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몸가짐은 태산구정처럼 일처리는 유수낙화처럼 [持重愆少 閑適趣多] <채근담>


몸가짐을 태산과 구정처럼 굳건히 하면

그릇된 실수가 저절로 적어질 것이요

일처리를 흐르는 물에 뜬 꽃잎처럼 하면

삶의 멋과 재미가 언제나 많을 것이다.


持身如泰山九鼎凝然不動,  則愆尤自少.
지신여태산구정응연부동,  즉건우자소.
應事若流水落花悠然而逝,  則趣味常多.
응사약유수낙화유연이서,  즉취미상다.

<菜根譚채근담 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 : 應酬응수>


  • 지신[持身]  제 몸의 처신(處身). 지신하다. 처신하다. 몸가짐을 하다. 몸을 지키다. 지궁(持躬).
  • 태산[泰山]  높고 큰 산. 교악(喬嶽). 크고 많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중국 산둥성(山東省) 북쪽에 있는 산. 참고로, 사기(史記) 권18 고조공신후자연표(高祖功臣侯者年表)에 “한 고조 유방(劉邦)이 개국 공신들을 책봉하면서 ‘황하가 변하여 허리띠처럼 되고, 태산이 바뀌어 숫돌처럼 될 때까지, 그대들의 나라가 영원히 존속되어 후손들에게 전해지도록 할 것을 맹세한다.[使河如帶, 泰山若礪, 國家永寧, 爰及苗裔.]’라고 하였다.”는 고사에서 보이고, 예기(禮記) 단궁상(檀弓上)에 “공자가 세상을 떠나기 일주일 전에 ‘태산이 무너지는구나. 대들보가 꺾이는구나. 철인이 시드는구나.[泰山其頹乎! 梁木其壞乎! 哲人其萎乎!]’라고 노래하였는데, 자공(子貢)이 노래를 듣고는 ‘태산이 무너지면 우리가 장차 어디를 우러러보며, 대들보가 꺾이고 철인이 시들면 우리가 장차 어디에 의지하겠는가.[泰山其頹, 則吾將安仰? 梁木其壞, 哲人其萎, 則吾將安放?]’라고 하였다.”고 한 데서 보인다.
  • 구정[九鼎]  하우씨(夏禹氏)가 구주(九州)의 동(銅) 거두어들여 구주(九州)를 상징해 주조(鑄造)한 아홉 개의 솥[鼎정]으로 하(夏)·상(商)·주(周) 삼대(三代)가 국가(國家) 정권의 상징으로 여겨 전국(傳國)의 보기(寶器)로 삼았다. 정(鼎) 하나를 움직이는데 8만 인(人)이 끌어야 할 정도로 크고 무거웠다고 한다. 모양은 두 개의 손잡이와 세 개의 발[三足兩耳삼족양이]이 달려 있었고, 거기에다 각종 맹수와 괴물들의 형태를 새겨 넣어서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미리 피해에 대비할 수 있게 하였다고 한다. 성탕(成湯)이 상읍(商邑)으로 옮기고 주 무왕(武王)이 역시 낙읍(洛邑)으로 옮겼다. 주실(周室)이 전국시대에 쇠약해지자 제후국들이 서로 차지하려 들었다. 주(周)나라 현왕(顯王) 때 덕(德)이 쇠퇴하자 이 솥이 사수(泗水)의 팽성(彭城) 아래로 빠져 버렸다. 그 후 진시황(秦始皇) 초년에 팽성에 다시 나타났으므로 26년에 시황이 많은 사람을 동원하여 찾았으나 끝내 찾지 못하였다 한다. 사기(史記) 진시황본기(秦始皇本紀)에서 “진시황이 돌아오는 도중에 팽성을 지날 때 목욕재계하고 기도를 올린 뒤 사수에 잠긴 주나라 구정을 얻고자 천 명을 물 속에 들여보내 찾아보게 하였으나 찾지 못했다.[始皇還, 過彭城, 齋戒禱祠, 浴出周鼎泗水, 使千人沒水求之, 弗得.]”라고 하였다.
  • 구정[九鼎]  구정(九鼎)은 고대 중국의 제왕을 상징하는 기물이다. 정(鼎)은 냄비와 솥에 해당하는 고대 중국의 세 개의 발을 가진 금속 기구로 제기로도 이용되었다. 전설에 의하면 하(夏)나라의 시조 우(禹)가 홍수를 다스리고 구주(九州: 중국 전역)에 명해 모은 청동(靑銅)을 가지고 주조한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 백물(百物)을 다 새겨놓았으므로, 백성들이 이것을 보고 간악한 것들을 알아보았기 때문에 산택(山澤)에 들어가더라도 이매(螭魅)와 망량(罔兩) 같은 요괴한 것들을 만나지 않을 수가 있었다 한다. 하나라의 마지막 왕인 걸왕(桀王)이 상(商)나라의 탕왕(湯王)에게 멸망당한 후 은(殷)나라의 소유가 되었고, 은나라 주왕(紂王)이 무왕(武王)에게 멸망되고 나서는 주(周)나라 왕실의 소유가 되었다. 주나라의 성왕(成王)이 즉위했을 때 주공(周公)은 구정을 낙읍으로 옮겨 이곳을 새 도읍으로 정했다고 한다. 구정은 주나라 왕조 37대에 걸쳐서 보관 유지되었고, 그것을 가지는 자가 천하의 지배자, 즉 천자로 여겨졌다. 주가 진(秦)에게 멸망되었을 때 진(秦)나라는 이것을 가지고 가려고 했지만, 혼란 중에 사수(泗水)의 바닥에 가라앉아 없어졌다고 한다. 진은 새롭게 옥새를 새겨 이것을 황제권의 상징으로 삼았다. 진 무왕(秦武王)이 구정(九鼎)을 들다가 솥 밑에 깔려 죽은 일도 있었고, 춘추(春秋) 시대에 초(楚)나라 소왕(昭王)이 사자를 보내어 구정(九鼎)의 무게를 물으니, 왕손만(王孫滿)이 말하기를 “국가의 신기(神器)는 제후(諸侯)가 알 바 아니다.”라 하고 물리쳐버렸다 한다. 흔히 천하를 취하려는 저의를 나타내는 말로 문정(問鼎)이라는 표현이 쓰인다.
  • 구정[九鼎]  중국 하(夏)나라의 우왕(禹王)이 구주(九州)에서 바친 쇠를 모아 솥 아홉 개를 만들어서 구주를 상징하였다. 이는 국가의 왕통을 상징하는 천자의 보물로 여겨졌으나 후대에 분실되어 없어졌다. 송(宋)나라 휘종(徽宗) 때 새로 주조한 것이 있는데, 1104년에 방사 위한진(魏漢津)이 휘종에게 건의하여 구정을 주조하고, 구정을 안치하는 별도의 궁전인 구성궁(九成宮)을 만들었다. 1111년에 또 다른 방사의 건의를 받아 구정의 이름을 고쳤으며 다음 해에 다시 신소구정(新霄九鼎)을 만들었으니, 이로서 송나라에는 18개의 새로 만든 정(鼎)이 있게 되었다. <宋史 卷19 徽宗紀>
  • 응연[凝然]  응결(凝結)된 모습. 단정하고 진중한 모양. 조용히. 평안하고 안정된 모습. 태도나 모양이 단정하고 진중하다. 꿋꿋하다. 단정하고 점잖다. 진중하다. 참고로, 송(宋) 나라 유학자였던 정이(程頤)가 주석을 달아 설명한 주역(周易)인 정전(程傳)에 “응(凝)은 모이고 그친다는 뜻이니, 안중(安重)함을 이른다. 지금 세속(世俗)에 응연(凝然)이란 말이 있으니, 명령(命令)을 가지고 말한 것이니, 무릇 동하고 행함을 모두 마땅히 안중(安重)하게 하여야 한다.[凝 聚止之義 謂安重也 今世俗有凝然之語 以命令而言耳 凡動爲皆當安重也]”라고 하였다.
  • 응연부동[凝然不動]  굳건히 움직이지 않음. 고정된 듯 움직이지 않음.
  • 건우[愆尤]  그릇되게 저지른 실수. 허물을 탓함. 과실. 죄과. 허물. 잘못. 실수. 참고로, 이백(李白)의 시 고풍(古風)에 “공을 이룬 뒤 몸 물러나지 않음이, 예부터 허물이 많이 되었더라.[功成身不退, 自古多愆尤.]”라고 하였다.
  • 응사[應事]  일에 응하다. 일을 처리하다. 일처리. 참고로, 한유(韓愈)의 여풍숙논문서(與馮宿論文書)에 “때때로 일에 응하여 속된 문장을 짓기도 하는데, 붓을 대는 것이 사람을 부끄럽게 만든다. 그런데 이 글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사람들은 좋다고 한다. 조금 부끄럽게 여긴 글은 조금 좋다고 말하고, 크게 부끄럽게 여긴 글은 반드시 크게 좋다고 생각한다. 고문이 오늘날 세상에 무슨 소용이 있을지 알지 못하겠다.[時時應事作俗下文字, 下筆令人慚, 及示人則人以爲好矣. 小慚者亦蒙謂之小好, 大慚者即必以爲大好矣. 不知古文直何用於今世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유수[流水]  흐르는 물. 세월의 흐름. 인간사 덧없음을 의미한다. 끊이지 않고 계속됨을 비유하기도 한다. 참고로, 이백(李白)의 시 파주문월(把酒問月)에 “고금 사람이 모두 흐르는 물처럼 흘러가서, 다 같이 밝은 달 보고 이런 감정 느꼈으리.[古人今人若流水, 共看明月皆如此.]”라고 하였고, 이백(李白)의 시 산중답인(山中答人)에 “나더러 무슨 일로 청산에 사느냐고 묻기에, 웃고 대답 않으니 마음 절로 한가롭네. 복사꽃 그림자 잠긴 물이 아득히 흘러가니, 새로운 세계가 있어 인간 세상이 아니로세.[問余何事棲碧山, 笑而不答心自閑. 桃花流水杳然去, 別有天地非人間.]”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유수[流水]  옛 금곡(琴曲)인 고산유수곡(高山流水曲). 백아(伯牙)와 종자기(鍾子期)의 고사에 등장하는 유수곡(流水曲)을 이른다. 열자(列子) 탕문(湯問)에 “춘추시대(春秋時代) 백아(伯牙)가 거문고를 타면서 고산(高山)에 뜻을 두자 종자기(鍾子期)가 ‘높디 높기가 마치 태산과 같도다![峨峨兮若泰山]’라고 하였고, 또 유수(流水)에 뜻을 두자 ‘넓고 넓기가 마치 강하와 같도다![洋洋兮若江河]’라고 하였다. 지음(知音)의 벗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거문고 소리를 들을 사람이 없다 하여 거문고의 현(絃)을 모두 끊고 다시는 연주하지 않았다.”라고 하였다.
  • 유수낙화[流水落花]  흐르는 물에 떨어진 꽃잎. 낙화유수(落花流水).
  • 낙화유수[落花流水]  떨어지는 꽃과 흐르는 물. 꽃잎이 흐르는 물에 떨어짐. 늦은 봄의 경치. 가는 봄의 경치(景致)를 이르는 말. 남녀(男女) 간 서로 그리워하는 애틋한 정을 이르는 말. 살림이나 세력(勢力)이 약(弱)해져 아주 보잘것없이 됨을 비유적(比喩的)으로 이르는 말. 쇠잔영락(衰殘零落)한 상황. 참패하다. 쇠퇴하다. 산산이 부서지다. 춘앵전(春鶯囀)이나 처용무(處容舞)에서, 두 팔을 좌우(左右)로 한 번씩 뿌리는 춤사위. 참고로, 이백(李白)의 시 산중답인(山中答人)에 “나더러 무슨 일로 청산에 사느냐고 묻기에, 웃고 대답 않으니 마음 절로 한가롭네. 복사꽃 그림자 잠긴 물이 아득히 흘러가니, 새로운 세계가 있어 인간 세상이 아니로세.[問余何事棲碧山, 笑而不答心自閑. 桃花流水杳然去, 別有天地非人間.]”라고 하였다.
  • 유연[悠然]  유유(悠悠)하여 태연(泰然)함. 침착하고 여유가 있음. 여유롭고 편안한 모양. 한적한 모양. 담박한 모양. 시름에 젖어 슬퍼하는 모양. 느릿느릿 한가로운 모양. 물의 흐름이 완만한 모양. 유연하다. 유유하다. 성질이 침착하고 여유가 있다. 참고로, 도잠(陶潛)의 시 음주(飮酒)에 “동쪽 울타리 밑에서 국화를 따다가, 유연히 남산을 바라보노라.[採菊東籬下 悠然見南山]”라고 하였고, 두보(杜甫)의 시 기악주가사마육장파주엄팔사군양각로오십운(寄岳州賈司馬六丈巴州嚴八使君兩閣老五十韻)에 “벗들이 모두 처지가 불리해져서, 좌천을 당하고도 둘 모두 느긋하였네.[故人俱不利 謫宦兩悠然]”라고 하였다.
  • 유연이서[悠然而逝]  유유히 떠나가다. 유유히 사라지다. 참고로, 맹자(孟子) 만장상(萬章上)에 “춘추 시대 정(鄭)나라 대부(大夫) 자산(子産)에게 일찍이 산 물고기를 바친 자가 있어, 자산이 교인(校人)으로 하여금 이 물고기를 못에 놓아기르게 했는데, 교인이 가서 삶아 먹고는 복명하기를 ‘처음에 놓아주니 힘을 못 쓰고 빌빌거리더니 조금 있다가는 생기를 되찾고서 꼬리를 치며 깊은 못 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始舍之, 圉圉焉, 少則洋洋焉, 攸然而逝.]’라고 하자, 자산이 말하기를 ‘제 살 곳을 얻었구나, 제 살 곳을 얻었구나.[得其所哉! 得其所哉!]’라고 하므로, 교인이 나와서 말하기를 ‘누가 자산을 지혜롭다 말하는가. 내가 이미 고기를 삶아 먹었는데, 자산이 「제 살 곳을 얻었구나, 제 살 곳을 얻었구나.」라고 하는걸.[孰謂子産智? 予其烹而食之, 曰: 得其所哉! 得其所哉!]’이라고 하였다. 이에 대해서 맹자가 이르기를 ‘사리에 닿는 말로 군자를 속일 수는 있어도 엉뚱한 말을 가지고 속일 수는 없다.[君子可欺以其方, 難罔以非其道.]’라고 평하였다.”는 고사에서 보인다.
  • 취미[趣味]  마음에 끌려 일정한 방향으로 쏠리는 흥미. 아름다움이나 멋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능력. 전문이나 본업은 아니나 재미로 좋아하는 일. 흥취. 흥미. 재미. 기호(嗜好).

【譯文】 持重愆少,  閑適趣多.
修持身心猶如泰山九鼎安然不動搖,  過失罪咎自然就會減少  ;  應付人事宛若流水落花悠閑地流逝,  意趣韻味常常就會增多.

Leave a Reply

Copyright (c) 2015 by 하늘구경 All rights reserved
error: <b>불펌 금지!</b>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