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금을 달고 옥을 차면
모든 것이 진짜 같지만
잠에서는 진짜 같아도 깨고 나면 가짜이고
한가히 게송을 읊고 묘리를 논하면
모든 말이 그럴싸하지만
말로는 옳아보여도 일상에서는 쓸모가 없다.
夢裏縣金佩玉, 事事逼眞, 睡去雖眞覺後假.
몽리현금패옥, 사사핍진, 수거수진각후가.
閒中演偈談玄, 言言酷似, 說來雖是用時非.
한중연게담현, 언언혹사, 설래수시용시비.
<菜根譚채근담 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 : 評議평의>
- 현금[縣金] 금을 달다.
- 패옥[佩玉] 구슬을 차다. 허리띠를 장식하는 구슬. 띠[帶]에 차서 꾸미는 옥. 고관(高官)이 차는 것으로, 고관대작(高官大爵)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위의 높낮이에 따라서 만든 자료와 색이 다르다. 상·중·하 세 부분이 명주 끈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상단에는 두 개의 형(珩), 중간에는 세 개의 거우(琚瑀), 하단 중앙에는 충아(衝牙)가 있으며 충아(衝牙)의 양쪽에 황(璜)이 있다. 충아(衝牙)는 양쪽 끝이 뾰족하고 황(璜)은 반원형으로 된 것이 안쪽 충아(衝牙)를 향해 있어 사람이 걸어갈 때 충아(衝牙)가 황(璜)을 쳐 소리를 낸다. 예기(禮記) 옥조(玉藻)에 “옛날의 군자는 반드시 옥을 찼다.[古之君子, 必佩玉.]”라고 하였고, 또 “군자가 수레에 타면 말방울 소리를 듣고 걸을 때는 패옥 소리를 듣는다. 이런 까닭에 삿된 마음이 들어올 길이 없는 것이다.[君子在車則聞鸞和之聲, 行則鳴佩玉, 是以非辟之心, 無自入也.]”라고 하였는데, 정현(鄭玄)의 주(注)에 “군자가 옥을 차는 것은 덕에 견주기 위함이다.”라고 하였다. 군자가 옥을 찰 때 상음(商音)을 내는 옥은 차지 않았는데, 남송(南宋) 때의 문인(文人)인 매계(梅溪) 왕십붕(王十朋)은 “상(商)은 서쪽에 해당하는 음으로, 강과(剛果: 굳세고 과단성이 있음)와 숙살(肅殺)을 상징한다. 따라서 상은 위엄은 될 수 있어도 덕은 될 수 없기 때문에 군자가 상음을 내는 옥을 차지 않는 것이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하였다.
- 패옥[佩玉] 조선(朝鮮) 시대(時代)에 왕(王)과 왕비(王妃)의 법복(法服)이나 문무백관(文武百官)의 조복(朝服)과 제복(制服)의 좌우(左右)에 늘이어 차던 옥(玉). 흰 옥(玉)을 이어서 얇은 사(紗)로 긴 주머니를 지어 그 속에 넣어서 무릎 밑까지 내려가도록 찼다. 1품에서 3품까지는 번청옥(燔靑玉)을 차고, 4품에서 9품까지는 번백옥(燔白玉)을 찼다. <經國大典>
- 핍진[逼眞] 실물과 다름없을 정도로 몹시 비슷함. 사정(事情)이나 표현(表現)이 진실(眞實)하여 거짓이 없음. 핍진하다. 진실에 거의 가깝다. 마치 진짜와 같다. 똑똑하다. 명확하다.
- 수거[睡去] 잠들다. 잠에 들다. 수면 상태로 들어가다. 자러 가다. 잠자리에 들다.
- 연게[演偈] 게송을 펼치다. 게를 펴다. 게송을 풀다. 게송을 자세히 설명하다.
- 게[偈] 게타(偈佗 Gatha)의 약칭. 가타(伽陀). 불경(佛經) 귀글. 선(禪)의 묘지(妙旨)를 기술한 운문. 인도의 문학이나 불경 가운데 성가(聖歌)나 운문. 불시(佛詩). 승려(僧侶)의 귀글(두 마디가 한 덩이씩 되게 지은 글). 불시(佛詩). 게(偈). 가타(伽陀). 게송(偈頌). 구송(句頌)이라고도 한다. 사자(四字) 사구(四句)로 하는 것이 원칙이나, 여러 가지 자유로운 형태가 있다.
- 담현[談玄] 심오하고 현묘한 도리를 논하다. 현담(玄談).
- 현담[玄談] 현담(玄談)은 심묘(深妙)한 이야기라는 뜻으로, 황로(黃老)의 도(道)를 말한다. 본래 위진(魏晉) 시대에 노장(老莊)의 학설과 주역(周易)에 의거하여 명리(名理)를 변석(辨析)하던 현학(玄學)의 담론을 가리키는데, 현학과 불학(佛學)이 모두 현묘(玄妙)한 이치를 탐구한다는 공통점으로 인하여 불교의 의리(義理)에 대한 담론이라는 뜻으로 전용하기도 한다. 참고로, 이백(李白)의 시 증이십이(贈李十二)에 “청론은 손뼉을 치게 하는데, 현담에 또다시 절도하누나.[淸論旣抵掌, 玄談又絶倒.]”라고 하였다.
- 혹사[酷似] 꼭 닮음. 서로 같다고 할 만큼 매우 비슷함. 몹시 닮다. 매우 비슷하다. 쏙 빼닮다. 참고로, 송서(宋書) 권1 무제본기 상(武帝本紀上)에 “하무기는 유뢰지의 조카로 그의 외숙과 매우 닮았습니다.[何無忌, 劉牢之甥, 酷似其舅.]”라고 한 데서 보이고, 진서(晉書) 권85 하무기열전(何無忌列傳)에도 진(晉)나라 때 광무장군(廣武將軍) 하무기(何無忌)를 가리켜 “하무기는 유뇌지의 생질인데, 자기 외삼촌을 꼭 닮았다.[何無忌, 劉牢之之甥, 酷似其舅.]”라고 하였다. 하무기(何無忌)는 동진(東晉)의 명장 유뇌지(劉牢之)의 조카로, 환현이 제위(帝位)를 찬탈했을 때 유유(劉裕)와 함께 의병을 일으켜 격파하였다.
- 설래[說來] 말하자면. 말하고 보면. 말이 났으니 말이지. 말한 바 있다.
- 수시[雖是] 비록 ~지만. 비록 ~일지라도.
【譯文】 夢幻泡影, 如露如電.
睡夢裏懸掛金飾佩戴玉器, 樣樣事情就像眞的, 睡夢裏雖然眞實覺醒後虛假 ; 閑暇中講演偈頌談論玄理, 句句言語極其相似, 說起來雖然是用的時候不是.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