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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림칙하게 여겨질지언정 비위맞추려들지 마라 <채근담/격언연벽/소창유기>


무뚝뚝한 사람은

화합하기 어렵지만 갈라서기도 어렵고

살가운 사람은

친해지기 쉽지만 헤어지기 또한 쉽다.

그러므로 군자는

굳세고 곧아서 꺼림칙하게 여겨질지언정

알랑거리며 비위를 맞추려들지 않는다.


落落者,  難合亦難分.  欣欣者,  易親亦易散.
낙락자,  난합역난분.  흔흔자,  이친역이산.
是以君子寧以剛方見憚,  毋以媚悅取容.
시이군자영이강방견탄,  무이미열취용.

<菜根譚채근담 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 : 應酬응수>

격언련벽(格言聯璧)에는 “고고한 자는 쉽게 어울리기 어려우나 한 번 어울렸다 하면 떨어지지 않는다. 살갑게 구는 자는 쉽게 친할 수 있으나, 잠깐 친했다가 갑자기 원한을 만들기도 한다.[落落者難合, 一合便不可離 ; 欣欣者易親, 乍親忽然成怨.]”라고 하였고, 취고당검소(醉古堂劍掃)와 소창유기(小窓幽記)에는 “남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이와 마음이 합쳐지기는 어렵지만 한번 의기투합하면 떨치지 못한다. 활발한 사람은 남과 친해지기 쉽지만 금방 친해졌다가 갑자기 원망을 사기도 한다. 그러므로 군자라면 차라리 스스로 고생을 안고 살지라도 어항 속 물고기나 조롱 속 새처럼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는다.[落落者難合, 一合便不可分, 欣欣者易親, 乍親忽然成怨. 故君子之處世也, 寧風霜自挾, 無魚鳥親人.]”라고 하여 비슷한 내용이 보인다.


  • 낙락[落落]  서로 용납하지 않은 모양. 남과 서로 어울리지 않음. 뜻이 높고 큼. 뜻이 커서 세상과 서로 부합하지 않음. 작은 일에 얽매이지 않고 대범함. 광대(廣大)한 흉금. 대범하고 솔직함. 다른 것들과 섞이지 않고 홀로 고고(孤高)한 것. 용납하지 않고 거절하는 모양. 고요하고 쓸쓸한 모양. 서로 멀리 떨어져 바라보기만 함. 여기저기 떨어져 있음. 큰 소나무의 가지 따위가 아래로 축축 늘어짐. 많은 모양. 성긴 모양. 쇠락하다. 시들다. 어울리지 못하다. 도도하여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다. 도량이 넓다. 드문드문하다. 활달하다. 참고로, 당나라 양형(楊炯)의 시 화유장사답십구형(和劉長史答十九兄)에 “풍도가 본디 낙락하고, 문질이 또한 빈빈하도다.[風標自落落, 文質且彬彬.]”라고 하였고, 당(唐)나라 시인 유우석(劉禹錫)의 송장관부거시서(送張盥赴擧詩序)에 “옛날에 함께 급제했던 벗들과 어울려 노닐 적에는 말고삐를 나란히 하고서 마치 병풍처럼 대로(大路)를 휩쓸고 돌아다녔는데, 지금 와서는 마냥 쓸쓸하기가 새벽 별빛이 서로들 멀리서 바라보는 것 같기만 하다.[今來落落, 如晨星之相望.]”라고 하였고, 진서(晉書) 석륵재기(石勒載記)에 “대장부의 행사는 의당 뇌뢰낙락하여 마치 일월처럼 명백해야 한다.[大丈夫行事, 當磊磊落落, 如日月皎然.]”라고 하였다.
  • 영합[迎合]  남의 마음에 들도록 힘씀. 서로 뜻이 맞음. 남의 비위를 맞춤.
  • 화합[和合]  화목(和睦)하여 잘 합(合)하여 짐. 서로 간에 마음이나 뜻을 모아 화목하게 어울림. 사이좋다. 마음이 맞다. 하나로 합치다. 하나로 뭉치다.
  • 낙락난합[落落難合]  뜻이 커서 사회와 상합(相合)이 되지 않음. 여기저기 흩어져 서로 모이기가 어려움. 뜻이 높고 커서 다른 사람과 서로 맞지 않음. 일이 아득하게 멀어 실현할 가망이 없다. 성격이 명랑하지 않아 남과 어울리기가 어렵다. 참고로, 후한서(後漢書) 권19 경엄열전(耿弇列傳)에, 후한(後漢) 때에 대장군(大將軍) 경엄(耿弇)이 축아(祝阿)를 공격하여 성공을 거두자, 광무제(光武帝)가 경엄에게 말하기를 “장군이 전에 남양(南陽)에 있을 때 항상 그 뜻이 너무 커서 성공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여겼었는데, 뜻이 있는 사람은 일을 끝내 성취하는구나.[將軍前在南陽建此大策, 常以爲落落難合, 有志者事竟成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 흔흔[欣欣]  기뻐하는 모양. 하찮은 일에 곧 기쁨을 느끼는 감정. 스스로 만족하는 모양. 활기가 넘치는 모습. 초목이 무성하고 신선한 모양. 득의해 하는 모양. 활기찬 모양. 생기발랄한 모양. 왕성한 모양. 참고로, 도잠(陶潛)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혹은 작은 수레를 타고, 혹은 외로운 배를 노질하여, 이미 깊숙하게 들어가 골짝을 찾고, 다시 울퉁불퉁 험한 길로 언덕을 지나니, 나무들은 생기가 넘쳐 잎이 피려 하고, 샘물은 졸졸 흐르기 시작하누나.[或命巾車, 或棹孤舟. 旣窈窕以尋壑, 亦崎嶇而經丘. 木欣欣以向榮, 泉涓涓而始流.]”라고 하엯고, 시경(詩經) 부예(鳧鷖)에 “오리 갈매기가 물 가운데 있거늘, 공시가 와서 머물러 기뻐하도다. 맛있는 술로 즐기며, 불고기와 산적이 하 향기롭도다. 공시가 잔치의 술을 마시니, 후일에 어려움이 없으리로다.[鳧鷖在亹, 公尸來止熏熏. 旨酒欣欣, 燔炙芬芬. 公尸燕飮, 無有後艱.]”라고 하였고, 장자(莊子) 지북유(知北游)에 “산림과 못가에 가면 나도 몰래 마음이 상쾌해지면서 즐거워진다.[山林與, 皐壤與, 使我欣欣然而樂與.]”라고 하였고, 맹자(孟子) 양혜왕 하(梁惠王下)에, 맹자가 제(齊)나라 선왕(宣王)에게 “지금 왕께서 여기서 사냥을 하시면 백성들이 왕의 거마 소리를 듣고 깃발의 아름다움을 보고 모두 흔연히 기쁜 기색이 있어 서로 말하기를 ‘우리 왕이 행여 병환이 없으신가. 어떻게 사냥을 하시는고.’라고 하면, 이는 다름이 아니라 백성으로 더불어 즐거움을 같이한 때문입니다. 지금 왕께서 백성으로 더불어 즐거움을 같이하신다면 왕천하를 하실 것입니다.[今王田獵於此, 百姓聞王車馬之音, 見羽旄之美, 舉欣欣然有喜色而相告曰, ‘吾王庶幾無疾病與, 何以能田獵也?’ 此無他, 與民同樂也. 今王與百姓同樂, 則王矣.]”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강방[剛方]  강직방정(剛直方正). 강하고 방정함. 굳세고 바름. 강직하고 곧음. 성품이 굳세고 바르다. 참고로, 주자대전(朱子大全) 권35 답유자징(答劉子澄)에 “명도는 덕성이 관대하여 규모가 광활하고, 이천은 기질이 강직하고 방정하여 문리가 밀찰하다.[明道德性寬大, 規模廣闊 ; 伊川氣質剛方, 文理密察.]”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견탄[見憚]  경외스럽게 보이다. 꺼려지다. 두렵게 느껴지다. 꺼려지거나 두려움의 대상이 되다. 꺼리거나 두려워하는 기색(표정, 얼굴빛)이 드러나다.
  • 미열[媚悅]  잘 보이려고 아첨함. 상대방에게 아첨하여 기쁘게 함. 남의 환심을 사려고 알랑거려 즐겁게 함. 남에게 잘 보이려고 비위를 맞추며 알랑거림. 의식적으로 남의 환심을 사다. 아첨하고 좋아하다. 비위를 맞추다. 영합하다. 남의 환심을 사다.
  • 취용[取容]  비위를 맞추다. 영합하다. 남의 환심을 사다.

【譯文】 寧以剛方,  毋以媚悅.
性格孤傲的人,  難以迎合也難以分離  ;  性格開朗的人,  容易親近也容易離散.  因此有才德的人,  寧可用剛直方正顯現憚色,  不要用獻媚取悅獲取笑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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