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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의 고생을 생각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圍爐夜話위로야화>


조상이 집안의 기반을 닦을 때를 생각해보면

헤아릴 수 없는 역경과 크고 작은 고생을 겪고서야

비로소 먹고 입을 것을 넉넉히 후세에 물려주었다.

자손의 미래를 위한 장구한 계획을 세움에는

학업과 농업 외에는 달리 삶의 방도가 없을 것이니

오직 근검하여 조상의 뜻을 저버리지 않기를 기대하라.


念祖考創家基,  不知櫛風沐雨,  受多少苦辛,  才能足食足衣,  以貽後世.
염조고창가기,  부지즐풍목우,  수다소고신,  재능족식족의,  이이후세.
爲子孫計長久,  除卻讀書耕田,  恐別無生活,  總期克勤克儉,  毋負先人.
위자손계장구,  제각독서경전,  공별무생활,  총기극근극검,  무부선인.

<圍爐夜話위로야화>


  • 조고[祖考]  죽은 할아버지. 돌아가신 할아버지. 조상. 윗대. 자제(子弟)의 대칭으로, 조부와 부친을 말한다. 참고로, 서경(書經) 군아(君牙)에 “지금 그대에게 명하노니, 그대는 나를 도와 나의 다리와 팔과 심장과 등뼈가 되어, 그대의 조고가 옛날에 하던 일을 이어, 조고에게 욕됨이 없게 하라.[今命爾, 予翼, 作股肱心膂, 纘乃舊服, 無忝祖考.]”라고 하였고, 시경(詩經) 대아(大雅) 한혁(韓奕)에 “왕이 친히 명하시되, 너의 조고의 뒤를 잇게 하노니, 나의 명을 폐하지 말 것이요, 밤낮으로 나태하지 말아서, 너의 자리를 공경히 지킬지어다.[王親命之, 纘戎祖考, 無廢朕命, 夙夜匪解, 虔共爾位.]”라고 하였다.
  • 즐풍목우[櫛風沐雨]  바람으로 머리를 빗질하고 빗물로 머리를 감음. 바람으로 머리를 빗고 빗물로 낯을 씻음. 머리털을 바람으로 빗질하고 몸은 빗물로 목욕(沐浴)한다는 뜻으로, 오랜 세월(歲月)을 객지(客地)에서 풍우(風雨)에 시달리며 간난신고(艱難辛苦)를 거듭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장자(莊子) 잡편(雜篇) 천하(天下)에 “우 임금은 몸소 삼태기와 보급을 가지고 구주(九州)의 강들을 바다로 흘러가게 하느라 장딴지의 살은 떨어지고 종아리의 털이 다 닳아 없어졌다. 소나기에 머리를 감고 거센 바람에 머리털을 빗질하였다.[禹親自操稾耜, 而九維天之川, 腓無胈, 脛無毛, 沐甚雨, 櫛疾風.]”라고 하였고, 삼국지(三國志) 위서魏書) 포훈전(鮑勛傳)에 “더구나 수렵이란 황상의 수레덮개를 들에 드러내고, 생육의 지극한 이치를 상하게 하면서 바람으로 머리를 빗고 비로 목욕하니, 때의 법도를 어기는 것이 아니겠습니까.[況獵, 暴華蓋於原野, 傷生育之至理, 櫛風沐雨, 不以時隙哉.]”라고 하였고, 자치통감(資治通鑑) 권206 당기(唐紀) 22 측천황후(則天皇后) 중지하(中之下)에, 적인걸(狄仁傑)이 태후(太后)에게 “문황제(文皇帝: 당태종唐太宗)는 비에 머리 감고 바람에 빗질하며 친히 칼날을 무릅쓰고서 천하를 평정하여 자손에게 전하였다.[文皇帝, 櫛風沐雨, 親冒鋒鏑, 以定天下, 傳之子孫.]”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고신[苦辛]  고생스럽다. 고되다. 애써 힘쓰다. 괴롭고 쓰라림. 노고(勞苦). 신고(辛苦). 참고로, 백거이(白居易)의 시 시주금인례다박명여혹호삼사아당차과이소득이다위행사심우성광영료사괴회(詩酒琴人例多薄命予酷好三事雅當此科而所得已多為幸斯甚偶成狂詠聊寫愧懐)에 “거문고와 술과 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천하고 가난하고 고생하는 이가 많다네.[愛琴愛酒愛詩客, 多賤多貧多苦辛.]”라고 한 데서 보이는데, 그 서(序)에 의하면 “시와 술과 거문고를 좋아하는 사람은 으레 박명한 이가 많은데, 내가 이 세 가지를 몹시 좋아한다.[詩酒琴人, 例多薄命, 予酷好三事.]”고 하였다. 또, 백거이(白居易)의 시 금충(禽蟲) 12수 중의 1수에 “누에는 늙도록 고치 만들어도 제 몸은 가리지 못하고, 벌은 굶주리며 꿀 저장해도 남에게 맡기게 되네. 늙어서도 집안 살림 걱정하는 것은 두 벌레가 헛수고함과 같음을 알아야 하리.[蠶老繭成不庇身, 蜂飢蜜熟屬他人. 須知年老憂家者, 恐是二蟲虛苦辛.]”라고 하였고, 두보(杜甫)의 시 증왕이십사시어계(贈王二十四侍御契)에 “마주 보니 슬프도다 검게 변한 얼굴, 처창한 기색으로 간난신고를 얘기하네.[會面嗟黧黑, 含悽話苦辛.]”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재능[才能/纔能]  ~해야 비로소 ~할 수 있다.
  • 재능[才能]  어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재주와 능력. 개인이 타고난 능력과 훈련에 의하여 획득된 능력을 아울러 이른다.
  • 족식[足食]  먹을 것이 풍족한 것. 식량을 넉넉하게 함. 식량을 풍족하게 함. 논어(論語) 안연(顔淵)에 “자공이 정사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양식을 풍족히 하고 군대를 충실하게 갖추고 백성들이 나라를 믿게 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자공이 ‘부득이하게 꼭 버려야 한다면 이 세 가지 중에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라고 물으니, 공자가 ‘군대를 버려야 한다.’고 하니, 자공이 ‘부득이하게 꼭 버려야 한다면 이 두 가지 중에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라고 하니, 공자가 ‘양식을 버려야 한다. 예로부터 사람은 누구나 다 죽기 마련이지만 백성은 신의가 없으면 존립할 수가 없다.’라고 하였다.[子貢問政, 子曰: 足食足兵, 民信之矣. 子貢曰: 必不得已而去, 於斯三者何先? 曰: 去兵. 子貢曰: 必不得已而去, 於斯二者何先? 曰: 去食. 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고 하였다.
  • 장구[長久]  매우 길고 오램. 참고로, 노자(老子) 입계(立戒)에 “만족함을 알면 치욕스럽지 않고, 그칠 줄을 알면 위태롭지 않아 장구할 수 있다.[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라고 하였고, 후한서(後漢書) 권63 주부열전(朱浮列傳)에, 후한(後漢)의 광무제(光武帝)가 사소한 잘못을 저지른 관리를 자주 교체하자, 이에 주부(朱浮)가 모든 일은 빨리 이루려 서둘러선 안 된다는 취지로 올린 상소에 “대저 갑자기 자란 사물은 반드시 요절하고, 갑자기 이룬 공은 반드시 금새 무너집니다. 만약 장구한 사업을 꺾어버리고, 속성의 공만 이루려 한다면 폐하께 복이 아닙니다.[夫物暴長者必夭折, 功卒成者必亟壊, 如摧長久之業, 而造速成之功, 非陛下之福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제각[除卻]  제거하다. 없애버리다.
  • 독서[讀書]  책을 읽다. 공부하다. 책을 그 내용과 뜻을 헤아리거나 이해하면서 읽는 것. 심신을 수양하고 교양을 넓히기 위하여 책을 읽는 행위. 참고로, 수(隋)나라 왕통(王通)이 당시의 권신(權臣)인 양소(楊素)로부터 벼슬을 권유받았을 때 “나에게는 선인이 남겨 준 오두막이 있으니 풍우를 피하기에 족하고, 땅뙈기가 있으니 죽을 끓여 먹고 살기에 족하고, 글을 읽고 도를 얘기하니 스스로 즐기기에 족하다.[通有先人之敝廬 足以庇風雨 薄田足以供餰粥 讀書談道 足以自樂]”라고 하면서 사양했던 고사가 전한다. <御批歷代通鑑輯覽 卷47 龍門王通獻策不報>
  • 경전[耕田]  논밭을 갊. 또는 그 논밭. 참고로, 요(堯)임금 때에 노인이 지었다는 격양가(擊壤歌)에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쉬면서, 내 우물 파서 물 마시고 내 밭을 갈아서 밥 먹나니, 임금님의 힘이 나에게 도대체 무슨 상관이랴.[日出而作, 日入而息. 鑿井而飮, 耕田而食. 帝力於我何有哉.]”라고 한 데서 보이고, 맹자(孟子) 만장상(萬章上)에, 순(舜) 임금이 이르기를 “나는 힘을 다하여 농사를 지어서 공손히 자식의 직분을 다하는데, 부모께서 나를 사랑하지 않은 것은 나에게 무슨 죄가 있어서인가.[我竭力耕田, 共爲子職而已矣. 父母之不我愛, 於我何哉?]”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극근극검[克勤克儉]  부지런하고 검소함. 근검절약하다. 서경(書經) 대우모(大禹謨)에서, 순 임금이 우(禹)에게 “나랏일에 부지런하고 집에 검소하여 자만하고 자대하지 않음은 너의 어짊이다.[克勤于邦, 克儉于家, 不自滿假, 惟汝賢.]”라고 하였다.
  • 선인[先人]  별세한 부친을 이르는 말. 남에게 돌아가신 자기(自己) 아버지를 이르는 말. 선조(先祖). 고인(古人). 전대(前代)의 사람.
  • 선인[先人]  고구려(高句麗) 때, 국정(國政)을 맡아보던 벼슬. 12등급(等級)의 하나. 선인(仙人)이라고도 하며, 당나라의 정9품에 해당하는 고구려의 관직이다.
  • 선인[先人]  선인(先人)은 남(적)보다 먼저 행동하는 것으로,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문공(文公) 7년에 “남보다 먼저 출동하면 남의 마음을 빼앗으니, 군대의 좋은 계책이다.[先人, 有奪人之心, 軍之善謀也.]”라고 보인다.

【譯文】 創業維艱,  毋負先人.
祖先創立家業,  不知受過多少艱辛,  經過多少努力,  才能夠衣食暖飽,  留下財產給後代子孫.  若要爲子孫作長久的打算,  除了讀書和耕田外,  恐怕就沒有別的了,  總希望他們能勤儉生活,  不要辜負了先人的辛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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