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야박하면 좋은 자손이 있을 수 없고
스승을 무시하면 훌륭한 자제가 있을 수 없다
이는 나 역시도 많이 보아온 바이다.
힘만 믿고 교만하다 홀연 진짜 적수를 만나고
세력에 의지해 설치다 문득 큰 상대를 만난다
이는 사람이 헤아릴 수 없는 바이다.
薄族者, 必無好兒孫. 薄師者, 必無佳子弟. 吾所見亦多矣.
박족자, 필무호아손. 박사자, 필무가자제. 오소견역다의.
恃力者, 忽逢眞敵手. 恃勢者, 忽逢大對頭, 人所料不及也.
시력자, 홀봉진적수. 시세자, 홀봉대대두, 인소료불급야.
<圍爐夜話위로야화>
- 박족[薄族] 족인(族人)에게 각박하게 대하다. 친족에게 야박하게 굴다. 친족을 가혹하게 대하다. 친족에게 모질게 굴다. 일가붙이를 매정하게 대하다. 참고로, 족인(族人)은 족친(族親)에 딸리는 사람 곧 같은 종문(宗門)이면서 유복친(有服親) 이외의 겨레붙이를 이른다.
- 각박[刻薄] 모나고 혹독하고 인정이 박함. 아주 인색(吝嗇)함. 인정(人情)이 없고 삭막함. 땅이 거칠고 기름지지 아니함. 돈 따위를 지나치게 아껴 넉넉하지 않음. 인정이 없고 모질다.
- 야박[野薄] 야멸치고 인정(人情)이 없음. 자기만 생각하고 남의 사정을 돌볼 마음이 없다.
- 아손[兒孫] 자기(自己)의 아들과 손자(孫子)를 통틀어 이르는 말. 살아 있는 사람이 그 자손(子孫)을 일컫는 말. 한 스승에게서 불법을 이어받아 대를 이은 제자들. 부처님의 자손(子孫)이라는 뜻으로, 한 스승으로부터 불법(佛法)을 이어받아 대(代)를 이은 불제자(佛弟子)를 이르는 말.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 소년행(少年行)에 “전가(田家)의 오래된 와분(瓦盆)을 비웃지 말라. 술을 담기 시작한 뒤 아손(兒孫)들을 길러 냈네. 은술잔 기울이고 옥술잔 기울여 사람의 눈 놀라게 하지만, 취하여 대나무 아래 쓰러져 눕는 것은 결국 마찬가지라네.[莫笑田家老瓦盆, 自從盛酒長兒孫. 傾銀注玉驚人眼, 共醉終同臥竹根.]”라고 하였고, 범지능(范至能: 범성대范成大)의 시 춘일전원잡흥(春日田園雜興)에 “제단 아래에서 지전 불사르니 북소리 우레 같은데, 해 기울어 취한 사람 부축해 돌아가네. 푸른 가지 땅에 가득하고 꽃잎 낭자하니, 아이들 풀싸움한 줄 알겠네.[社下燒錢鼔似雷, 日斜扶得醉人迴. 青枝滿地花狼籍, 知是兒孫鬭草來.]”라고 하였고, 송대(宋代)의 시승(詩僧) 청순(淸順)의 십죽(十竹)에 “성안의 한 치 땅은 한 치의 황금이나 마찬가지라, 그윽한 집 뜨락 가에 대나무를 열 개만 심었네. 봄바람아 삼가서 죽순을 잘 자라게 하여, 내 섬돌 앞 푸른 이끼를 뚫고 나와 망가뜨리게 말거라.[城中寸土如寸金, 幽軒種竹只十箇. 春風愼勿長兒孫, 穿我階前綠苔破.]”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박사[薄師] 스승과 어른을 존중하지 않다. 윗사람을 공경하지 않다. 스승과 어른을 무시하다. 어른에게 불손하다. 윗사람에게 버릇없게 굴다. 어른을 업신여기다. 어른을 깔보다.
- 무시[無視] 사물의 존재 의의나 가치를 알아주지 아니함. 사물의 의의나 가치를 가볍게 여기거나 인정하지 않음. 사람을 깔보거나 업신여김. 어떤 대상을 업신여겨 깔봄.
- 사장[師長] 스승과 어른을 아울러 이르는 말. 스승과 나이 많은 어른. 스승과 어른. 훈도. 대사성(大司成). 대부(大夫). 참고로, 주례(周禮) 조인(調人)에서 “군주의 원수는 아버지의 원수와 같고, 스승의 원수는 형제의 원수와 같다.[君之讎, 眂父, 師長之讎, 眂兄弟.]”라고 한 데서 보이고, 초(楚)나라 굴원(屈原)이 지은 구장(九章) 중 귤송(橘頌)의 첫머리에 “후황의 가수인 귤나무가 남쪽의 이 땅을 사모해 찾아왔네.[后皇嘉樹橘徠服兮]”라는 말이 나오는데, 맨 마지막에 “나이는 비록 어려도, 어른으로 본받을 만하고, 행실은 백이와 견줄 만해서, 표상으로 삼을 만하네.[年歲雖少, 可師長兮. 行比伯夷, 置以爲像兮.]”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자제[子弟] 남의 아들의 높임말. 남의 집안의 젊은 사람을 일컫는 말. 남을 높여 그의 자녀를 이르는 말. 남을 높여 그 집안의 젊은이를 이르는 말. 아들과 아우. 부형(父兄)의 상대되는 말로 자식과 아우를 뜻한다. 대개는 자식과 조카들을 가리킨다. 연배가 어린 후배들을 가리키기도 한다. 참고로, 맹자(孟子) 양혜왕 하(梁惠王下)에 “그 부형(父兄)을 죽이며, 자제(子弟)들을 구속하며, 종묘(宗廟)를 부수며, 귀중한 기물(器物)들을 옮겨간다면 어찌 옳겠습니까.[若殺其父兄, 係累其子弟, 毁其宗廟, 遷其重器, 如之何其可也.]”라고 하였고, 맹자(孟子) 고자 상(告子上)에 “풍년이 들어 먹을 것이 많아지면 젊은 사람들 대부분이 얌전해지는 반면에,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없어지면 젊은 사람들 대부분이 포악해진다. 그것은 하늘이 품성을 부여한 것이 그처럼 달라서가 아니라, 그들의 마음을 빠지게 하는 것이 그렇게 만들기 때문이다.[富歲子弟多賴, 凶歲子弟多暴. 非天之降才爾殊也, 其所以陷溺其心者然也.]”라고 하였고, 삼국지(三國志) 권35 촉서(蜀書) 제갈량전(諸葛亮傳)에 “성도에 뽕나무 800그루가 있고 척박한 땅이나마 15경이 있으니, 자제들이 입고 먹는 데에는 절로 여유가 있을 것이다.[成都有桑八百株, 薄田十五頃, 子弟衣食, 自有餘饒.]”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소견[所見] 일이나 물건을 보고 느끼는 생각이나 의견. 보고 헤아리는 생각. 어떤 일이나 사물을 살펴보고 가지게 되는 생각이나 의견. 올바로 인식하거나 올바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
- 시력[恃力] 힘에 의지하다. 힘을 자부하다. 힘을 믿고 남을 괴롭히다. 힘을 내세워 사람들을 깔보다. 힘으로 남을 억누르다. 권력을 휘둘러 사람들을 압제하다. 세도를 부리다. 관중(管仲)이 지은 관자(管子) 제자직(弟子職)에 “선생이 가르침을 베푸시거든 제자는 이를 본받아 온순하고 공손하며 스스로 겸허하게 하여 전수 받은 바를 극진히 해야 한다. 선(善)을 보면 따르고, 의(義)를 들으면 실행하며, 온화하고 유순하며 효도하고 공손하여, 교만하여 힘을 믿지 말아야 한다. 뜻은 헛되고 간사하지 말며, 행실은 반드시 바르고 곧게 하며, 놀고 거처함에 항상 일정한 곳이 있되 반드시 덕이 있는 사람에게 나아가야 한다. 얼굴빛을 정제하면 중심이 반드시 경건해지니,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자서 옷과 대(帶)를 반드시 정제해야 한다. 아침에 배우고 저녁에 익혀 마음을 조심하여 공경히 할 것이니, 이에 한결같이 하여 게을리하지 않음을 배우는 법이라 이른다.[先生施敎, 弟子是則. 溫恭自虛, 所受是極. 見善從之, 聞義則服. 溫柔孝弟, 毋驕恃力. 志毋虛邪, 行必正直. 游居有常, 必就有德. 顔色整齊, 中心必式. 夙興夜寐, 衣帶必飭. 朝益暮習, 小心翼翼. 一此不懈, 是謂學則.]”라고 한 데서 보인다.
- 홀봉[忽逢] 별안간 만남. 홀연히 만남. 갑자기 만나다. 참고로, 소식(蘇軾)의 시 여호사부유법화산(與胡祠部游法華山)에 “갑자기 좋은 선비 만나 명산에 함께 노니, 마른 버들에 말 부스럼 비벼댐과 뭐가 다르랴.[忽逢佳士與名山, 何異枯楊便馬疥.]”라고 하였고, 조식(曹植)의 비룡편(飛龍篇)에 “갑자기 두 선동을 만났는데, 동안에 안색이 좋아 보였고. 둘이 모두 흰 사슴을 타고 있었는데, 손에는 영지를 들고 있었네.[忽逢二童, 顔色鮮好. 乘彼白鹿, 手翳芝草]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적수[敵手] 재주나 힘이 서로 엇비슷하게 맞서는 사람. 재주나 힘이 서로 비슷해서 상대(相對)가 되는 사람. 적(敵)의 손길. 송(宋)나라 양업(楊業)이 거란(契丹)의 대군에게 포로로 잡힐 적에 “20년 동안 이화창으로 천하무적이었으나 지금은 대세가 이미 기울어 버렸으니 어떻게 버텨 볼 길이 없다.[二十年梨花槍, 天下無敵手, 今事勢已去, 撑拄不行.]”고 탄식한 고사에서 보인다. 이화창(梨花槍)은 그가 창시한 창법(槍法)의 이름이다. 참고로, 공자가어(孔子家語) 권상(卷上) 육예(六藝)에 “진실로 삼가는 것이 복의 근본이다. 말실수가 해될 게 없다고 말하지 말라. 재앙이 들어오는 문이다. 강포(強暴)한 자는 제명대로 살지 못하고 이기기를 좋아하는 자는 반드시 적수(敵手)를 만나게 된다.[誠能愼之, 福之根也. 口是何傷, 禍之門也. 彊梁者, 不得其死. 好勝者, 必遇其敵.]”라고 하였다.
- 시세[恃勢] 세력에 의지하다. 세력을 믿다. 권세에 기대어 남을 억누르다. 세력을 믿고 남을 억압하다. 세도를 부려 사람을 핍박하다. 지위를 이용해 남을 찍어 누르다
- 대두[對頭] 원수. 적수. 적이나 어떤 세력, 힘 따위와 맞서 겨룸. 상대. 짝. 배우자. 대적(大賊). 크게 떼를 지은 도둑. 대단히 나쁜 사람. 맞다. 어울리다. 정확하다. 적당하다. 알맞다. 정상적이다.
- 소료[所料] 생각하여 헤아린 바. 미루어 생각한 바.
- 불급[不及] 어떤 기준이나 정도에 미치지 못함. 따르지 못함. 미치지 못하다. ~할 수 없다. ~보다 ~하지 않다. 필적할 수 없다. 비교할 수 없다. 여유가 없어서 되지 않다. 여유가 없어서 할 수 없다. ~할 사이가 없다. 여력이 없다. 참고로,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선공(宣公) 15년 조에 “채찍이 아무리 길다 해도 말의 배까지 미치지는 못한다.[雖鞭之長 不及馬腹]”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薄族者, 必無好兒孫 ; 恃力者, 忽逢真敵手.
苛待族人的人, 必定沒有好的後代 ; 不尊重師長的人, 不會有優秀的子弟, 這種情形見過許多了. 以爲自己力氣大, 而以力欺人的, 必會遇上比他力氣更大的人 ; 而憑仗權勢壓迫他人的人, 也會遇到足以壓過他的人. 這都是人想不到的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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