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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닭 없는 복은 복이 아니요, 선행에는 의심치 말아야 한다 <圍爐夜話위로야화>


베푼 것이 드묾에도 집안에 좋은 일이 있다면

반드시 좋은 일이라고만은 할 수 없으니

뜻대로 된다고 해서 어찌 자만할 수 있겠으며

하늘의 이치는 공평하고 공평하여

마음을 다하면 결코 그 애씀을 저버리지 않으니

선을 행하는 자는 마땅히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德澤太薄,  家有好事,  未必是好事,  得意者何可自矜.
덕택태박,  가유호사,  미필시호사,  득의자하가자긍.
天道最公,  人能苦心,  斷不負苦心,  爲善者須當自信.
천도최공,  인능고심,  단불부고심,  위선자수당자신.

<圍爐夜話위로야화>


  • 덕택[德澤]  남에게 미치는 은덕(恩德)의 혜택(惠澤).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 참고로, 한서(漢書) 엄주오구주부서엄종왕가전(嚴朱吾丘主父徐嚴終王賈傳)에 “덕택(德澤)을 위에서 밝히시어 하늘에서 비가 내리듯이 이르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德澤上昭, 天下漏泉, 無所不通.]”라고 한 데서 보이고, 주역(周易) 둔괘(屯卦) 구오(九五)의 “은택을 베풀기가 어려우니, 조금씩 바로잡으면 길하고 크게 바로잡으면 흉하다.[屯其膏, 小貞吉, 大貞凶.]”에 대한 정전(程傳)에 “정령이 시행되지 못하여 덕택이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니 이것이 둔기고이다. 인군의 어려움이다.[唯其施爲有所不行, 德澤有所不下, 是屯其膏, 人君之屯也.]”라고 한 데서 보이는데, 정령이 시행되지 못해 임금의 은택이 아래로 미치지 못함을 뜻한다.
  • 호사[好事]  좋은 일. 유익한 일. 자선 사업. 경사. 중·도사 등을 불러 재(齋)를 열게 하는 것. 일을 벌이기를 좋아함. 참견하기를 좋아함. 끼어들기 좋아함. 다른 사람 일에 관여하기를 좋아함. 일 많은 것을 좋아함. 참고로, 당(唐)나라 나은(羅隱)의 시 핍시투소지(逼試投所知)에 “일찍이 꿈속에 좋은 일 없음을 한스러워했지만, 또한 주머니 속에 신선 비방 있음을 안다오.[曾恨夢中無好事, 也知囊裏有仙方.]”라고 하였고, 한서(漢書) 권87 양웅전(揚雄傳)에 “양웅(揚雄)은 병으로 인해 벼슬에서 물러났으나 다시 대부(大夫)에 임명되었다. 집이 본래 가난하고 술을 좋아하였는데, 그의 집에 찾아오는 이가 드물었다. 때때로 호사자들이 술과 안주를 가지고 와서 어울리며 배웠는데, 거록(鋸鹿) 사람 후파(侯芭)는 늘 양웅의 집에 기거하면서 태현경(太玄經)과 법언(法言)을 배웠다.[雄以病免, 復召為大夫. 家素貧耆酒, 人希至其門. 時有好事者, 載酒肴從游學, 而鉅鹿侯芭, 常從雄居, 受其太玄法言焉.]”라고 하였고, 남사(南史) 유효작전(劉孝綽傳)에 “유효작(劉孝綽)은 글을 한 편 지을 때마다 아침에 글이 완성되면 저녁에는 널리 전해져 애호가들이 이를 모두 외웠으며, 그 소문이 하삭(河朔)에까지 퍼져 온갖 누정(樓亭)의 기둥과 벽마다 그의 글이 없는 곳이 없었다.[孝綽辭藻爲後進所宗, 時重其文, 每作一篇, 朝成暮徧, 好事者鹹誦傳寫, 流聞河朔, 亭苑柱壁莫不題之.]”라고 하였고, 한유(韓愈)의 시 도원도(桃源圖)에 “무릉 태수는 일 만들기 좋아한 사람이라, 도원도를 봉하여 멀리 예부로 부쳐오니, 예부 낭중 선생은 그림을 얻고 기뻐서, 붓 밑에 파도를 몰아치듯 문장을 구사하네.[武陵太守好事者, 題封遠寄南宮下. 南宮先生忻得之, 波濤入筆驅文辭.]”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미필[未必]  반드시 ~한 것은 아니다. 꼭 ~하다고 할 수 없다. 必은 부사로서 ‘꼭 ~할 것이다’ 또는 ‘반드시 ~하려 한다’는 결연한 의지나 확정을 나타낼 때 쓰이고, 未必은 ‘꼭 ~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하는 것은 아니다’는 의미로 부분 부정을 나타낸다. 참고로, 문자(文子) 부언(符言)에서 “군자가 좋은 일을 할 수 있지만 반드시 그 복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참아내지 못하지만 반드시 화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君子能爲善, 不能必得其福; 不忍於爲非, 而未必免於禍.]”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득의[得意]  일이 뜻대로 이루어져 만족해하거나 자랑스러워함. 바라던 일이 이루어져서 뽐냄. 뜻을 이루어 자랑함. 자기의 뜻대로 행동함. 뜻을 얻다.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어 가다. 마음에 들다. 의기양양하다. 참고로, 포조(鮑照)의 학고시(學古詩)에 “인생은 뜻을 얻는 것을 귀히 여기니, 군주를 모시고 아뢸 수 있기를 바라네.[人生貴得意, 懷願待君申.]”라고 하였고,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에 “어째서 어떤 때는 회합을 하였다고 하고 어떤 때는 정벌을 하였다고 하는가? 뜻대로 되면 회합에 이르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정벌을 행한다.[曷爲或言致會, 或言致伐? 得意致會, 不得意致伐.]”라고 한 데서 보이고, 맹교(孟郊)가 급제를 자축한 시인 등과후(登科後)에 “봄바람 속에 뜻을 얻어 말발굽도 부리나케, 하루에 장안의 꽃들을 모조리 구경했다네.[春風得意馬蹄疾 一日看盡長安花]”라고 한 데서 보인다. 득심(得心).
  • 하가[何可]  어찌 가능하겠는가. 어찌 허락하랴. 어찌 들어주랴. 어찌 ~할 수 있겠는가. 참고로, 진서(晉書) 권80 왕휘지열전(王徽之列傳)에, 진(晉)나라 왕휘지(王徽之)가 잠깐 빈 집에 거할 적에도 대나무를 심도록 하였는데, 어떤 사람이 그 이유를 묻자 “어떻게 하루라도 차군이 없이 지낼 수가 있겠는가.[何可一日無此君耶]”라고 대답했다는 고사에서 보인다.
  • 자긍[自矜]  제 스스로 하는 자랑. 스스로에게 긍지를 가짐. 또는 그 긍지.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다. 자기 자랑을 하다. 자만하다. 참고로, 도덕경(道德經) 24장에 있는 “스스로 뽐내는 자는 공이 없고 스스로 자랑하는 자는 오래 가지 못하니, 그것은 도에 있어서 찌꺼기 음식이요 군더더기 살이다.[自伐者無功, 自矜者不長, 其在道曰餘食贅行.]”라고 하였다.
  • 천도[天道]  천지자연의 도리(道理). 하늘이 낸 도리나 법. 하늘의 뜻. 자연 현상이 나타낸 길흉화복(吉凶禍福)의 징조. 선한 사람에게 복을 내리고 나쁜 사람에게 화(禍)를 내리는 인과응보의 이치. 천체운행(天體運行)의 규율. 천체가 운행하는 길. 일월성신(日月星辰)이 운행하는 자연의 법칙. 자연계(自然界)의 변화규율(變化規律). 천기(天氣). 천리(天理). 날씨. 기후. 시간. 시각. 삼선도(三善道)의 하나. 중생(衆生)들이 윤회(輪廻)하는 길의 하나인 천상(天上) 세계(世界)로 육욕천(六欲天), 십팔천(十八天), 무색천(無色天)을 통틀어 이른다. 참고로,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에 “하늘의 도는 친소(親疎)의 구별이 없지만, 항상 선인(善人)과 함께하며 도와준다.[天道無親, 常與善人.]”라고 하였고,“문을 나서지 않고도 천하의 일을 알고, 창밖을 내다보지 않고도 하늘의 도를 볼 수 있다.[不出戶, 知天下. 不窺牖, 見天道.]”라고 하였고, 서경(書經) 탕고(湯誥)에 “하늘의 도는 착한 사람에게 복을 내리고 악한 사람에게 화를 내린다. 그래서 하나라에 재앙을 내려 그 죄를 드러나게 한 것이다.[天道福善禍淫, 降災于夏, 以彰厥罪.]”라고 하였고, 주역(周易) 겸괘(謙卦) 단(彖)에 “천도는 가득 차면 허물어뜨리고 겸허하면 더해 주며, 지도는 가득 차면 변화시키고 겸허하면 계속 흘러가게 하며, 귀신은 가득 차면 재앙을 내리고 겸허하면 복을 주며, 인도는 가득 차면 싫어하고 겸허하면 좋아한다.[天道虧盈而益謙, 地道變盈而流謙, 鬼神害盈而福謙, 人道惡盈而好謙.]”라고 하였다.
  • 고심[苦心]  백합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인 지모(知母)의 다른 이름이다. 뿌리줄기는 굵고 옆으로 벋으며, 잎은 끝에서 뭉쳐나고 선(線) 모양(模樣)으로 잎 부분(部分)이 서로 안기어 줄기를 감싼다. 늦봄에 자줏빛 꽃이 두세 개씩 수상(穗狀) 화서(花序)로 피고 관상용(觀賞用)으로 재배(栽培)한다. 한국(韓國)의 황해도(黃海道), 일본(日本) 등지(等地)에 분포(分布)한다.
  • 고심[苦心]  몹시 애를 태우며 마음을 씀. 마음과 힘을 다함. 마음을 태우며 애씀. 괴로운 마음. 참고로, 주자(朱子)의 시 봉수구자야표형음주지구(奉酬丘子野表兄飮酒之句)에 “고래로 곤궁한 선비는 세모에 고심이 많다.[古來窮廬士, 歲暮多苦心.]”라고 하였고, 두보(杜甫)의 시 고백행(古柏行)에 “병든 속은 개미가 파먹는 것 면치 못하지만, 향기로운 잎새에는 마침내 난봉이 깃들리라.[苦心未免容螻蟻, 香葉終經宿鸞鳳.]”라고 하였고, 진(晉)나라 육기(陸機)의 시 맹호행(猛虎行)에 “목이 말라도 도천의 물을 마시지 않고, 날씨가 더워도 나쁜 나무 그늘에 쉬지 않는다. 나쁜 나무인들 어찌 가지가 없으랴만, 지사는 고심이 많도다.[渴不飮盜泉水, 熱不息惡木陰. 惡木豈無枝, 志士多苦心.]”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불부[不負]  저버리지 않다. 배반하지 않다. 참고로, 송(宋)나라 왕십붕(王十朋)의 시 지락재독서(至樂齋讀書)에 “이름 이룸 늦다고 한탄하지 마시라, 시서는 사람을 저버리지 않으니.[莫恨成名晩, 詩書不負人.]”라고 한 데서 보이고, 한유(韓愈)의 남전현승청벽기(藍田縣丞廳壁記)에, 자신의 심혈을 기울여 현승(縣丞)의 직무를 잘 해 보려다가 좌절된 최사립(崔斯立)이 “승이여, 승이여. 나는 승을 저버리지 않았건만, 승이 나를 저버리는구나.[丞哉丞哉, 余不負丞而丞負余.]”라고 탄식하는 말에서 보이고, 두목(杜牧)이 늘그막에 예전 성장(盛壯)했던 시절을 감상(感傷)하여 쓴 시 제선원(題禪院)에 “큰 술잔 한 번 휘저어 가득한 잔 텅 비웠더니, 십 년의 청춘이 공도를 저버리지 않는구나. 오늘날엔 흰 귀밑털이 선탑 가에 이르니, 차 연기가 낙화 바람에 가벼이 날리는구나.[觥船一棹百分空, 十歲靑春不負公. 今日鬢絲禪榻畔, 茶煙輕颺落花風.]”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수당[須當]  마땅히 ~하여야 한다. 반드시 ~하여야 한다.
  • 자신[自信]  스스로를 믿음. 자기의 능력이나 가치를 확신함. 어떤 일을 해낼 수 있거나 꼭 이루리라고 스스로 굳게 믿음.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거나 어떤 일이 꼭 그렇게 되리라는 데 대하여 스스로 굳게 믿음. 또는 그런 믿음. 자임(自任). 저절로 왔다 갔다 함. 자기 마음대로 함.
  • 자부심[自負心]  자부(自負)하는 마음. 자기 자신 또는 자기와 관련되어 있는 것에 대하여 스스로 그 가치나 능력을 믿고 당당히 여기는 마음. 자신의 가치나 능력을 믿고 당당히 여기는 마음.

【譯文】 德澤太薄,  好事未必是好  ;  天道最公,  苦心不負苦心.
自身的品德不高,  恩澤不厚,  即使家中有好事降臨,  未必真是幸運,  得意的人哪裏可以自認爲了不起呢?  上天是最公平的,  人能盡心盡力,  一定不會白費,  做好事的人尤其要有自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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