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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보전은 음덕에 있고, 생계는 본업과 근면에 달렸다 <圍爐夜話위로야화>


집안이 부유하면

전답과 재산을 모아 자손에게 물려주나

자손이 반드시 보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차라리 널리 보이지 않는 덕을 쌓고

하늘이 그 덕을 보살피게 하느니만 못하니

그리하면 가운이 조금이라도 더 이어질 것이다.

집안이 가난하면

먹고 입을 것을 마련하기에 분주하나

의식이 반드시 채워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차라리 스스로 본업을 도모하고

생계는 근면에 달렸음을 아느니만 못하니

그리하면 반드시 이루어지는 바가 있을 것이다.


家之富厚者, 積田產以遺子孫, 子孫未必能保.
가지부후자, 적전산이유자손, 자손미필능보.
不如廣積陰功, 使天眷其德, 或可少延.
불여광적음공, 사천권기덕, 혹가소연.
家之貧窮者, 謀奔走以給衣食, 衣食未必能充.
가지빈궁자, 모분주이급의식, 의식미필능충.
何若自謀本業, 知民生在勤, 定當有濟.
하약자모본업, 지민생재근, 정당유제.

<圍爐夜話위로야화>


  • 부후[富厚]  재물이 풍부하고 넉넉하다.
  • 전산[田產]  전지(田地)와 재산. 개인이나 단체가 소유한 전지(田地) 부동산.
  • 미필[未必]  반드시 ~한 것은 아니다. 꼭 ~하다고 할 수 없다. 必은 부사로서 ‘꼭 ~할 것이다’ 또는 ‘반드시 ~하려 한다’는 결연한 의지나 확정을 나타낼 때 쓰이고, 未必은 ‘꼭 ~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하는 것은 아니다’는 의미로 부분 부정을 나타낸다. 참고로, 문자(文子) 부언(符言)에서 “군자가 좋은 일을 할 수 있지만 반드시 그 복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참아내지 못하지만 반드시 화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君子能爲善, 不能必得其福; 不忍於爲非, 而未必免於禍.]”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음공[陰功]  음덕(陰德). 음으로 돕는 공.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뒤에서 돕는 공. 세상(世上)이 모르는 숨은 공덕(功德). 살아 있을 때 한 좋은 일이 죽은 뒤에 공으로 기록되는 것. 세상이 알지 못하게 남몰래 쌓은 숨은 공덕. 소식(蘇軾)의 시 송채관경지요주(宋蔡冠卿知饒州)에 “옥사 송사에 남모르게 쌓은 공덕 있으니, 나중에 노인들이 은혜를 갚게 되리라.[知君决獄有陰功, 他日老人酬魏顆.]”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음공[陰功]  내공(內攻). 내조(內助). 음공(陰功)은 뒤에서 돕는 숨은 공이란 의미로, 여인의 내조(內助)를 가리킨다. 음공(陰功)은 양공(陽功)과 상대되는 말로 양공이 임금이 주재하는 것이라면 음공은 왕비가 주재하여, 천지음양을 임금과 왕비가 나누어 다스리고 이룬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다.
  • 천권[天眷]  하늘이 돌봄. 하늘의 은혜(恩惠). 하늘의 자비. 임금의 사랑. 임금의 은혜. 서경(書經) 대우모(大禹謨)에 “아, 훌륭하다. 임금의 덕이 광대하게 운행되어 거룩하고 신묘하며 무와 문의 덕을 모두 구비하자, 황천이 돌아보고 명하여 사해를 다 소유하고 천하의 군주가 되게 하였다.[都! 帝德廣運, 乃聖乃神, 乃武乃文, 皇天眷命, 奄有四海, 爲天下君.]”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권고[眷顧]  관심(關心)을 가지고 보살핌. 애정으로 돌보아줌. 특별히 돌보아 줌. 그리워하며 잊지 못함. 사랑하여 돌보아줌. 의지하고 사랑하는 것. 찾아오다. 참고로, 주자대전(朱子大全) 권11 임오응조봉사(壬午應詔封事)에 “돌보아 주시는 하늘의 명이 한창 새롭고, 기대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한창 간절하다.[天命之眷顧方新, 人心之蘄向方切.]”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소연[少延]  조금 연장되다. 조금 늘어나다. 조금 더 오래가다. 조금 더 늦추다. 참고로, 서경(書經) 대고(大誥)에 “하늘이 우리나라에 재앙을 내려 조금도 기다려주지 아니하거늘 크게 생각하건대 내 어린 사람이 조상의 가없이 큰 운수와 정사를 이어서 슬기롭게 나아가 백성을 편안하게 이끌어주지 못했는데, 하물며 능히 하늘의 명을 궁구하여 알았다고 할 수 있으랴?[天降割于我家, 不少延, 洪惟我幼沖人, 嗣無疆大歷服, 弗造哲, 廸民康, 矧曰其有能格知天命.]”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빈궁[貧窮]  가난하여 궁(窮)함. 가난하고 궁색(窮塞)하여 살기 어려움.
  • 분주[奔走]  바삐 달림. 매우 바쁘게 뛰어다님. 이리저리 바쁨을 비유하는 말. 권력자에게 달려가 영합(迎合)함. 사령(使令). 사방에 나가서 왕의 덕을 알리며 선양하는 것. 급히 가다. 바삐 가다. 참고로, 시경(詩經) 청묘(淸廟)에 “제제(濟濟)한 많은 선비들이 문왕(文王)의 덕을 간직하여 하늘에 계신 분을 대하고 사당에 계신 신주(神主)를 매우 분주히 받든다.[濟濟多士, 秉文之德, 對越在天, 駿奔走在廟.]”라고 한 데서 보이고, 서경(書經) 주고(酒誥)의 “너희들의 팔다리를 부지런히 움직여서 서직(黍稷) 농사를 잘 지어 분주히 그 부모와 어른을 섬기도록 하라. 민첩하게 수레와 소를 끌고서 멀리까지 나가 장사하여 그 부모를 효도로 봉양하라.[嗣爾股肱 純其藝黍稷 奔走事厥考厥長 肇牽車牛 遠服賈 用孝養厥父母]”라고 한 데서 보인다.
  • 하약[何若]  하여(何如). 어떠한가? 어떠하다. 어찌 같겠는가. 어떠한 것인가. 어떻게 하는 것인가. 어찌 ~와 같겠는가. 어찌 ~하겠는가. 어찌 ~할 수 있겠는가. 어찌 ~만 못하겠는가. ~만 못하다. ~이 더 낫다. 참고로, 맹자(孟子) 진심 상(盡心上)에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사람에 있어 중요한 것이다. 임시변통으로 기교를 부리는 자는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쓰는 일이 없다. 사람이 남과 같지 않은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어찌 남과 같음이 있다고 하겠는가?[恥之於人大矣. 爲機變之巧者, 無所用恥焉. 不恥不若人, 何若人有?]”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자모[自謀]  스스로 모색하다. 스스로 강구하다. 스스로 찾다. 자력으로 생계를 꾸림이다.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 발진주(發秦州)에 “나는 쇠한 데다 게으르고 졸렬하여, 생계를 스스로 꾀하지 못하기에, 먹을 것 없으면 낙토를 찾고, 입을 옷 없으면 다스운 남주를 생각한다네.[我衰更懶拙 生事不自謀 無食問樂土 無衣思南州]”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본업[本業]  주(主)가 되는 직업(職業). 주로 하는 일. 옛날에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하여 농업(農業)을 본업(本業)으로 보아 우대하고 상공업(商工業)을 말업(末業)으로 보아 천시하였다.
  • 민생[民生]  사람이 살아감. 일반 국민의 생활이나 생계. 생명(生命)을 가진 백성(百姓). 살아가는 일반 인민.
  • 재근[在勤]  어떤 직장(職場)에 근무(勤務)하고 있음.
  • 정당[定當]  타당하다. 적당하다. 순조롭다. 반드시. 꼭.
  • 유제[有濟]  성취하다. 성취함이 있다. 성취할 수 있다. 성공할 수 있다. 참고로, 서경(書經) 군진(君陳)에 “너는 완악한 사람에게 분통해 하거나 미워하지 말며, 한 지아비에게 완비(完備)하기를 바라지 말라. 반드시 참음이 있어야 이에 이룸이 있으며 포용하는 덕이 있어야 이에 커질 것이다.[爾無忿疾于頑, 無求備于一夫. 必有忍, 其乃有濟 ; 有容, 德乃大.]”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富厚者遺德莫遺田, 貧窮者勤奮必能充.
家中富有的人, 將積聚的田產留給子孫, 但子孫未必能將它保有, 倒不如多做善事, 使上天眷顧他的陰德, 也許可使子孫的福分因此得到延長. 家中貧窮的人, 想盡辦法來籌措衣食, 衣食卻未必獲得充足, 倒不如在工作上多加努力, 若能知道民生的根本在於勤奮, 那么多少會有所幫助, 而不必四處求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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