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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에 맞게 결단하고 마무리하고 [當機立斷당기입단 隨機了事수기료사] <채근담>


기러기가 오기도 전에 활을 당기고

토끼가 달아난 후에 개를 부르는 것은

모두 시기에 알맞은 대응이 아니요

바람이 멎으면 물결을 가라앉히고

기슭에 닿으면 바로 배를 떠나는 것

이것이 바로 마무리를 잘하는 공부이다.


鴻未至先援弓,  兎已亡再呼犬,  總非當機作用.
홍미지선원궁,  토이망재호견,  총비당기작용.
風息時休起浪,  岸到處便離船,  纔是了手工夫.
풍식시휴기랑,  안도처변리선,  재시료수공부.

<菜根譚채근담 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 : 應酬응수>

  증광현문(增廣賢文)에는 “바람이 멎은 후에는 다시 물결을 일으키지 말고, 배가 기슭에 닿은 후에는 배를 떠나라.[風息時, 休起浪. 岸到處, 便離船.]”라고 되어 있다.


  • 원궁[援弓]  활을 당김. 맹자(孟子) 고자 상(告子上)에 “혁추(奕秋)가 두 사람에게 바둑을 가르칠 경우, 한 사람은 전심치지(專心致志)하여 혁추의 말만을 듣고, 또 한 사람은 혁추의 말을 듣기는 하되 한편으로는 ‘기러기나 고니가 날아오거든 화살을 쏘아서 잡아야겠다.[鴻鵠將至, 思援弓繳而射之.]”는 생각을 한다면, 아무리 함께 똑같이 배우더라도 결과는 서로 같을 수가 없다.”라고 한 데서 보인다.
  • 홍미지선원궁[鴻未至先援弓]  기러기가 오기도 전에 활을 당김. 참고로, 맹자(孟子) 고자 상(告子上)에 “혁추(奕秋)는 온 나라에서 가장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이다. 혁추로 하여금 두 사람에게 바둑을 가르치게 할 경우, 한 사람은 마음을 오로지 하고 뜻을 극진히 하여 오로지 혁추가 하는 말을 듣고, 또 다른 한 사람은 비록 혁추의 말을 듣기는 하나 마음 한 구석에 기러기나 고니가 날아오면 활을 당겨 쏘아서 맞출 생각을 하고 있다면, 비록 앞의 사람과 더불어 함께 배운다 하더라도 그 사람만 못할 것이다. 이것은 그의 지혜가 앞의 사람만 못해서인가? 그렇지 않다.[奕秋, 通國之善奕者也. 使奕秋誨二人奕, 其一人專心致志, 惟奕秋之爲聽 ; 一人雖聽之, 一心以爲有鴻鵠將至, 思援弓繳而射之. 雖與之俱學, 弗若之矣. 爲是其智弗若與? 曰: 非然也.]”라고 하였다.
  • 당기[當機]  때에 맞다. 상대의 능력이나 소질에 따라 이끎.
  • 작용[作用]  평소의 행위. 몸가짐. 움직이게 되는 힘. 어떤 현상이나 운동을 일으킴. 어떠한 현상을 일으키거나 영향을 미침. 한 힘에 다른 힘에 미치어서 영향(影響)이 일어나는 일. 사물이나 사람에 변화를 가져다주거나 영향을 미침. 두 개의 물체 사이에 어떤 힘이 미칠 때 한쪽의 힘을 이르는 말. 어떠한 물리적 원인이나 대상이 다른 대상이나 원인에 기여함. 현상학에서, 표상, 의식, 체험 등의 심적 과정 일반에 있어서 대상적 측면인 의미 내용에 대하여 이것을 지향하는 능동적 계기를 이르는 말. 작용하다. 영향을 미치다. 행동하다. 참고로, 불교에서 심(心)·의(意)·식(識) 중 식(識)이 대상을 판별하는 활동을 작용(作用)이라 한다. 전등록(傳燈錄)에 “성이 어디에 있는가? 작용에 있다.[性在何處 曰在作用]”고 하였다.
  • 기랑[起浪]  파도가 일다. 파도치다. 파도가 넘실거리다. 말썽을 일으키다. 문제를 일으키다. 일을 저지르다. 소동을 일으키다.
  • 무풍기랑[無風起浪]  평지풍파를 일으키다. 생트집을 잡다. 공연히 시비를 걸다. 까닭 없이 사고가 일어나다.
  • 사벌등안[捨筏登岸]  물을 건넌 사람이 물을 건널 때 사용한 뗏목을 버리는 것. 강을 건넌 뒤에는 타고 온 뗏목을 버리고 언덕을 오른다는 말로 진리의 세계에 도달하기 위해 썼던 모든 도구들을 다 버린다는 뜻이다. 즉, 깨달음을 얻은 뒤에는 배운 말과 글에 집착하지 말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금강경(金剛經) 정신희유분(正信稀有分)에 “너희 비구들은 내 설법을 뗏목의 비유로 알아야 한다. 법도 마땅히 버려야 하는 것인데 하물며 법이 아닌 것이랴.[汝等比丘, 知我說法, 如筏喩者. 法尙應捨, 何況非法.]”라고 하였고, 청(淸)나라 시인 왕사진(王士禛)의 향조필기(香祖筆記)에 “강을 건너 기슭에 이르면 뗏목을 버리라는 비유를 수행자들은 깨달음의 경계로 여기고, 시인들은 입신의 경지로 여기니, 시와 선이 한 점에서 만나는 것에 어떠한 차별도 없다.[舍筏登岸, 禪家以爲悟境, 詩家以爲化境, 詩禪一致, 等無差別.]”라고 하였다. 사벌등안(舍筏登岸). 득어망전(得魚忘筌).
  • 이선[離船]  승무원(乘務員) 등이 배에서 내림.
  • 재시[才是/纔是]  이것이야 말로 ~ 이다. 정말로 ~ 이다. 모두. ~야 말로. 마땅히 ~함이 옳다. 이/가. ~야만.
  • 요수[了手]  일을 처리하여 끝내다. 완결시키다. 책임을 완수하다. 마무리하다.
  • 공부[工夫]  학문이나 기술 등을 배우고 익힘. 학문(學問)이나 기술(技術)을 닦는 일. 시간을 들여 얻은 어떤 방면의 결과를 가리킨다. 공역(工役)에는 반드시 인부(人夫)를 쓰기 때문에 속어(俗語)에 공부(工夫)라는 말이 생겼다. 이를 전용(轉用)해서 학문(學問)의 공부(工夫)라는 말이 있게 된 것이다. 참고로, 육유(陸游)의 시 야음(夜吟)에 “육십여 년 동안을 망녕되이 시를 배워, 공부가 깊어진 곳을 내 마음 홀로 알 뿐이네. 밤중에 차가운 등불 아래서 한번 웃노니, 비로소 금단으로 환골탈태하는 때로세.[六十餘年妄學詩, 工夫深處獨心知. 夜來一笑寒燈下, 始是金丹換骨時.]”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공부[功夫]  학문이나 기술을 닦는 일[工夫]. 투자한 시간. 조예. 재주. 솜씨. 노력. 실력. 무술. 능력. 참고로, 주희(朱熹)가 여조겸(呂祖謙)에게 답한 편지에 “공부는 중단되기 쉽고 의리는 궁구하기 어렵습니다.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으니 매우 두려워할 만합니다. 어이하겠습니까, 어이하겠습니까.[功夫易間斷, 義理難推尋, 而歲月如流, 甚可憂懼, 奈何奈何.]”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當機立斷,  隨機了事.
鴻雁尙未到來先拉動弓弦,  兔子已經死亡再呼喚殺矢,  終究不是當機立斷的作爲  ;  風波停息時不要興風作浪,  海岸到達處卽便離開船只,  方才算是了事高手的工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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