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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귀를 부러워 말고, 굶주림을 근심치 마라[勿羨貴顯물선귀현 勿慮饑餓물려기아] <채근담>


사람들은

명예와 지위를 즐거움으로 알지만

명예 없고 지위 없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

가장 참되다는 것은 모른다.

사람들은

굶주리고 추운 것을 근심으로 알지만

굶주리지 않고 춥지 않은 데서 오는 근심이

더욱 심하다는 것은 모른다.


人知名位爲樂,  不知無名無位之樂爲最眞.
인지명위위락,  부지무명무위지락위최진.
人知饑寒爲憂,  不知不饑不寒之憂爲更甚.
인지기한위우,  부지불기불한지우위갱심.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명위[名位]  명예와 지위. 관직과 품위. 명성과 지위. 관명과 관위. 명칭과 지위. 관등(官等). 관리의 등급. 참고로, 두보(杜甫)의 서경이자가(徐卿二子歌)에 “그대는 못 보았나 서경의 두 아들 뛰어나게 잘난 것을, 길한 꿈에 감응하여 연이어 태어났다네. 공자와 석가가 친히 안아다 주었다니, 두 아이는 모두가 천상의 기린아일세. 큰아이는 아홉 살에 용모가 맑고 깨끗해, 정신은 가을 물 같고 골격은 옥과 같으며, 작은아이는 다섯 살에 소를 잡아먹을 기개라, 당에 가득한 손들이 다 머리 돌려 감탄하네. 나는 서공이 아무 걱정 없을 것을 아노니, 적선한 집엔 공후가 줄줄이 나오는 법일세. 장부가 이 두 아이만한 아이를 낳기만 한다면, 후일 명성과 지위가 어찌 하찮은 데에 그치랴.[君不見徐卿二子生絶奇, 感應吉夢相追隨. 孔子釋氏親抱送, 竝是天上麒麟兒. 大兒九齡色淸徹, 秋水爲神玉爲骨. 小兒五歲氣食牛, 滿堂賓客皆回頭. 吾知徐公百不憂, 積善袞袞生公侯. 丈夫生兒有如此二雛者, 異時名位豈肯卑微休.]”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최진[最眞]  가장 참됨. 가장 진실됨.
  • 기한[饑寒]  굶주림과 추위. 굶주리고 헐벗어 배고프고 추움.
  • 기한[飢寒]  배고픔과 추위. 의식(衣食)의 결핍(缺乏). 생활이 매우 가난하여 먹을 것이 부족해 배가 고프고, 잠잘 집과 입을 옷도 부족해서 추위를 막지 못할 정도로 어렵고 고달프다는 뜻이다.
  • 기한절신고 불가고염치[飢寒切身故 不暇顧廉恥] 굶주림과 추위가 몸에 절박하여 염치를 돌볼 겨를이 없음. 통감절요(通鑑節要) 당기(唐紀) 고조신요황제(高祖神堯皇帝)에 “백성들이 도둑이 되는 까닭은 부세(賦稅)와 요역(徭役)이 무거우며 관리들이 탐욕스러워 가렴주구(苛斂誅求)해서 굶주림과 추위가 몸에 절박하기 때문에 염치를 돌아볼 겨를이 없어서이다. 짐(朕)은 사치함을 제거하고 비용을 줄이며, 요역을 가볍게 하고 부세를 적게 거두며, 청렴한 관리를 선발하여 등용해서 백성들의 의식을 넉넉하게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저절로 도둑질하지 않을 것이니, 어찌 엄중한 법을 쓸 필요가 있겠는가.[民之所以爲盜者, 由賦繁役重, 官吏貪求, 飢寒切身, 故不暇顧廉恥耳. 朕當去奢省費, 輕徭薄賦, 選用廉吏, 使民衣食有餘, 則自不爲盜, 安用重法耶.]”라고 하였다.
  • 불기불한[不饑不寒]  굶주리지 않고 춥지 않음. 맹자(孟子)가 제 선왕(齊宣王)에게 정사(政事)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늙은이가 비단옷을 입고 고기를 먹으며 백성이 굶주리지 않고 춥지 않게 하고, 이렇게 하고서도 왕 노릇을 하지 못하는 자는 있지 않습니다.[老者衣帛食肉 黎民不飢不寒 然而不王者 未之有也]”라고 하였다. <孟子 梁惠王上>
  • 갱심[更甚]  더욱 심함.

【譯文】  勿羨貴顯,  勿慮饑餓.
人們知道名譽地位是人生一大樂事,  不知道沒有名譽沒有地位的樂趣最爲眞實  ;  人們知道饑餓寒冷是人生最大憂慮,  不知道沒有饑餓沒有寒冷的憂慮更爲嚴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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