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는 반드시
시서를 성명으로 삼아야 하고
사람은 마땅히
효도와 우애로 근본을 세워야 한다.
士必以詩書爲性命. 人須從孝悌立根基.
사필이시서위성명. 인수종효제입근기.
<圍爐夜話위로야화>
- 사[士] 선비. 지식인. 유학교육을 받은 군자. 학문과 인격을 닦는 벼슬하지 않은 사람. 학식과 인품을 갖춘 사람에 대한 호칭으로, 특히 유교이념을 구현하는 인격체 또는 신분계층. 본래 벼슬에 오를 수 있는 계층을 뜻하였으나, 후세에는 문인(文人)을 지칭하게 되었으며, 사군자(士君子)는 사(士) 가운데 재덕(才德)이 있는 사람을 지칭한다. 관리(官吏). 벼슬아치. 일. 직무(職務). 벼슬하다. 일삼다, 종사하다. // 고대 제후에게 소속된 대부(大夫) 아래의 지위이다. 상사(上士), 중사(中士), 하사(下士)가 있었다. 주(周)나라 때의 관직 이름. 군주 밑에 경(卿) 대부(大夫) 사(士) 등 3등급의 관직을 두었다. 진(秦)나라 한(漢)나라에서 이를 따랐으나 명(明)나라 이후 폐지되었다.
- 시서[詩書] 시(詩)와 글씨를 아울러 이르는 말. 시경(詩經)과 서경(書經: 상서尙書)을 아울러 이르는 말. 서적. 시작(詩作)과 서법(書法). 시경(詩經)과 서경(書經)은 삼경(三經) 또는 오경(五經)의 하나이다. 서경(書經)은 書(서)라고 하다가 한(漢)나라 때에는 상서(尙書)라 했었는데, 그것은 당(唐)・우(虞), 하(夏)・은(殷)・주(周) 3대의 정사(政事)에 관한 기록으로서 우서(虞書), 하서(夏書), 상서(商書), 주서(周書) 등으로 나뉘어 있는데, 공자가 편찬한 것이다. 참고로, 논어(論語) 술이(述而)에 “공자가 평소에 늘 말하던 것은 시와 서와 예를 지키는 것이었으니, 이것은 모두 평소에 늘 하던 말이었다.[子所雅言, 詩書執禮, 皆雅言也.]”라고 하였고, 사기(史記) 권47 공자세가(孔子世家)에 “공자가 시서예악을 교재로 가르쳤는데, 제자가 대개 3천 명에 이르렀으며, 그중에서 육예를 몸으로 통달한 사람은 72인이었다.[孔子以詩書禮樂敎, 弟子蓋三千焉, 身通六藝者七十有二人.]”라고 하였고, 사기(史記) 태사공자서(太史公自序)에 “시경(詩經)과 서경(書經)의 글이 간략하면서도 뜻이 심오한 것은, 작자가 자신의 생각을 그러한 방식을 통해 드러내려고 했기 때문이다.[夫詩書隱約者, 欲遂其志之思也.]”라고 한 데서 보이고, 한유(韓愈)의 시 부독서성남(符讀書城南)에 “나무가 규구(規矩)에 나아감은, 재장(梓匠)과 윤여(輪輿)에게 달려 있고. 사람이 능히 사람이 될 수 있음은, 배 속에 시서가 있기 때문이라오. 시서는 부지런해야 소유할 수 있고, 그리 못 하면 배 속이 텅 비게 되느니라.[木之就規矩, 在梓匠輪輿. 人之能爲人, 由腹有詩書. 詩書勤乃有, 不勤腹空虛.]”라고 하였고, 소식(蘇軾)의 시 화동전유별(和董傳留別)에 “거칠고 허름한 옷이 한 생애를 휘감아도, 배 속에 시서만 있으면 기운이 절로 화사해지네.[麤繒大布裹生涯, 腹有詩書氣自華.]”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성명[性命] 타고난 성질과 운명.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본성. 인성(人性)과 천명(天命). 목숨이나 생명. 살아 있기 위한 바탕이 되는 힘. 만물이 하늘로부터 받아서 각각 고유(固有)하는 성질. 천성(天性)과 천명(天命)을 합해 설명하는 유학 이론. 성(性)은 사람이 태어날 때 하늘로부터 받은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 등 오성(五性)이고, 명(命)은 하늘이 사람에게 부여한 금(金), 목(木), 수(水), 화(火), 토(土) 등 오행(五行)을 말한다. 주역(周易) 건괘(乾卦) 단사(彖辭)에 “하늘의 도가 변화함에 따라 만물은 각각 자신의 성명을 바르게 한다.[乾道變化, 各正性命.]”라고 하였는데, 주희(朱熹)가 본의(本義)에서 “만물이 받은 것을 성이라 하고, 하늘이 부여한 것을 명이라 한다.[物所受爲性, 天所賦爲命.]”라고 해설하였다. 참고로, 장자(莊子) 변무(騈拇)에 “어질지 않은 사람은 생명의 정수를 내팽개치고서 부귀를 탐한다.[不仁之人 決性命之情 而饕貴富]”라고 하였고, 장자(莊子) 선성(繕性)에 “높은 벼슬이 내 몸에 있다 하더라도 타고난 성명이 아니요, 외물이 우연히 와서 기생하는 것일 뿐이다. 기생하는 경우에는 오는 것을 막을 수도 없고 가는 것을 붙들 수도 없다.[軒冕在身, 非性命也, 物之儻來寄者也. 寄之, 其來不可圉, 其去不可止.]”라고 하였고, 한서(漢書) 권97하 외척전하(外戚傳下)에 “조고의 유덕을 이어받음이여! 어쩌면 그리도 성명이 맑고 신령한지.[承祖考之遺德兮 何性命之淑靈]”라고 하였고, 유종원(柳宗元)의 유고황질부(愈膏肓疾賦)에 춘추 시대 진(晉)나라 경공(景公)이 “하늘이 부여한 생명이 저처럼 따스함과 차가움이 있음을 안다면, 단명한다 해도 슬퍼할 일이 아니고, 장수한다 해도 기뻐할 일이 아니다.[固知天賦性命如彼暄寒 短不足悲 脩不足歡]”라고 말한 데서 보인다.
- 수종[須從] 모름지기 따르다. 참고로, 심경부주(心經附註) 안연문인장(顔淵問仁章)에 “극기는 모름지기 성질이 편벽되어서 이기기 어려운 곳부터 이겨 나가야 한다.[克己, 須從性偏難克處克將去.]”라는 사양좌(謝良佐)의 말에서 보인다.
- 효제[孝悌/孝弟] 어버이에게 효도하고 형제에게 우애함. 부모에게 효성스럽고 형제의 의(誼)가 두터움. 부모(父母)에 대한 효도(孝道)와 형제(兄弟)에 대한 우애(友愛).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에게 공순하다는 뜻으로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적인 윤리도덕. 어버이를 사랑하는 것[愛親]이 효(孝)이고, 형을 공경하는 것[敬兄]이 제(悌)에 해당한다. 제(弟)는 제(悌)와 통용된다. 논어(論語) 학이(學而) 2장에 “유자(有子)가 말하기를 ‘그 사람됨이 효도하고 공경하면서 윗사람을 범하기를 좋아하는 자는 드무니, 윗사람을 범하기를 좋아하지 않고서 난(亂)을 일으키기를 좋아하는 자는 있지 않다. 군자(君子)는 근본(根本)을 힘쓰니, 근본이 확립되면 도(道)가 발생하는 것이다. 효(孝)와 제(弟)라는 것은 인(仁)을 행하는 근본일 것이다.’라고 하였다.[有子曰: 其爲人也孝弟, 而好犯上者鮮矣, 不好犯上, 而好作亂者未之有也. 君子務本, 本立而道生, 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고 하였고, 맹자(孟子) 고자 하(告子下) “요순의 도는 효제일 따름이다.[堯舜之道孝悌而已矣]”라고 하였고, 맹자(孟子) 양혜왕 상(梁惠王上)에 “상서(庠序)의 가르침을 삼가서 효제(孝悌)의 의(義)로써 거듭하다.[謹庠序之教, 申之以孝弟之義.]”라고 하였고, 관자(管子) 제자직(弟子職)에 “선한 점을 보면 따르고, 옳은 말을 들으면 복종할 것이다. 온유하고 효제할 것이요, 교만하게 굴면서 힘을 믿지 말 것이다.[見善從之, 聞義則服. 溫柔孝悌, 毋驕恃力.]”라고 하였고, 효경(孝經) 응감장(應感章)에 “효성과 우애가 지극하면 신명에까지 통한다.[孝悌之至, 通於神明.]”라고 하였다.
- 효제[孝悌] 한(漢)나라 시대의 관명(官名)이다. 한서(漢書) 권4 문제본기(文帝本紀)에 “백성의 불편(不便)함을 물어서, 삼로(三老)・효제(孝悌)・역전(力田)의 상원(常員)을 두었다.”라고 하였고, 구당서(舊唐書) 권119 양관열전(楊綰列傳)에는 “건의하여, 효렴(孝廉)・역전 등 과(科)를 복고(復古)하였다.”라고 하였다.
- 효제[孝悌] 한대(漢代) 관리 선발 과목의 하나로 혜제(惠帝) 때 효제(孝悌)의 덕행과 농사에 힘쓰는 자를 장려하는 뜻으로 처음 두었다.
- 근기[根基] 뿌리를 잡은 터전. 기초. 근원. 토대. 혈통. 가계. 가문. 출신. 불교용어로, 도근(道根)을 뜻한다. 도를 닦을 수 있는 자질이다.
【譯文】 詩書傳家久, 孝悌立根基.
讀書人必須以詩書作爲安身立命的根本 ; 爲人要從孝悌上立下基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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