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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으로 옛것을 본받고, 재능을 갖추고 때를 기다려라[抗心希古 藏器待時] <위로야화>


온화한 기색으로 사람을 맞이하고

평온한 감정으로 만물에 대응하며

뜻을 높게 하여 옛 사람을 본받고

재능을 갖추어두고 때를 기다려라.


和氣迎人,  平情應物.  抗心希古,  藏器待時.
화기영인,  평정응물.  항심희고,  장기대시.

<圍爐夜話위로야화>

  항심희고(抗心希古)를 ‘비판적 마음으로 옛것을 희구하고’로 해석하면 어떨까 하는…


  • 화기[和氣]  인자하고 환한 얼굴빛. 사이좋게 정다운 분위기. 따뜻하고 화창(和暢)한 날씨. 온화(溫和)한 기색(氣色). 화목(和睦)한 분위기(雰圍氣). 생기 있는 기색. 온화하다. 부드럽다. 상냥하다. 한서(漢書) 권36 초원왕유교전(楚元王劉交傳)에 “화평한 기운[和氣]은 상서로움을 부르고 어긋난 기운[乖氣]은 재이를 부르니, 상서로움이 많으면 그 나라가 안정되고 재이가 많으면 그 나라가 위태로우니, 이는 천지에 변하지 않는 법칙이고 고금에 두루 적용되는 이치이다.[和氣致祥, 乖氣致異. 祥多者其國安, 異衆者其國危, 天地之常經, 古今之通義也.]”라고 하였다. 또, 중용장구(中庸章句) 제1장에 “기뻐하고 노하고 슬퍼하고 즐거워하는 정이 발하지 않은 것을 중이라 이르고, 발하여 모두 절도에 맞는 것을 화라 이른다. 중이란 것은 천하의 큰 근본이요, 화란 것은 천하의 공통된 도이다.[喜怒哀樂之未發謂之中, 發而皆中節謂之和, 中也者. 天下之大本也; 和也者, 天下之達道也.]”라고 하였는데, 주희(朱熹)의 주에 “이는 성정의 덕을 말씀하여 도를 떠날 수 없는 뜻을 밝힌 것이다.[此言性情之德, 以明道不可離之意.]”라고 하였다.
  • 영인[迎人]  사람을 맞이하다. 남을 맞이하다. 남에게 잘 대해줘서 기쁘고 좋아하게 만듦.
  • 평정[平情]  감정에 치우치지 않다. 공평하다. 냉정하다.
  • 응물[應物]  만물에 응함. 참고로, 서산문집(西山文集) 권18 연의구경절(衍義九經節)에 남송(南宋)의 유학자 진덕수(眞悳秀)가 “고요함이란 사물을 대하기 전에 해당하고, 움직임이란 사물을 대했을 때에 해당하는데, 고요한 가운데 마음을 보존하여 기르면 천리의 본연 그대로를 온전히 간직할 수 있고, 움직이는 가운데 스스로 성찰하면 인욕이 싹트려고 하는 시점에서 막을 수 있다.[靜者, 未應物之時; 動者, 應物之際. 靜而存養, 則有以存天理之本然; 動而省察, 則有以防人欲於將萌.]”라고 하였고, 심경부주(心經附註) 제4권 정자(程子) 시청언동사잠(視聽言動四箴)에 “마음이여! 본래 허(虛)하니, 사물에 응함에 자취가 없다. 마음을 잡음에 요점이 있으니, 보는 것이 그 법칙(法則)이 된다. 사물이 눈앞에서 가리워 사귀면 마음이 옮겨 가니, 밖에서 제재하여 안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 사욕을 이겨 예(禮)로 돌아가면, 오래되면 저절로 될 것이다.[心兮本虛, 應物無迹. 操之有要, 視爲之則. 蔽交於前, 其中則遷. 制之於外, 以安其內. 克己復禮, 久而誠矣.]”라고 한 데서 보인다.
  • 항심[抗心]  맞서려는 마음. 저항하려는 마음. 저항심. 비판적인 마음. 받드는 마음. 뜻을 높게 하다. 마음을 거스르다.
  • 희고[希古]  옛 사람과 같이 되려고 하다. 옛 사람을 앙모(仰慕)하다. 자신도 훌륭한 고인(古人)처럼 되기를 희망하다.
  • 장기[藏器]  보기(寶器)를 간직하다. 기물을 감추다. 재능을 갖추다. 주역(周易) 계사전 하(繫辭傳下)에 “군자가 기물을 몸에 갈무리했다가 때를 기다려 동하면 어찌 이롭지 않음이 있겠는가.[君子藏器於身, 待時而動, 何不利之有?]”라고 하였다.
  • 대시[待時]  때를 기다림. 일의 시작에 있어 때를 어기지 않음. 곧 적절한 때를 참고 기다릴 줄 앎을 이른다. 참고로, 맹자(孟子) 공손추 상(公孫丑上)에 “비록 지혜가 있다고 하더라도 좋은 형세를 이용하는 것만은 못하고, 비록 농사지을 연장이 있다고 하더라도 농사지을 때를 기다리는 것만은 못한 법이다.[雖有智慧 不如乘勢 雖有鎡基 不如待時]”라고 하였고, 주역(周易) 계사전 하(繫辭傳下)에 “군자가 기물을 몸에 간직했다가 때를 기다려서 움직인다면, 어찌 이롭지 않음이 있겠는가.[君子藏器於身, 待時而動, 何不利之有.]”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장기대시[藏器待時]  기물을 갖춰두고 때 기다림. 재능을 갖추고 기회를 기다림. 평소에 수양을 쌓고 때가 오기를 기다리다. 장기어신 대시이동(藏器於身 待時而動). 주역(周易) 해괘 상육(解卦上六)을 설명한 괘사(卦辭)에 “재능을 몸에 감추고, 때를 기다려 움직이면 어찌 불리함이 있겠는가.[藏器於身, 待時而動, 何不利之有.]”라고 하였다.
  • 장기어신 대시이동[藏器於身 待時而動]  쓸 물건을 몸에 간직했다가 때가 되어 나가 사용함. 기량(器量)을 몸에 감추어 두었다가 때를 기다려 움직임. 큰 재능을 지니고 등용될 때를 기다림. 주역(周易) 계사전 하(繫辭傳下)에 “역(易)에 이르기를 ‘공(公)이 새매[隼]를 높은 담 위에서 쏘아 잡음이니, 이롭지 않음이 없다.’라고 하였고, 공자(孔子)가 이르기를 ‘새매는 날짐승이고, 활과 살은 기구이고, 쏘는 이는 사람이다. 군자가 기구를 몸에 간직하고 때를 기다려 움직인 것이니, 어찌 이롭지 않음이 있겠는가? 움직여서 막히지 않기 때문에 나가서 잡음이 있으니, 기구를 만들어 움직임을 말한 것이다.’라고 하였다.[易曰, 公用射隼于高墉之上, 獲之, 无不利. 子曰, 隼者, 禽也, 弓矢者, 器也, 射之者, 人也. 君子藏器於身, 待時而動, 何不利之有. 動而不括, 是以出而有獲, 語成器而動者也.]”라고 한 데서 인용된 말이다. 기물은 재능을 의미한다. 재능을 많이 축적해 두었다가 좋은 시기를 기다려 등용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 대시[待時]  사형할 때를 기다림. 봄과 여름철에는 사형 집행을 중지하고 가을까지 기다리던 일. 사형수를 처형할 때 춘분(春分)에서 추분(秋分)까지 생물이 자라는 기간에는 사형시키지 않고 가을철 추분까지 기다리던 일. 춘분(春分)에서 추분(秋分)까지는 만물이 생장하는 시기이므로, 이때 사형을 시키면 자연의 화기(和氣)를 손상 시킨다 믿었다. 사형은 대시(待時)하였다가 추분 후 춘분 전에 집행하는 것이 원칙이나, 십악대죄(十惡大罪) 등 중죄를 진 죄인은 부대시(不待時)하여 확정 후 곧 집행하였다. 이 경우 대시하여 참형에 처하는 참대시(斬待時)와 부대시하여 참형에 처하는 참부대시(斬不待時)가 있었으며, 또 참형 외에 교형의 경우에도 교대시(絞待時)와 교부대시(絞不待時)가 있었다. 부대시참(不待時斬).

【譯文】 和氣以迎人,  平庸以應物.  師古相期許,  守志待時機.
以祥和的態度去和人交往,  以平等的心情去應對事物.  以古人的高尚心志自相期許,  守住自己的才能以等待可用的時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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