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하고 쇠하는 작용은 비록 운명에 달려 있으나
생각이 깊은 사람은
반드시 뭇사람의 지혜를 귀히 여기고
본성과 천명의 이치는 실로 정밀하고 미묘하나
학문을 닦는 사람은
반드시 그 실질적인 쓰임을 추구한다.
盛衰之機, 雖關氣運, 而有心者, 必貴諸人謀.
성쇠지기, 수관기운, 이유심자, 필귀제인모.
性命之理, 固極精微, 而講學者, 必求其實用.
성명지리, 고극정미, 이강학자, 필구기실용.
<圍爐夜話위로야화>
- 성쇠지기[盛衰之機] 세상이나 인생의 흥망성쇠가 걸린 계기 또는 기틀.
- 성쇠[盛衰] 융성(隆盛)과 쇠망(衰亡). 성(盛)하고 쇠퇴(衰退·衰頹)함. 세력이나 힘이 한참 일어나는 일과 차차 줄어져 약해지는 일. 참고로, 사기(史記) 진시황본기(秦始皇本紀)에 “항간의 속담에 “지난 일을 잊지 않으면 뒷일의 스승이 된다.”라고 하였다. 이 때문에 군자가 나라를 다스릴 때는 상고 시대를 자세히 살펴 그 시대에 증험해 보고, 세상일을 참조하여 성쇠의 이치를 관찰하며, 권세의 적합함을 세심히 살피어 버리고 얻는 것에 순서를 두고, 변화는 때에 따르기 때문에 세월이 오래 지속되고 사직도 안정되었던 것이다.[野諺曰: ‘前事之不忘, 後事之師也.’ 是以君子爲國, 觀之上古, 驗之當世, 參以人事, 察盛衰之理, 審權勢之宜, 去就有序, 變化有時, 故曠日長久而社稷安矣.]”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기운[氣運] 기수(氣數)와 운세(運勢). 어떤 일이 돌아가는 분위기나 형편. 바야흐로 어떤 일이 벌어지려고 하는 분위기(雰圍氣). 일정 방향으로 흘러가는 운세, 분위기, 조짐. 운기(運氣). 이미 정하여져 있어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천운(天運)과 기수(氣數). 시운(時運). 천운(天運). 시대나 사물의 흐름 속에 깃든 에너지나 운명적인 흐름.
- 기수[氣數] 저절로 오고 가고 한다는 길흉화복(吉凶禍福)의 운수(運數). 스스로 돌아가는 그 자신의 길흉(吉凶) 화복(禍福)의 운수(運數). 천지의 기운에 따라 일어나는 인간의 길흉(吉凶)과 화복(禍福)의 운수. 기운(氣運) 또는 운명(運命). 기운(氣運) 또는 운수(運數). 또는 1년 24절기의 정상 차례를 이르기도 한다. 참고로, 중용장구대전(中庸章句大全) 제17장의 소주(小註)에 “대덕이 있는 자가 반드시 지위·복록·이름·수명을 얻는 것이 바로 이치의 떳떳한 것인데, 유독 공자만은 덕이 있는데도 지위·복록과 수명을 얻지 못하고 오직 성인의 이름만 얻었을 뿐이니 이는 바로 기수(氣數)의 변화 때문이다.[大德者, 必得位祿名壽, 乃理之常然, 獨孔子有德, 而不得位祿與壽, 惟得聖人之名耳, 此乃其數之變.]”라고 보인다.
- 운기[運氣] 이미 정하여져 있어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천운(天運)과 기수(氣數).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초월적인 힘에 의해 인간에게 닥치는 길흉화복(吉凶禍福)과 이미 정해진 운명. 운수(運數).
- 운기[運氣] 어떤 지역(地域)에 널리 퍼져 여러 사람이 잇따라 돌아가며 옮아 앓는 병(病). 또는 같은 원인(原因)으로 보통(普通) 병(病)보다 많이 발생(發生)하는 병(病). 사람들이 잇따라 돌아가며 옮아서 앓는 질병. 전염하는 열병. 돌림으로 돌아다니는 열병.
- 운기[運氣] 오운(五運)과 육기(六氣)를 말한다. 오운(五運)은 오행(五行)이 기화유전(氣化流轉)하는 곧, 세운(歲運)을 말하는 것으로 갑기(甲己)의 해는 토운(土運), 을경(乙庚)의 해는 금운(金運), 병신(丙辛)의 해는 수운(水運), 정임(丁壬)의 해는 목운(木運), 무계(戊癸)의 해는 화운(火運)이다. 육기(六氣)는 한(寒)·서(暑)·조(燥)·습(濕)·풍(風)·화(火)를 말한다. <素問天元紀大論>
- 운기[運氣] 운(運)은 오운(五運)으로, 갑기년(甲己年)은 토운(土運), 을경년(乙庚年)은 금운(金運), 병신년(丙辛年)은 수운(水運), 정임년(丁壬年)은 목운(木運), 무계년(戊癸年)은 화운(火運)이 되는 것을 말하고, 기(氣)는 육기(六氣)로, 천지(天地) 사이의 음(陰)·양(陽)·풍(風)·우(雨)·회(晦)·명(明)을 말한다.
- 유심[有心] 속뜻이 있음. 주의(注意)가 깊음. 고의적으로. 일부러. 세심하다. 생각이 깊다. ~할 마음이 있다. ~할 생각이 있다. 마음에 깊이 새겨 두다. 세심하게 새겨 두다.
- 성명[性命] 타고난 성질과 운명.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본성. 인성(人性)과 천명(天命). 목숨이나 생명. 살아 있기 위한 바탕이 되는 힘. 만물이 하늘로부터 받아서 각각 고유(固有)하는 성질. 천성(天性)과 천명(天命)을 합해 설명하는 유학 이론. 성(性)은 사람이 태어날 때 하늘로부터 받은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 등 오성(五性)이고, 명(命)은 하늘이 사람에게 부여한 금(金), 목(木), 수(水), 화(火), 토(土) 등 오행(五行)을 말한다. 주역(周易) 건괘(乾卦) 단사(彖辭)에 “하늘의 도가 변화함에 따라 만물은 각각 자신의 성명을 바르게 한다.[乾道變化, 各正性命.]”라고 하였는데, 주희(朱熹)가 본의(本義)에서 “만물이 받은 것을 성이라 하고, 하늘이 부여한 것을 명이라 한다.[物所受爲性, 天所賦爲命.]”라고 해설하였다. 참고로, 장자(莊子) 변무(騈拇)에 “어질지 않은 사람은 생명의 정수를 내팽개치고서 부귀를 탐한다.[不仁之人 決性命之情 而饕貴富]”라고 하였고, 장자(莊子) 선성(繕性)에 “높은 벼슬이 내 몸에 있다 하더라도 타고난 성명이 아니요, 외물이 우연히 와서 기생하는 것일 뿐이다. 기생하는 경우에는 오는 것을 막을 수도 없고 가는 것을 붙들 수도 없다.[軒冕在身, 非性命也, 物之儻來寄者也. 寄之, 其來不可圉, 其去不可止.]”라고 하였고, 한서(漢書) 권97하 외척전하(外戚傳下)에 “조고의 유덕을 이어받음이여! 어쩌면 그리도 성명이 맑고 신령한지.[承祖考之遺德兮 何性命之淑靈]”라고 하였고, 유종원(柳宗元)의 유고황질부(愈膏肓疾賦)에 춘추 시대 진(晉)나라 경공(景公)이 “하늘이 부여한 생명이 저처럼 따스함과 차가움이 있음을 안다면, 단명한다 해도 슬퍼할 일이 아니고, 장수한다 해도 기뻐할 일이 아니다.[固知天賦性命如彼暄寒 短不足悲 脩不足歡]”라고 말한 데서 보인다.
- 제인[諸人] 모든 사람. 많은 사람. 참고로, 세설신어(世說新語) 경저(輕詆)에 “환공(桓公)이 개연히 이르기를 ‘드디어 신주(神州)로 하여금 육침(陸沈)되게 하여 백 년 동안 폐허가 되게 하였으니, 왕이보(王夷甫) 등 여러 사람들은 그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다.’[桓公慨然曰: 遂使神州陸沈, 百年丘墟, 王夷甫諸人, 不得不任其責.]”라고 하였고, 맹자(孟子) 만장 상(萬章上)에 “이윤(伊尹)이 유신(有莘)의 들에서 밭을 갈면서 요순의 도를 좋아하여 그 의가 아니고 그 도가 아니면 천하로써 녹을 주더라도 돌아보지 않고 말 천사를 매어 놓아도 돌아보지 않았으며, 그 의가 아니고 그 도가 아니면 지푸라기 하나라도 남에게 주지 않았으며 지푸라기 하나라도 남에게서 취하지 않았다.[伊尹耕於有莘之野, 而樂堯舜之道焉. 非其義也, 非其道也, 祿之以天下, 弗顧也, 繫馬千駟, 弗視也. 非其義也, 非其道也, 一介不以與人, 一介不以取諸人.]”라고 한 데서 보인다. 또, 대학장구(大學章句) 전 9장에 “자기 몸에 간직하고 있는 것이 서(恕)하지 못하고서 능히 남을 깨우치는 자는 있지 않다.[所藏乎身不恕, 而能喩諸人者, 未之有也.]”라는 구절에 보이는데, 주희의 주에 “자기 몸에 선이 있은 뒤에 남의 선을 책할 수 있고, 자기 몸에 악이 없는 뒤에 남의 악을 바로잡을 수 있다. 이는 모두 자기를 미루어 남에게 미치는 것이니, 이른바 ‘서’라는 것이다.[有善於己, 然後可以責人之善 ; 無惡於己, 然後可以正人之惡. 皆推己以及人, 所謂恕也.]”라고 하였다.
- 성명지리[性命之理] 성명(性命)의 이치(理致). 인간의 본성과 천명(天命)에 관한 이치. 참고로, 주역(周易) 설괘전(說卦傳)에 “옛날에 성인이 주역(周易)을 지은 뜻은 장차 성명(性命)의 이치를 순히 하기 위해서였으니, 그러므로 하늘의 도를 세운 것은 음과 양이요, 땅의 도를 세운 것은 유와 강이요, 사람의 도를 세운 것은 인과 의이니, 삼재를 겸하여 둘로 하였기 때문에 역이 여섯 번 그어서 괘를 이루고, 음으로 나누고 양으로 나누며, 유와 강을 갈음하여 쓰기 때문에 역이 여섯 자리로 문장을 이룬 것이다.[昔者聖人之作易也, 將以順性命之理. 是以立天之道曰: 陰與陽; 立地之道曰: 柔與剛; 立人之道曰: 仁與義. 兼三才而兩之, 故易六畫而成卦, 分陰分陽, 迭用柔剛, 故易六位而成章.]”라고 하였다.
- 정미[精微] 정밀(精密)하고 자세(仔細)함. 지식이나 학문이 깊고 정밀하다. 정교하고 오묘하다. 깊고 미묘한 비밀. 참고로, 정미(精微)는 서경(書經) 대우모(大禹謨)에, 순(舜) 임금이 우(禹) 임금에게 선위(禪位)할 때에 “사람의 마음은 위태롭기만 하고, 도를 추구하는 마음은 희미하기만 하니, 오직 정밀하게 살피고 한결같이 지켜 나감으로써, 진정 그 중도(中道)를 잡아야 할 것이다.[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라고 한 16자(字)를 압축한 말인데, 주희(朱熹)를 위시하여 송유(宋儒)들이 이것을 요(堯)·순(舜)·우(禹) 세 성인이 서로 도통(道統)을 주고받은 십육자 심법(十六字心法)이라고 강조한 뒤로부터, 개인 특히 임금 자신의 도덕 수양과 치국(治國)의 원리로 중시되었다. 또, 중용장구(中庸章句) 제27장에 “군자는 덕성을 높이고 학문을 말미암는 것이니, 광대함을 이루고 정미함을 다하며, 고명함을 다하고 중용을 말미암으며, 옛것을 잊지 않고 새로운 것을 알며, 후함을 더 두터이 하고 예를 높이는 것이다.[君子尊德性而道問學, 致廣大而盡精微, 極高明而道中庸, 溫故而知新, 敦厚而崇禮.]”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강학[講學] 학문(學問)을 닦고 연구(硏究)함. 학문을 강습함. 참고로, 동래(東萊) 여조겸(呂祖謙)의 근사록 서제(近思錄書題)에 “강학하는 방법과 일상생활에 몸소 행하는 실제로 말하면 모두 등급이 있으니, 이를 따라 나아가 낮은 데로부터 높은 곳에 오르고 가까운 데로부터 먼 곳에 이른다면 거의 이 책을 찬집한 본의를 잃지 않을 것이다.[講學之方, 日用躬行之實, 具有科級, 循是而進, 自卑升高, 自近及遠, 庶幾不失纂集之指.]”라고 하였다.
- 실용[實用] 실제(實際)로 소용(所用)됨. 실제로 이용(利用) 또는 사용(使用)함. 실제로 쓰거나 쓰임. 실생활의 쓸모. 실생활에 쓰이다. 참고로, 당나라 안진경(顔眞卿)의 걸미첩(乞米帖)에 “생계를 꾸리는 데에 졸렬해서 온 집안 식구들이 몇 달 동안 죽을 먹고 지냈는데 지금은 이마저도 떨어졌으니 참으로 걱정이 되어 애가 탈 뿐이다.[拙於生事, 擧家食粥而已數月, 今又罄乏, 實用憂煎.]”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쌀을 구걸한 고사가 있다. <古今事文類聚後集 卷22 乞米帖>
【譯文】 盛衰之機貴諸人謀, 性命之理講求實用.
興盛或是衰敗, 雖然有時和運氣有關, 但是有心人一定要求在人事上做得完善. 形而上的道理, 固然十分微妙, 但是講求這方面的學問, 一定要它能夠實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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