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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은 약이고 순경은 흉기이다[順不足喜순부족희 逆不足憂역부족우] <채근담>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에는

주위가 모두 침과 약이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절조와 행실을 갈고 닦게 되고

모든 일이 순조로울 때에는

눈앞의 모든 것이 칼과 창이어서

살을 말리고 뼈를 깎아도 깨닫지를 못한다.


居逆境中,  周身皆鍼砭藥石,  砥節礪行而不覺.
거역경중,  주신개침폄약석,  지절여행이불각.
處順境內,  眼前盡兵刃戈矛,  銷膏磨骨而不知.
처순경내,  안전진병인과모,  소고마골이부지.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역경[逆境]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불행(不幸)한 경우(境遇)나 환경(環境). 불운(不運)한 처지(處地).
  • 주신[周身]  몸의 주변이나 둘레. 온몸. 전신.
  • 침폄[鍼砭]  쇠로 만든 침과 돌로 만든 침. 침 대신 폄석(砭石)을 사용하여 병을 치료하던 방법. 질병을 치료하는 쇠침과 돌침.
  • 침폄[針砭]  쇠침과 돌침. 의료 활동에 사용하는 쇠로 만든 침과 돌로 만든 침으로 경계 또는 교훈이란 뜻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진(晉)나라 대옹(戴顒)이 봄날에 감귤 두 개와 술 한 말을 가지고 어디론가 가는데 어떤 사람이 어디로 가느냐고 묻자, 대옹이 답하기를 “꾀꼬리 소리를 들으러 간다. 그 소리는 속된 귀를 치료해 주고 시심을 고취시킨다.[往聽黃鸝聲 此俗耳針砭 詩腸鼓吹]”라고 하였다. 침폄(針砭).
  • 약석[藥石]  질병을 치료하는 약재(藥材)와 석침(石鍼). 여러 가지 약을 통틀어 이르는 말. 약제(藥劑)와 폄석(砭石)의 약칭. 편석은 돌로 만든 침(針)을 말한다. 잘못을 바로잡도록 규계(規戒)하는 말의 비유로 사용한다. 남의 잘못을 지적하고 주의를 주어서 그것을 고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말.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양공(襄公) 23년 조에, 노(魯)나라 계무자(季武子: 계손季孫)는 적자(嫡子)가 없었는데, 큰아들을 놔두고 자신이 사랑하는 작은아들을 후계자로 세우는 과정에서 장손(臧孫)이 이를 지지하였으므로 계무자는 그를 매우 좋아하였다. 반면 맹손(孟孫)은 그를 매우 미워하였는데, 맹손이 죽자 장손(臧孫)이 매우 슬피 울면서 “계손(季孫)이 나를 좋아하는 것은 나에게 질병(疾病)과 같고 맹손(孟孫)이 나를 미워하는 것은 나에게 약석(藥石)과 같다. 고통(苦痛)이 없는 질병[美疢]이 고통이 있는 약석[惡石]만 못하다. 약석은 오히려 나를 살리지만 고통이 없는 질병은 그 해독(害毒)이 매우 많다. 맹손이 죽었으니 내가 멸망(滅亡)할 날도 멀지 않았다.[季孫之愛我, 疾疢也, 孟孫之惡我, 藥石也, 美疢不如惡石. 夫石, 猶生我愈己疾也, 疢之美, 其毒滋多. 孟孫死, 吾亡無日矣.]”라고 하였다.
  • 약석지조[藥石之助]  약석(藥石)의 도움. 경계가 되는 유익한 말. 교훈이 되거나 훈계할 만한 일을 비유하는 말이다. 당(唐)나라 원행충(元行沖)이 적인걸(狄仁傑)에게 말하기를,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섬기는 일은 비유하자면 부유한 집에서 온갖 것을 비축하였다가 그것을 의뢰하는 것과 같으니, 포와 고기 따위를 비축하여 맛난 음식을 공급하고 온갖 약초를 마련하여 질병에 대비합니다. 문하(門下)에게는 맛있는 음식은 가득하니, 소인을 하나의 약석(藥石)으로 비축하기를 바랍니다. 괜찮겠습니까?[下之事上, 譬富家儲積以自資也, 脯腊奚胰以供滋膳, 參芝桂以防疾疢. 門下充旨味者多矣, 願以小人備一藥石, 可乎?]”라고 하자, 적인걸이 “자네는 바로 나의 약롱 안의 약물이니, 하루도 없어서는 안 된다.[君正吾藥籠中物, 不可一日無也.]”라고 한 고사에서 온 말이다. <新唐書 卷200 儒學列傳下 元澹>
  • 약석지언[藥石之言]  약과 돌침 같은 말. 경계가 되는 유익한 말. 사람을 훈계(訓戒)하여 나쁜 점(點)을 고치게 하는 말. 사람의 잘못을 뉘우치고 고치게 하는 말을 이른다. 약석(藥石)은 약제(藥劑)와 폄석(砭石)으로, 폄석은 돌로 만든 침(針)을 말한다. 백괴집(百愧集) 권3 조중근에게 드림〔與曺仲謹〕에 “비록 허물을 고쳐 스스로 새롭게 하려고 하나 습관이 이미 성품이 되어 버렸으니, 끝내 변화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바라건대, 가엽게 여기고 살펴 약석 같은 한 마디를 해주시어 미혹된 길을 돌리고 깨닫게 하여 대도에 함께 돌아가도록 해 주십시오. 바라고 바라겠습니다.[雖欲改過自新, 習已性成, 卒難變化. 幸憐而察之, 惠以一言之藥石, 使之回悟迷道, 同歸大道. 千萬千萬.]”라고 하였다.
  • 지절[砥節]  절개를 갈고 닦음. 절조(節操: 절개節槪와 지조志操)를 갈고 닦음. 기절(氣節: 기개氣槪와 절조節操)을 갈고 닦음. 진서(晉書) 완종전(阮種傳)에 “어진 신하가 군주를 대함에는 벼슬을 하여서는 나라에 충성하고 국민을 사랑하며, 물러나서는 절조를 닦고 뜻을 맑게 한다.[賢臣之於主, 進則忠國愛人, 退則砥節潔志.]”라고 하였다.
  • 여행[礪行]  행실을 닦음. 행위를 닦음.
  • 순경[順境]  뜻한 일이 마음먹은 대로 잘 되어 가는 경우(境遇). 또는 모든 일이 순조(順調)로운 환경(環境). 모든 일이 뜻대로 잘되어 가는 경우나 형편. 순조로운 처지. 안정된 환경.
  • 병인[兵刃]  병기로 쓰는 날붙이. 칼, 창 따위처럼 날이 서 있는 병기(兵器). 본래는 병기로 쓰는 날붙이 따위를 뜻하였으며, 무기류(武器類)를 두루 일컫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무력(武力)을 행사하는 일이나 전쟁을 비유한다.
  • 과모[戈矛]  창(槍) 종류의 통칭. 예전에, 긴 나무 자루 끝에 날이 선 뾰족한 쇠붙이를 박아서 던지거나 찌르는 데 쓰는 무기를 이르던 말이다. 과수(戈殳). 모극(矛戟). 참고로, 시경(詩經) 진풍(秦風) 무의(無衣)에 “어찌 옷이 없다 해서, 그대와 솜옷을 같이 입으리오. 왕이 군사를 일으키면, 우리들 창과 모를 손질하여, 그대와 함께 원수를 치리.[豈曰無衣, 與子同袍? 王于興師, 修我戈矛, 與子同仇.]”라고 하였다.
  • 소고[銷膏]  기름을 녹임. 살을 녹임. 기름을 태움. 자치통감강목(資治通鑑綱目)에 “작은 것을 극진하게 하는 자는 커지고 은미한 것을 삼가는 자는 드러나서, 몸에 선(善)을 쌓는 것은 사람의 키가 날로 자라는데도 키가 자란 것을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것과 같고, 몸에 악(惡)을 쌓는 것은 불이 기름을 태우는데도 기름이 줄어든 것을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盡小者大, 愼微者著, 積善在身, 猶長日加益而人不知也 ; 積惡在身, 猶火銷膏而人不見也.]”라고 하였다.
  • 미골[靡骨]  뼈를 깎음.

【譯文】  順不足喜,  逆不足憂.
處在逆境中,  周身都是針砭藥石的苦口良藥,  不知不黨中磨礪你的操守和品行  ;  處在順境中,  眼前盡是兵刃戈矛的戰爭兵器,  不知不覺中銷靡你的靈魂和軀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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