지, 무강교기소난.
<菜根譚채근담 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 : 應酬응수>
<格言聯璧격언련벽 : 從政類종정류>
※ 강교(强矯)가 경교(輕矯)로 된 본도 있고, 격언연벽(格言聯璧)에는 풍화(風化)가 풍속(風俗)으로 되어 있다.
- 계적[啓迪] 길을 열어 인도함. 가르쳐 이끌어 줌. 가르쳐 길을 열어줌. 계발하다. 깨우치다. 인도하다. 교도(敎導). 참고로, 서경(書經) 태갑 상(太甲上)에 “두루 뛰어난 인재를 구하여 후인을 깨우쳐 인도하였다.[旁求俊彦, 啓迪後人.]”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점통[漸通] 점차 통하다. 참고로, 명이점통(明而漸通)이라는 말이 있다. 밝음으로써 점점 통하게 하라는 뜻으로 어둠을 내쫓기보다는 밝음을 키우라는 의미이다.
- 강개[强開] 억지로 열다. 어거지로 열다.
- 이역[移易] 옮겨서 바꿈. 옮겨져서 바뀜. 옮아 바뀜. 옮기고 바꿈. 바꾸다. 옮기다. 변경하다. 움직이다. 참고로, 근사록(近思錄) 권3 치지(致知)의 주(注)에 “정자는 격물에 대한 설명에서 ‘격은 이르는 것이다. 사물을 연구하여 사물에 이르게 되면 사물의 이치를 다할 수 있게 된다.’고 하였는데, 뜻과 표현이 모두 완벽하여 바꿀 것이 없다.[程子説格物, 曰: “格至也. 格物而至於物, 則物理盡.” 意句俱到, 不可移易.]”라고 한 데서 보인다.
- 풍화[風化] 풍속교화(風俗敎化)의 준말. 교육이나 정치를 잘하여 세상의 풍습을 잘 교화시킴. 백성들의 풍습에 맞추어 교육하는 가르침. 교육이나 정치의 힘으로 풍습을 잘 교화(敎化)하는 일. 교육과 정치를 통해 풍습을 바꾸어나가는 일, 교화(敎化). 참고로, 안씨가훈(顔氏家訓) 제5편 치가(治家)에 “교화(敎化)란 위에서 아래로 행하여지고, 먼저 난 사람으로부터 뒤에 난 사람에게 베풀어지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아버지가 자애롭지 못하면 자식이 불효하고, 형이 우애롭지 못하면 아우가 공손하지 않으며, 지아비가 의롭지 못하면 아내가 순종하지 않는다. 아버지가 자애로운데 자식이 거스르고, 형이 우애로운데 아우가 거만하며, 지아비가 의로운데 아내가 업신여기고 깔보면, 이는 타고난 악인(惡人)으로서 형벌로 다스려 두려워하게 해야 할 대상이지, 훈도(訓導)하여 변화시킬 대상은 아니다.[夫風化者, 自上而行於下者也, 自先而施於後者也. 是以父不慈則子不孝, 兄不友則弟不恭, 夫不義則婦不順矣. 父慈而子逆, 兄友而弟傲, 夫義而婦陵, 則天之兇民, 乃刑戮之所攝, 非訓導之所移也.]”라고 하였고, 당(唐)나라 유지기(劉知幾)의 사통(史通) 10권 잡술(雜述)에 “구주(九州)의 토우(土宇)와 만국(萬國)의 산천(山川)은 물산이 다르고 풍속이 다르다.[九州土宇, 萬國山川, 物産殊宜, 風化異俗.]”라고 한 데서 보인다.
- 풍화[風化] 서로 마음이 통하여 새끼 뱀. 장자(莊子) 천운(天運)에 “벌레는 수컷이 바람이 부는 위쪽에서 울고 암컷이 바람이 부는 아래쪽에서 호응하기만 하여도 새끼를 밴다.[蟲雄鳴於上風, 雌應於下風而風化.]”라고 하였다.
- 풍화[風化] 지표를 구성하는 바위, 돌 따위가 햇빛, 공기, 물 등의 작용으로 점차 파괴되고 부서지는 현상. 물을 포함한 결정체가 공기 속에서 수분(水分)을 잃고 가루가 됨. 또는 그런 현상.
- 점반[漸反] 점차적으로 바꾸다. 점차 돌아오다. 후한서(後漢書) 순리전(循吏傳) 맹상(孟嘗)에 “한나라 때 맹상(孟嘗)이라는 사람이 합포(合浦)의 태수가 되었다. 합포는 바닷가 마을이라 곡물이 나지 않고 대신 진주가 많이 나왔다. 그런데 이전에 태수로 왔던 관리들이 욕심 많고 혼탁하기까지 해서 백성들을 속여 진주를 모았는데,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라 진주가 점차 군계를 넘어 교지로 옮겨가 버렸다. 그리 되자 상인들이 오지 않게 되었고, 합포 사람들은 돈을 마련할 수 없게 되어 가난해진 사람들이 길가에서 굶어주는 사람까지 생겼다. 맹상은 태수로 부임한 후 이전의 폐단을 혁파하여 백성들에게 이익이 갈 수 있게 했는데, 채 일 년이 되지 않아 떠났던 진주가 돌아오고 백성들도 돌아와 이전에 하던 사업을 벌여 물건과 돈이 유통되기 시작했는데, 백성들이 그런 맹상을 하늘이 보낸 사람이라고 하였다.[漢孟嘗, 爲合浦太守. 郡不産穀食, 而海出珠寶. 先是宰守多貪, 詭人采求, 不知紀極, 珠漸徙於交阯. 由是行旅不至, 貧者餓死於道. 嘗到官, 革除前敝, 未逾歲, 去珠復還, 百姓漸反其業. 商貨流通, 稱爲神明.]”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점급[漸及] 일정한 시기나 장소에 점점 이르러 미침. 윤기가 널리 미치다.
- 강교[强矯] 억지로 고치다. 억지로 힘써 바로잡다. 억지로 바로잡다.
- 경교[輕矯] 함부로 고지다. 쉽게 고치다. 가벼이 거스르다. 속세의 일을 우습게보고 세상 밖으로 초월하여 노니는 것. 소식(蘇軾)의 시 송항주두척진삼연파관귀향(送杭州杜戚陳三掾罷官歸鄕)에 “노부는 평생토록 득실(得失)을 똑같이 보면서도, 하찮은 관직에 미련을 두고 경교하지 못하노라.[老夫平生齊得喪, 尙戀微官失輕矯.]”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啓心明通, 移化易及.
善於啓發人們心靈的人, 應當因爲他們有所明白而逐漸疏通他們, 不要强行開啓他們的閉塞所在 ; 善於改變風俗教化的人, 應當因爲它們有所容易而逐漸涉及它們, 不要輕易矯正它們的困難所在. // 善於教導百姓的官, 用漸進的方法因勢利導, 而不能強迫他明白. 要改善風俗的人, 從容易處漸漸引導, 而不用強製手段去矯正難以改變的風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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