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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산이 있어 푸른 물이 있고, 좋은 술이 있어 좋은 시가 있으니 <幽夢影유몽영>


푸른 산이 있으면 푸른 물이 있으니

물은 그저 산에서 빛을 빌린 것이요

좋은 술이 있으면 좋은 시가 있으니

시 또한 술에서 영감을 얻는 것이다.


有靑山方有綠水,  水惟借色於山.
유청산방유녹수,  수유차색어산.
有美酒便有佳詩,  詩亦乞靈於酒.
유미주편유가시,  시역걸령어주.

<幽夢影유몽영>


  • 청산[靑山/青山]  풀과 나무가 무성한 푸른 산. 선원(禪院)에서 주인(主人)의 자리를 알게 하기 위하여 큰방 아랫목 벽에 써 붙인 문자(文字). 왕안석(王安石)의 시에 “푸른 산에 이를 문지르며 앉았고, 꾀꼬리 울 적에 책 베고 잠을 자네.[靑山捫蝨坐, 黃鳥枕書眠.]”라고 하였고, 소식(蘇軾)의 시 조동년초당(刁同年草堂)에 “청산은 약속이 있는 듯 길이 문에 임해 있고, 유수는 뜻도 없이 절로 못에 드누나.[靑山有約長當戶, 流水無情自入池.]”라고 하였고, 소식(蘇軾)의 무창동검가(武昌銅劍歌)에 “물 위로 나온 푸른 산 철을 깎은 듯, 신물이 나오려하니 산이 절로 갈라졌네.[水上青山如削鐵, 神物欲出山自裂.]”라고 한 데서 보인다. 또한, 청산(靑山)은 안휘성(安徽省) 당도현(當塗縣) 동남쪽 30리 지점에 있는 산으로, 육조(六朝) 시대 제(齊)나라의 시인 사조(謝朓)가 선성 태수(宣城太守)로 있을 때 이 산 남쪽에 높은 누대(樓臺)를 짓고 앞산의 경치를 감상하였기 때문에 후대에 이 누대를 사공루(謝公樓), 사루(謝樓) 혹은 북루(北樓)라 하고 산 이름을 사공산(謝公山)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고사가 있다. 사조(謝朓)의 시 유동원(遊東園)에 “향기로운 봄 술은 대하지도 않고, 다시 청산의 성곽을 바라보노라.[不對芳春酒, 還望靑山郭.]”라고 하였고, 이백(李白)의 시 제동계공유거(題東溪公幽居)에 “집은 청산에 가까우니 옛날 사조와 같고, 문엔 푸른 버들 드리웠으니 도잠과 흡사하네.[宅近靑山同謝朓, 門垂碧柳似陶潛.]”라는 구절이 있다.
  • 방유[方有]  바야흐로 ~이 있게 되다. 장차 ~이 있게 되다.
  • 녹수[綠水]  녹색의 물. 초목(草木)의 사이를 흐르는 푸른 물. 참고로, 반악(潘岳)의 추흥부(秋興賦)에 “종묘에다가 거북 뼈로 제사를 지냄이여, 푸른 물로 몸 돌아가길 생각하누나.[龜祀骨于宗祧兮, 思返身于綠水.]”라고 하였고, 이백(李白)의 시 망구화증청양위중감(望九華贈靑陽韋仲堪)에 “지난날 장강을 내려오던 배 위에서, 멀리 있는 구화산을 바라본 적 있는데. 폭포가 마치 하늘에서 쏟아지는 녹수 같았고, 아홉 봉우리 아름다운 연꽃봉오리 같았네.[昔在九江上, 遙望九華峰. 天河掛綠水, 秀出九芙蓉.]”라고 하였고, 중국 남북조시대 제(齊) 나라의 유고지(庾杲之)가 재상 왕검(王儉)의 막료가 되자, 소면(蕭緬)이 왕검에게 “성부(盛府)의 수료(首僚)는 실로 선임하기 어려운 바인데 경행(景行)이 녹수(綠水)에 떠 부용(芙蓉)에 의지하였으니 어찌 그리도 고운가.[盛府元僚, 實難其選. 庾景行泛淥水, 依芙蓉, 何其麗也.]”라며 유고지의 인품을 칭찬한 데서 보인다.
  • 미주[美酒]  맛이 좋은 술. 빛깔과 맛이 좋은 술. 참고로, 왕유(王維)의 소년행(少年行)에 “신풍의 맛 좋은 술은 한 말에 십천인데, 함양의 유협들은 대부분이 소년이로세.[新豊美酒斗十千, 咸陽游俠多少年.]”라고 하였고, 도연명(陶淵明)의 시 화곽주부(和郭主簿)에 “차조 찧어 맛난 술 담았다가, 술 익으면 내 따라 마시리라.[舂秫作美酒, 酒熟吾自斟.]”라고 하였고, 이백(李白)의 객중행(客中行)에 “난릉의 좋은 술은 울금향초로 빚는데, 옥 주발에 담아 오면 호박 빛이 선명하네.[蘭陵美酒鬱金香, 玉椀盛來琥珀光.]”라고 하였고, 소옹(邵雍)의 시 안락와중음(安樂窩中吟) 기7(其七)에 “맛있는 술을 마심은 살짝 취한 뒤에 있고, 좋은 꽃은 봄은 반쯤 피었을 때에 있네. 이와 같은 뜻은 형언하기 어려우니, 다만 사람들이 다 알지 못할까 두렵네.[​美酒飮敎微醉後, 好花看到半開時​. 這般意思難名狀, 只恐人間都未知.]”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변유[便有]  문득 ~이 있다.
  • 가시[佳詩]  아름답게 잘 지은 시가(詩歌).
  • 걸령[乞靈]  영험한 힘을 요청함. 신령에게 빔. 신불에게 도움을 청하다. 허황한 것에 매달리다. ~에 의지하다. 남의 힘을 빌어 자기 뱃속을 채우다. 영감(靈感)을 얻다. 영감을 빌리다.
  • 영감[靈感]  창조적인 일의 계기가 되는 번득이는 착상이나 자극. 신의 계시를 받은 듯한 느낌. 신령(神靈)스러운 예감(豫感)이나 느낌.

【譯文】 靑山綠水,  美酒佳詩.
有青山才會有綠水,  水是向山借取了顏色  ;  有美酒便有好詩,  作好詩的靈感是來自於美酒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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