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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잘하려 애쓰지 말고, 옛 현인을 본받으려 애써라 <圍爐夜話위로야화>


세상 모든 일에 다 능통할 필요는 없으나

다만 옛사람과 마음으로 통하기를 구하라.


不必於世事件件皆能,  惟求與古人心心相印.
불필어세사건건개능,  유구여고인심심상인.

<圍爐夜話위로야화>


  • 불필[不必]  필요(必要)가 없음. ~하지 마라. ~할 필요가 없다. ~할 것까지는 없다. 반드시 ~한 것은 아니다. 참고로, 논어(論語) 헌문(憲問)에 “덕을 소유한 사람은 반드시 이에 합당한 말을 하게 마련이지만, 그럴듯한 말을 한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꼭 덕이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有德者, 必有言, 有言者, 不必有德.]”라는 공자의 말이 나온다.
  • 세사[世事]  세상(世上)에서 일어나는 온갖 일. 세상사. 세상일. 사(士)·농(農)·공(工)·상(商)의 일에 종사하는 것.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 증위팔처사(贈衛八處士)에 “내일 산악으로 가로막히면, 세상일 양쪽 모두 아득하여라.[明日隔山岳, 世事兩茫茫.]”라고 하였고, 소식(蘇軾)의 시 증손신로(贈孫莘老)에 “아, 나와 자네는 오랫동안 무리를 떠났기에, 아무 일도 듣지 않아 귀와 맘이 다 식었으니, 만일 청산을 대하여 세상일을 말하거든, 의당 큰 술잔으로 자네에게 벌주를 먹이리.[嗟予與子久離羣, 耳冷心灰百不聞. 若對靑山談世事, 當須擧白便浮君.]”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건건[件件]  가지가지. 모두. 어느 것이나. 어떤 일이든지. 사사건건 (事事件件).
  • 고인[古人]  옛날 사람. 옛날에 살았던 사람. 시경(詩經) 패풍(邶風) 녹의(綠衣)에 “고운 갈포며 굵은 갈포여, 바람이 싸늘하게 불어오도다. 내가 옛사람을 생각하노니, 정말 내 마음을 알아주도다.[絺兮綌兮, 凄其以風. 我思古人, 實獲我心.]”라고 한 데서 보이고, 한유(韓愈) 자산불훼향교송(子産不毁鄕校頌)에 “주(周)나라가 흥성할 때는 노인(老人)을 봉양하며 상언(上言)하기를 구하였는데, 쇠퇴함에 미쳐서는 비방하는 자들을 감시(監視)하게 하였네. 역대의 성공하고 실패한 자취가 분명하여 볼 수 있으니. 자산(子産)은 집정(執政)의 전범(典範)이었건만 명군(明君)을 만나지 못해 교화가 한 나라에 멈추었네. 가령 이 도(道)를 따라 천하를 통치하는 천자(天子)를 보좌했다면 그 교화가 막힘없이 널리 통하여 끝없이 뻗어 미쳤을 것이네. 아! 사해(四海)가 다스려지지 않는 까닭은 명군(明君)은 있으나 현신(賢臣)이 없기 때문이네. 지금 누가 자산(子産)을 이을까? 나는 고인(古人: 子産)을 그리노라.[在周之興, 養老乞言 ; 及其已衰, 謗者使監. 成敗之迹, 昭哉可觀. 維是子産, 執政之式. 維其不遇, 化止一國. 誠率是道, 相天下君 ; 交暢旁達, 施及無垠, 於虖! 四海所以不理, 有君無臣. 誰其嗣之? 我思古人!]”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인유구구[人惟求舊]  사람은 옛 사람을 찾게 된다는 뜻으로, 벼슬아치를 임명할 때에는 오래 일하여 사무에 통달한 사람이 좋음을 이르는 말. 사람을 쓸 때 되도록 노신(老臣)을 등용한다는 뜻. 서경(書經) 상서(商書) 반경 상(盤庚上)에 “지임(遲任)이 말하기를 ‘사람은 옛사람을 구하고, 기물은 옛것을 구할 것이 아니라 새 것을 구하라.’고 하였다.[遲任有信曰: 人惟求舊, 器非求舊, 惟新.]”라고 하였다.
  • 심심[心心]  마음과 마음. 불꽃의 중심 부분.
  • 상인[相印]  서로 도장을 찍음. 재상의 도장. 재상(宰相)의 도장(圖章). 재상(宰相)의 관인(官印). 대승불교(大乘佛敎)에서 일법인(一法印)을 상징하는 것. 현상(現象)과 실재(實在)는 둘이 아니고 하나라고 하는 교리(敎理). 서로 도장을 찍다. 서로의 뜻이 맞아 떨어진다. 마음이 서로 통하다. 서로 확인하다. 증명하다. 참고로, 사기(史記) 권79 범수채택열전(范睢蔡澤列傳)에 “그대는 어찌하여 이때에 정승의 인끈을 풀어 어진 이에게 주고 물러나 암혈에 살며 냇물을 보려고 하지 않는가.[君何不以此時歸相印, 讓賢者而授之, 退而巖居川觀?]”라고 하였고, 사기(史記) 권69 소진열전(蘇秦列傳)에 소진(蘇秦)이 산동 6국의 종약장(縱約長)이 된 뒤에 고향에 돌아와서 “만약 내가 당초에 낙양 근교에 2경의 좋은 밭을 갖고 있었다면 지금 내가 어떻게 여섯 나라 재상의 도장을 허리에 찰 수 있었겠는가?[且使我有洛陽負郭田二頃, 吾豈能佩六國相印乎.]”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심심상인[心心相印]  심의상통(心意想通). 말없이 마음과 마음으로 뜻을 전함.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함. 묵묵한 가운데 서로 마음이 통(通)함. 마음과 마음이 서로 도장을 찍은 것과 같다는 데서, 말없는 가운데 마음에서 마음으로 뜻이 서로 통하는 것을 이른다. 이심전심(以心傳心). 교외별전(敎外別傳). 불립문자(不立文字).

【譯文】 凡事不必件件能,  惟與古人心心印.
對於世間種種事情不必樣樣都知道得很清楚,  但是一定要對古人的心意徹底了解而心領神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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