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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솔하지 않고,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아야 <圍爐夜話위로야화>


예로부터 큰일을 이루었던 사람은

모두가 경솔하지 않는 사람이었고

어디서나 나서기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사리에 밝지 않은 사람이다.


古今有爲之士,  皆不輕爲之士.
고금유위지사,  개불경위지사.
鄕黨好事之人,  必非曉事之人.
향당호사지인,  필비효사지인.

<圍爐夜話위로야화>


  • 고금[古今]  예와 지금. 예전과 지금을 아울러 이르는 말. 참고로, 소식(蘇軾)의 조주한문공묘비(潮州韓文公廟碑)에 “그 태어남은 유래가 있고 그 죽음은 이유가 있어서 신후와 보후는 산악으로부터 세상에 내려왔고 부열(傅說)은 죽어 열성(列星)이 되었으니 고금에 전하는 바를 속일 수 없다.[其生也有自來, 其逝也有所爲, 申呂自嶽降, 傅說爲列星, 古今所傳不可誣也.]”고 한 데서 보인다.
  • 유위[有爲]  재능이 있음. 능력이 있음. 쓸모가 있음. 일이 있음. 공(功)을 이룰 만한 것이 있음. 훌륭한 일을 해냄. 큰일을 하는 것. 유위(有爲)는 무위(無爲)와 상대되는 개념으로 본래 도교의 용어였으나 불교에도 차용되었다. 여러 가지 원인과 조건에 의해 만들어진 모든 현상. 인연으로 생겨서 생멸하고 변화하는 물심(物心)의 현상. 위(爲)는 조작의 뜻이니, 인연(因緣)으로 말미암아 조작[爲]되는 모든 현상. 공덕을 탐하는 마음. 여러 인연이 화합하여 생기는 생멸(生滅) 무상(無常) 현상. 참고로, 관윤자(關尹子) 주편(柱篇)에 “하늘은 스스로 하늘이 된 것이 아니요 하늘을 만든 것이 있으며, 땅은 스스로 땅이 된 것이 아니요 땅을 만든 것이 있다.[天非自天, 有爲天者, 地非自地, 有爲地者.]”라고 하였고, 맹자(孟子) 진심 상(盡心上)에 “함이 있는 자는 비유하면 우물을 파는 것과 같으니, 우물을 아홉 길이나 팠더라도 샘물에 미치지 못하면, 오히려 우물을 버림이 되는 것이다.[有爲者辟若掘井, 掘井九軔而不及泉, 猶爲棄井也.]”라고 하였고, 서경(書經) 홍범(洪範)에 “재능이 있고 실천력이 있는 사람을 그 행하게 하면, 나라는 창성하고 올바른 사람은 부유해지고 선해진다.[人之有能有爲, 使羞其行, 而邦其昌, 凡厥正人, 旣富方穀.]”라고 하였고, 서경(書經) 홍범(洪範)에 “무릇 서민이 계책을 세움이 있고 시행함이 있고 지킴이 있음을 네가 생각하라.[凡厥庶民, 有猷有爲有守, 汝則念之.]”라고 하였고,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密經) 응화비진분(應化非眞分)에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은 꿈과 같고 허깨비와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와 같고, 또한 아침 이슬이나 번갯불과 같으니, 응당 이렇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사[士]  선비. 지식인. 유학교육을 받은 군자. 학문과 인격을 닦는 벼슬하지 않은 사람. 학식과 인품을 갖춘 사람에 대한 호칭으로, 특히 유교이념을 구현하는 인격체 또는 신분계층. 본래 벼슬에 오를 수 있는 계층을 뜻하였으나, 후세에는 문인(文人)을 지칭하게 되었으며, 사군자(士君子)는 사(士) 가운데 재덕(才德)이 있는 사람을 지칭한다. 관리(官吏). 벼슬아치. 일. 직무(職務). 벼슬하다. 일삼다, 종사하다. // 고대 제후에게 소속된 대부(大夫) 아래의 지위이다. 상사(上士), 중사(中士), 하사(下士)가 있었다. 주(周)나라 때의 관직 이름. 군주 밑에 경(卿) 대부(大夫) 사(士) 등 3등급의 관직을 두었다. 진(秦)나라 한(漢)나라에서 이를 따랐으나 명(明)나라 이후 폐지되었다.
  • 향당[鄕黨/鄉黨]  고향. 동향(同鄕). 한 고향 사람. 향당(鄕黨)은 부모와 친족이 거주하는 고향지방이란 뜻이다. 흔히 자라난 고장을 말한다. 향리(鄕里)와 같은 말이다. 향(鄕)은 12,500가구의 마을이고, 당(黨)은 500가구 수준의 고을이다. 논어(論語) 향당(鄕黨)에 “공자(孔子)는 향당(鄕黨)에서는 공손하여 마치 말조차도 잘 못하는 사람 같았다.[孔子於鄕黨, 恂恂如也, 似不能言者.]”고 하였는데, 주(註)에 “향당(鄕黨)은 부형(父兄)과 종족(宗族)이 계신 곳이다.”라고 하였다. 또, 맹자(孟子) 공손추 하(公孫丑下)에 “천하에 달존이 세 가지가 있으니, 관작이 하나요, 연치가 하나요, 덕이 하나이다. 조정에는 관작만한 것이 없고, 향당에는 연치만한 것이 없으며, 세상을 돕고 백성을 기름에는 덕 만한 것이 없다.[天下有達尊三, 爵一齒一德一, 朝廷莫如爵, 鄕黨莫如齒, 輔世長民莫如德.]”라고 하였고, 일주서(逸周書) 관인(官人)에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충성심과 은혜로움을 보고, 고향이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성실성과 신뢰성을 본다.[君臣之間, 觀其忠惠; 鄕黨之間, 觀其誠信.]”라고 하였다.
  • 향당[鄕黨]  고대의 지방행정구역(地方行政區域) 단위이다. 주(周)나라 제도에 500집을 당(黨), 2500집을 향(鄕)이라 하였다.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방을 가리킨다. 대명률석의(大明律釋義) 권12 14장 “예기(禮記)에 1만 2500가(家)는 향(鄕)이고, 500가는 당(黨)이라 하였는데, 명대의 1현(縣) 1리(里) 또한 향당이라고 하였다.[古者 萬二千五百家爲鄕 五百家爲黨 今一縣一里亦曰鄕黨]”라고 하였다. 참고로, 논어(論語) 자로(子路)에, 자공(子貢)이 공자(孔子)에게 “어떠하여야 선비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何如斯可謂之士矣.]”라고 묻자, 공자가 “처신함에 있어 부끄러워할 줄을 알며, 사방에 사신으로 나가서는 군주의 명을 욕되게 하지 않으면 선비라 할 수 있다.[行己有恥, 使於四方, 不辱君命, 可謂士矣.]”라고 하였다. 자공이 다시 묻기를 “감히 그다음 가는 선비에 대하여 묻겠습니다.[敢問其次]”라고 하자, 공자가 “종족들로부터 효성스럽다는 칭찬을 받고 향당으로부터 공손하다는 칭찬을 받는 사람이다.[宗族稱孝焉, 鄕黨稱弟焉.]”라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주자(朱子)는 “이것은 근본은 확립되었으나 재주가 부족한 자이므로 그다음이 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향당(鄉黨).
  • 호사[好事]  좋은 일. 유익한 일. 자선 사업. 경사. 중·도사 등을 불러 재(齋)를 열게 하는 것. 일을 벌이기를 좋아함. 참견하기를 좋아함. 끼어들기 좋아함. 다른 사람 일에 관여하기를 좋아함. 일 많은 것을 좋아함. 참고로, 당(唐)나라 나은(羅隱)의 시 핍시투소지(逼試投所知)에 “일찍이 꿈속에 좋은 일 없음을 한스러워했지만, 또한 주머니 속에 신선 비방 있음을 안다오.[曾恨夢中無好事, 也知囊裏有仙方.]”라고 하였고, 한서(漢書) 권87 양웅전(揚雄傳)에 “양웅(揚雄)은 병으로 인해 벼슬에서 물러났으나 다시 대부(大夫)에 임명되었다. 집이 본래 가난하고 술을 좋아하였는데, 그의 집에 찾아오는 이가 드물었다. 때때로 호사자들이 술과 안주를 가지고 와서 어울리며 배웠는데, 거록(鋸鹿) 사람 후파(侯芭)는 늘 양웅의 집에 기거하면서 태현경(太玄經)과 법언(法言)을 배웠다.[雄以病免, 復召為大夫. 家素貧耆酒, 人希至其門. 時有好事者, 載酒肴從游學, 而鉅鹿侯芭, 常從雄居, 受其太玄法言焉.]”라고 하였고, 남사(南史) 유효작전(劉孝綽傳)에 “유효작(劉孝綽)은 글을 한 편 지을 때마다 아침에 글이 완성되면 저녁에는 널리 전해져 애호가들이 이를 모두 외웠으며, 그 소문이 하삭(河朔)에까지 퍼져 온갖 누정(樓亭)의 기둥과 벽마다 그의 글이 없는 곳이 없었다.[孝綽辭藻爲後進所宗, 時重其文, 每作一篇, 朝成暮徧, 好事者鹹誦傳寫, 流聞河朔, 亭苑柱壁莫不題之.]”라고 하였고, 한유(韓愈)의 시 도원도(桃源圖)에 “무릉 태수는 일 만들기 좋아한 사람이라, 도원도를 봉하여 멀리 예부로 부쳐오니, 예부 낭중 선생은 그림을 얻고 기뻐서, 붓 밑에 파도를 몰아치듯 문장을 구사하네.[武陵太守好事者, 題封遠寄南宮下. 南宮先生忻得之, 波濤入筆驅文辭.]”라고 한 데서 보인다.
  • 효사[曉事]  사리에 밝다. 사리를 잘 알고 있다. 참고로, 삼국 시대 위(魏)나라 양수(楊修)가 조식(曹植)에게 보낸 답임치후전(答臨淄侯箋)에 “우리 집안 사람인 자운은 늙도록 사리에 밝지를 못하였다.[修家子雲, 老不曉事.]”라고 한 데서 보이고, 원사(元史) 권93 경리(經理)에 “현읍에 소속된 마을의 50가에 1사(社)를 세워 나이가 많고 사리에 밝은 자 1인을 장(長)으로 삼는다.[縣邑所屬村疃, 凡五十家立一社, 擇高年曉事者一人爲之長.]”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有爲之士不輕爲,  好事之人非曉事.
自古以來,  凡有所作爲的人,  絕不是那種輕率答應事情的人.  在鄉裏中,  凡是好管閑事的人,  往往是什麼事都不甚明白的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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