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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 속에 숨은 바늘, 칼끝에 발린 꿀 [綿裏之針 刀頭之蜜] <채근담/격언연벽>


큰 악은 대개 온유함에 숨었으니

현명한 사람은 마땅히

솜 속의 바늘에 대비하여야 하고

깊은 원한은 늘 좋아함에서 오니

통달한 사람은 마땅히

칼끝에 바린 꿀을 멀리해야 한다.


大惡多從柔處伏,  哲士須防綿裏之針.
대악다종유처복,  철사수방면리지침.
深仇常自愛中來,  達人宜遠刀頭之蜜.
심구상자애중래,  달인의원도두지밀.

<菜根譚채근담 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 : 評議평의>
<格言聯璧격언련벽 : 接物類접물류>

※  격언연벽에는 “大惡多從柔處伏, 須(慎)防綿裹(裡)之針 ; 深仇(讎)常自愛中來, 宜防刀頭之蜜.”라고 되어 있다.


  • 대악[大惡]  큰 악행. 큰 죄과(罪過). 아주 못된 짓. 끔찍한 악인(惡人). 매우 악한 짓. 또는 그런 짓을 하는 사람. 참고로,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장공(莊公) 24년조에 “장공 24년 봄에 묘(廟)의 서까래에 조각을 하자, 노(魯)나라 대부 어손(御孫)이 간(諫)하기를 ‘신이 듣건대, 검약은 덕 중에 큰 것이고, 사치는 악 중에 큰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선군께서는 큰 덕을 지니셨는데 군께서는 선군을 대악(大惡) 속에 모시려 하니, 불가하지 않겠습니까.[臣聞之: 儉, 德之共也; 侈, 惡之大也. 先君有共德, 而君納諸大惡, 無乃不可乎?]’라고 하였다.”고 한 데서 보인다.
  • 철사[哲士]  어질고 밝은 선비. 어질고 현명한 선비. 철인(哲人). 참고로, 당나라의 대문호인 한유(韓愈)가 792년 진사에 합격한 후 이부(吏部)의 삼시(三試)에 떨어졌을 때 최입지(崔立之)가 편지를 보내 위로했는데, 이에 대한 답장인 답최입지서(答崔立之書)에 “장차 한적한 들에서 밭을 갈고 적막한 물가에서 낚시질을 하며 국가의 유사를 구하고, 현인과 명철한 선비의 끝과 처음을 상고하여 당나라의 경 한 질을 편찬하여 길이 남기겠다.[將耕於寬閑之野, 釣於寂寞之濱, 求國家遺事, 考賢人哲士之終始, 作唐之一經, 垂之無窮.]”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면리지침[綿裏之針]  겉으로는 온화하지만 속은 냉혹함. 겉은 부드러우나 속은 날카로움. 겉보기에는 온화하지만 속은 매서움. 솜 속에 감추어 둔 바늘이라는 뜻으로, 겉으로는 부드러운 체하나 속은 아주 흉악함을 이르는 말이다. 면리장침(綿裡藏針). 면리침(綿裏針). 참고로, 원(元)나라 석덕옥(石德玉) 곡강지(曲江池) 제2절(第二折)에 “웃음 속에는 칼이 있어 살갗을 발라내고 살을 베며, 솜 속에는 바늘이 있어 골수를 파고 힘줄을 후빈다.[笑裏刀剮皮割肉, 綿裏針剮髓挑觔.]”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면리장침[綿裏藏針]  솜 속에 감춘 바늘. 솜 속에 바늘을 감추어 꽂는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부드러운 듯하나 마음에는 품은 바가 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겉으로는 웃으면서 몰래 사람을 칠 준비를 한다는 말. 겉으로는 부드러우나 속으로는 강(强)하고 흉악(凶惡)함을 비유(比喩)하는 말이다.
  • 심구[深仇]  깊은 원한. 철천지원수. 원한이 깊어지다. 매우 미워하다. 참고로, 자치통감강목(資治通鑑綱目) 진기(晉紀) 원제(元帝) 3년에 “조적(祖逖)이 후조(後趙)의 군대를 차례로 격파해 오자, 석륵(石勒)은 유주(幽州)에 있는 조적의 조부 묘(墓)를 수축하고 묘지기를 두는 등의 유화책을 쓰게 된다. 마침 동건(童建)이란 자가 조적을 배반하고 석륵에게 투항하자, 석륵이 그의 목을 베어 조적에게 보내며 말하기를 ‘배반한 신하와 도망간 관리는 내가 깊이 미워하는 자이다. 장군이 증오하는 것은 또한 내가 증오하는 것과 같다.[叛臣逃吏, 吾之深仇, 將軍之惡, 猶吾惡也.]’라고 하였다. 이에 조적이 감동하여 귀순해오는 후조 사람들을 받아 주지 않고, 후조의 백성들을 침략하지 못하도록 제장(諸將)을 단속하니 변경이 차츰 안정되어 갔다.”고 데에서 보인다.
  • 달인[達人]  학술과 기예에 통달한 사람. 널리 사물의 도리에 통한 사람. 인생을 달관(達觀)한 사람. 사물의 이치에 통달한 사람. 속이 넓고 호방한 사람. 사리에 통달한 사람. 활달하고 호방한 사람. 지위가 높고 귀한 사람. 널리 사물의 이치와 도리에 정통한 사람이나 특정 분야에 통달하여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 참고로, 한(漢)나라 가의(賈誼)의 복조부(鵩鳥賦)에 “작은 지혜는 스스로 사사로이 여겨서 상대는 천하게 보고 나 자신은 귀하게 여기나, 통달한 사람은 대관하여 누구에게든 불가할 게 없다네.[小智自私兮, 賤彼貴我. 達人大觀兮, 物無不可.]”라고 하였고, 갈홍(葛洪)의 포박자(抱樸子) 행품(行品)에 “질서와 혼란을 헤아려 나아가고 물러나며, 처신을 잘 살펴 자신을 보전하는 자가 바로 지혜로운 사람이다. 통함과 막힘에 순응하여 마음을 한결같이 하고, 타고난 명에 맡겨 걸림이 없는 자가 바로 통달한 사람이다.[量理亂以卷舒, 審去就以保身者, 智人也. 順通塞而一情, 任性命而不滯者, 達人也.]”라고 하였고,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소공(昭公) 7년 조에 “장손흘(臧孫紇)의 말에 ‘밝은 덕을 가진 성인이 당대에 군주가 되지 못하면 그 후손에 반드시 달인(達人)이 나온다.’고 하였으니, 지금 그 달인이 아마도 공구(孔丘)인 듯하다. 내가 만약 천수(天壽)를 누리고 죽는다면 반드시 열(說: 남궁경숙(南宮敬叔)과 하기(何忌: 맹의자孟懿子)를 부자[孔子]에게 맡겨, 사사(師事)하게 하여 예를 배워 그 지위를 안정되고 견고하게 하겠다.[臧孫紇有言曰: ‘聖人有明德者, 若不當世, 其後必有達人.’ 今其將在孔丘乎. 我若獲沒, 必屬說與何忌於夫子, 使事之而學禮焉, 以定其位.]”라고 한 데서 보이는데, 공영달(孔穎達)의 소(疏)에 “지혜와 능력이 있고, 사리에 통달한 사람을 이른다.[謂知能通達之人.]”라고 하였다.
  • 도두[刀頭]  칼머리에 달린 둥근 고리 모양의 장식. 칼 끝. 칼날. 반환하다. 돌려주다. 돌아온다는 뜻인 환(還)의 은어(隱語). 도두는 칼끝인데, 칼끝에 달린 고리인 환(環)이 돌아온다는 뜻인 환(還)과 음이 같으므로 취해서 쓴 것이다. 한 무제(漢武帝) 때 이릉(李陵)이 흉노(匈奴)에게 패하여 항복하고 그곳에서 살았던 바, 한 소제(漢昭帝)가 즉위한 이후 이릉의 친구인 임입정(任立政) 등 3인을 흉노에게 보내서 이릉을 불러오게 하였다. 흉노의 선우(單于)가 한나라 사신에게 주연(酒宴)을 베푼 자리에서 임입정 등이 이릉을 보고도 사적인 말을 할 수 없어 이릉에게 자주 칼 고리[刀環]를 보이면서 은밀히 ‘한나라로 돌아오라.[還歸漢.]’는 뜻을 암시했던 데서 온 말이다. <漢書 卷54 李陵傳> 참고로, 옥대신영(玉臺新詠) 권10 고절구(古絶句)에 “남편은 지금 어디에 있나? 집을 나가고 없다오. 그 언제나 돌아오게 되려나? 조각달이 하늘에 떠오른 때이리.[藁砧今何在? 山上復有山. 何當大刀頭? 破鏡飛上天.]”라고 보인다.
  • 도두지밀[刀頭之蜜]  칼 끝의 꿀. 꿀 묻은 칼날처럼 겉은 달지만 그 속에 위험성이 있는 것. 도두밀(刀頭蜜). 불설사십이장경(佛說四十二章經)에 “부처님 말씀하시되, 재물과 색(色)을 탐하는 사람은 비유컨대 어린 아이가 칼날에 묻은 꿀을 탐하는 것과 같으니, 한 입에 족히 달게 먹을 것은 없고, 도리어 혀가 끊기는 재앙이 있느니라.[佛言. 財色之於人, 譬如小兒貪刀刃之蜜, 甜不足一食之美, 然有截舌之患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도두밀(刀頭蜜).

【譯文】 防綿裏針,  遠刀頭蜜.
重大惡行多數從柔和地方伏擊,  賢哲人士必須防備綿帛裏的刺針  ;  深重仇恨常常自恩愛當中到來,  通達的人應當遠離刀頭上的蜜汁.  //  大的罪惡多潛伏於陰柔的地方,  所以要謹慎防範像藏在棉被中的針一樣.  深仇大恨常因愛而產生,  所以要小心甜蜜背後的利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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