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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리에 따라 일을 하면 저절로 아무 일이 없다 <채근담/취고당검소>


인연을 따르는 것이 바로 인연을 보내는 것이니

춤추는 나비가 날리는 꽃잎과 함께 떠남과 같고

순리에 따라 일을 하면 저절로 아무 일이 없으니

둥근달이 사발에 담긴 물과 함께 둥근 것과 같다.


隨緣便是遣緣,  似舞蝶與飛花共適.
수연변시견연,  사무접여비화공적.
順事自然無事,  若滿月偕盂水同圓.
순사자연무사,  약만월해우수동원.

<菜根譚채근담 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 : 應酬응수>
<醉古堂劍掃취고당검소/小窓幽記소창유기 : 素소>


  • 수연[隨緣]  인연을 따르다. 인연(因緣)에 따라 사물이 일어남. 인연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것. 인연에 따라서 현상을 일으킴. 어떤 영향을 받아서 사물이 생김. 인연에 따라 나타남. 인연에 따라 변화함. 인연에 따라 드러나는 청정한 본래의 성품. 외연에 따라 행동하다. 기회와 인연을 따르다. 불가의 인연법(因緣法). 세상 모든 것은 인연법에 의하여 이루어졌음을 강조하는 것임. 수순연업(隨順緣業), 즉 착한 일을 해서 불도로 들어가는 순연(順緣)의 업을 따르는 것을 이르는 것이다. 수연행(隨緣行)은 보리달마(菩提達磨)의 입도사행(入道四行)에 나오는 네 가지 실행법 중의 하나이다.
  • 변시[便是]  다른 것이 없이 곧. 다른 것이 아니라 곧. 다른 것이 아니라 이것이 곧. 여기서 ‘便’은 음(音)이 ‘변’이고, ‘是’는 ‘~이다’라는 의미의 술어이다.
  • 견연[遣緣]  인연을 보내다. 인연은 놓아주다.
  • 비화[飛花]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 바람에 흩어져 날리는 꽃잎.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 성서피범주(城西陂泛舟)에 “고기는 잔물결 불어 가선 그림자 흔들리고, 제비는 나는 꽃을 박차서 무연에 떨어지네.[魚吹細浪搖歌扇, 燕蹴飛花落舞筵.]”라고 하였고, 이백(李白)의 제동계공유거(題東溪公幽居) 시에 “좋은 새는 봄을 맞아 후원에서 노래를 하고, 나는 꽃은 술을 권하는 듯 처마에서 춤을 추네.[好鳥迎春歌後院, 飛花送酒舞前簷.]”라고 하였고, 당(唐)나라 한굉(韓翃)의 시 한식일즉사(寒食日即事)에 “봄날이라 장안성 곳곳에 꽃 날리고, 한식이라 동풍에 버들가지 흐느적. 황혼에 궁중에서 밀초를 내려 주니, 안개조차 흩어져 오후 집 들어가네.[春城無處不飛花, 寒食東風御柳斜. 日暮漢宫傳蠟燭, 輕烟散入五侯家.]”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공적[共適]  함께 가다, 함께 하다, 함께 즐기다.
  • 순사[順事]  사리에 따라 일을 처리함. 사물(事物)의 정상(情狀)에 따라 일을 처리함. 고분고분히 섬김. 순조로운 일. 형편이 좋은 일. 참고로, 장재(張載)의 서명(西銘)에 “살아서는 내가 하늘을 순히 섬기고, 죽어서는 내가 편안하리라.[存吾順事, 沒吾寧也.]”라고 하였다.
  • 무사[無事]  아무 일도 없음. 아무런 탈이 없음. 장애가 없음. 걱정이 없음. 사고가 없어서 편안함. 전쟁(戰爭)이나 상제(喪祭)가 없음. 인위적으로 조작하지 않음. 특별한 일없이 한가한 때. 무심(無心)·무구(無求)와 함께 선종(禪宗)에서 강조하는 삶의 태도 중의 하나. 참고로,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성공(成公) 13년조에 “나라의 큰일은 제사와 전쟁에 있다.[國之大事 在祀與戎]”라고 하였고, 송(宋)나라 소식(蘇軾)이 신종(神宗)이 승하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은 시 귀의흥류제서죽사(歸宜興留題西竹寺)에 “이 인생 다행히도 무사한 때를 만났는데 금년엔 잇따라 큰 풍년을 만났구나. 절에서 돌아와 좋은 소식을 들으니 들꽃과 지저귀는 새도 흔연히 기뻐하네.[此生幸得都無事, 今歲仍逢大有年. 山寺歸來聞好語, 野花啼鳥亦欣然.]”라고 하였고, 또, 동파전집(東坡全集) 권100의 약송(藥誦)에 “거사가 노래하여 답하기를 ‘일 없는 일을 일삼으면 모든 일이 다스려지고, 맛없는 맛을 음미하면 오미가 갖추어 지네’라고 하였다.[居士則歌以答之曰 : 事無事之事, 百事治兮; 味無味之味, 五味備兮.]”라고 하였고, 백거이(白居易)의 시 우작(偶作)에 “일이 없으니 세월이 길고, 얽매이지 않으니 천지가 넓어라.[無事日月長, 不羈天地濶.]”라고 한 데에서 보인다.
  • 우수[盂水]  사발의 물. 바리에 담은 물.
  • 분수[盆水]  동이의 물. 예기(禮記) 제의(祭義)에 “길일이 되면 왕후가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되 물동이에 손을 세 번 담근 뒤에 하며, 마침내 삼궁의 부인이나 세부(世婦) 중에서 길한 사람들에게 주어 실을 뽑아 천을 짜게 한다.[及良日, 夫人繅, 三盆水, 遂布于三宮夫人世婦之吉者, 使繅.]”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隨緣順事,  功德圓滿.
順應機緣就是遣用機緣,  好似飛舞的蝴蝶與飄飛的落花共同適應  ;  順應事機自然沒有事情,  宛若完滿的月亮與杯盂的淸水一樣圓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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