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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언덕에 앉아

기다리다가

아침 일찍부터 기다리다가

산모퉁이 돌아오는

자전거를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렇게 반가운 빨간 자전거가

그대로 산모퉁이 돌아갈 때면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었다.

 

오지 않을 편지를 기다리는 건

부치지 못할 편지를 쓰고 있는 것

 

해는 기울어 노을 걸리고

산모퉁이 돌아난 뱀 같은 길을

바람처럼 누가 걸어 와 줄까.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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